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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데 식판 빼앗아…제주 어린이집 정서적 학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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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먹는데 식판 빼앗아…제주 어린이집 정서적 학대도

    경찰, 정서적 학대 정황 포착해 수사 중…신체적 학대 100여 건 확인

    그래픽=안나경 기자

     

    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5명이 1세~3세에 불과한 원생 13명을 신체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확인된 가운데 경찰이 정서적 학대 정황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의 혐의로 교사 5명(20대 4명‧30대 1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제주시의 한 어린이집 보육실 등지에서 1세반에서 3세반에 다니는 원생 13명을 폭행하는 등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아동 13명 중에는 원장의 친손녀와 외손녀뿐만 아니라 청각장애 아동도 포함됐다. 경찰이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15개의 영상을 분석해보니 신체적 학대만 100여 건에 달한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 정황도 포착했다.

    교사들이 원생에게 벽을 보고 있으라고 하거나, 다른 원생을 혼내는 것을 지켜보게 하고, 또 밥을 먹고 있는 원생의 식판을 빼앗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이 CCTV 영상에 담긴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체적 학대에 대해서는 영상 분석을 어느 정도 마쳤다. 정서적 학대 정황도 확인돼 영상 재분석, 법리 검토 등을 하고 있다. 향후 추가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체적 학대만으로도 보육교사 12명 중 5명이 입건된 가운데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피해아동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어 학대를 둘러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경찰청. 고상현 기자

     

    앞서 지난달 15일 2세에 불과했던 피해 아동이 누가 잡아당긴 듯 양 귀에 피멍이 든 채로 집에 돌아왔고, 다음날(16일) 학대를 의심한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난달 2월 15일까지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교사들이 1세부터 3세 사이의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영상 속 교사들은 수시로 원생들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뒤통수를 쳤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 피해 아동의 학부모가 확인한 CCTV 영상에는 해당 아동이 투명 문을 통해 다른 반을 들여다보자, 교사가 갑자기 문을 열어 이 아동의 배를 수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아동이 간식을 먹지 않자 교사가 발로 엉덩이를 툭툭 치는가 하면 주먹으로 머리를 때린다. 또 이 아동이 바닥에 쓰러지자 한 손을 붙잡고 질질 끌고 다녔다.

    학대 사실이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로 알려지며 공분이 일자, 어린이집 측은 지난 6일 사과문을 통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대해 큰 충격을 드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은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 평가에서 최고점인 A등급을 받았다. 보육과정 및 상호작용, 보육환경 및 운영관리 등 모든 평가 영역에서 '우수' 등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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