손흥민. 연합뉴스
내로남불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열린 토트넘 핫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경기.
전반 33분 손흥민이 스콧 맥토미니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쓰러졌다. 심판 휘슬은 불리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계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에서 폴 포그바-에딘손 카바니로 이어지는 골이 터졌다.
하지만 VAR과 주심의 온필드리뷰까지 거쳐 맥토미니의 파울이 선언됐다. 맥토미니가 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쳤다는 판정이었다. 당연히 카바니의 골도 취소됐다.
손흥민이 쓰러진 것에 대해 논란이 발생했다. "파울이 맞다"는 쪽과 "손흥민의 액션이 과했다"는 쪽으로 갈렸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마이카 리차즈는 "당황스럽다. 이런 플레이는 축구가 아니다"라고 손흥민을 비난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만약 내 아들이 3분 동안 쓰러져있고, 10명의 동료가 일으켜 세우는 것을 도와야 한다면 나는 아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 강도를 높였다.
영국심판기구에서 "손흥민의 얼굴을 때린 맥토미니의 팔 동작이 비정상적인 움직임이었다"고 파울을 인정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손흥민의 SNS에 인종차별 발언까지 남겼다.
여전히 논란이 뜨거운 상황에서 손흥민을 비난한 리차즈와 솔샤르 감독의 저격수가 등장했다.
리차즈와 함께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던 네덤 오누하는 15일 BBC 라디오를 통해 "기억력이 짧을 테니 잘 들었으면 한다"면서 "내가 벤치에 있을 때 리차즈가 쓰러졌다. 그 과정에서 나는 5분 동안 몸을 풀었다. 그랬는데 리차즈는 5분 후에 일어났다. 그리 오래 전 일도 아니다"라고 리차즈를 저격했다.
리차즈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 비밀을 말하면 안 된다"고 말하자, 오누하는 "진실을 말하러 왔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 리차즈도 같은 행동을 했다. 그저 축구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솔샤르 감독의 2003년 플레이를 지적했다. 당시 솔샤르 감독은 아스널 숄 캠벨의 팔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고, 꽤 오래 누워있었다. 캠벨은 곧바로 퇴장을 당했고,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도 받았다.
솔샤르 감독은 경기 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솔샤르 감독은 그라나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당시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런 식으로 승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액션이 과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