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들고 있는 이것은 지난 2004년부터 청소년들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국가에서 발급하고 있는 '청소년증'입니다.
'청소년복지지원법' 제4조에 따라 만 9세에서 만 18세 청소년에게 발급되는 이 청소년증은 국가가 인정한 유일한 청소년 신분증입니다. 성인들의 주민등록증처럼 신분을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대중교통과 각종 문화·여가시설 등을 이용할 때 제시하면 청소년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청소년증을 사용하는 학교밖 청소년들은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올해 19살인 조성빈 군은 학교밖 청소년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홈스쿨링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얼마 전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과 함께 놀이시설을 찾았다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
친구들은 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았지만 조 군이 제시한 청소년증으로는 요금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조성빈군(학교밖 청소년): 청소년들은 꼭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청소년증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조 군의 사례처럼 학교밖 청소년 중 열의 일곱은 학생증이 없어 청소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혜택을 받지 못했거나, 비행 청소년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경험한 적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조성빈군(학교밖 청소년): 학교에 안 다닌다고 하면 보통 그렇게 생각하세요.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하냐? 혹은 집에서 공부는 하고 있니? 하고 싶은 건 있니? 라고 많이 물어보세요. 그러니까 학교를 안 다니면 꿈도 없고 미래도 없고 집에서 놀고만 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니까 저도 제가 학교에 안 다닌다는 사실을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껄끄럽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위축이 되는 경향이 있어요.]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한 것뿐이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편견을 감수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학교밖 청소년과 학생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청소년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주원 시흥시 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장 : 공공에서부터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이해나 인식이 잘 홍보돼야 될 것 같고 청소년증이라는 단일화된 증을 통해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학생증과 청소년증을 굳이 두 가지로 구분할 필요는 없거든요. 그냥 청소년증 하나로도 아이들이 충분히 당당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대회에 참여를 하건 체육시설을 이용하건 버스를 탔을 때 할인을 받는다든지 일상의 삶에서부터 걸림이 없도록 해주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 인구 중 학교밖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인구절벽 현상으로 청소년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에 반해 학업밖 청소년은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 거주 10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 중 32만여 명이 학교 밖 청소년이다. 셔틀콕 유튜브 캡처
특히 경기도의 경우 도내 청소년 148만여 명 중 32만여 명이 학생증을 발급받을 수 없는 학교밖 청소년으로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경기도 거주 10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 148만 9384명 중 21.6%인 32만 2623명)
경기도의회는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과 더불어 청소년증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회 이진연 의원(부천7) : 사실 법에 근거해서 청소년증이 발행되고 있는데요. 청소년증이라고 하면 제도권 안에 있는 학생들과 제도권 밖에 있는 대안학교나 비인가 학교를 포함한 교육기관, 그리고 학교를 벗어나 개별로 공부를 하고 있거나 사정상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 모든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청소년증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교육청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모든 청소년들에게 처음부터 발급을 해야 한다고 보는 거죠. 그렇다면 차별을 받을 이유도 없고 차별 대상도 될 수가 없는 거죠. 경기도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법에 근거해 교육부에 촉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일들은 그렇게 진행하고 청소년증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구체화시켜서 경기도의 청소년들에게 청소년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방법과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홍보해 최대한 도움을 줄 수 방법을 찾는 게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아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