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EN:터뷰]'인소' 벗어난 이청아 '만능캐'로의 모험기



연예 일반

    [EN:터뷰]'인소' 벗어난 이청아 '만능캐'로의 모험기

    '늑대의 유혹'으로 스타덤 올랐지만 '로코' 이미지 고착화
    다채로운 캐릭터로 잠재력 폭발…'VIP'→'낮과 밤' 라인업 완성
    "남궁민 연기 보면서 숨 못 쉬어…연기 열정 강화시켜준 멋진 작품"
    "주체적이고 개성 있는 여성 캐릭터, 나도 '워너비' 만나서 행복"
    "24살에 배우 그만두려 했지만…연기 말고 좋아할 것 없었다"

    배우 이청아. 킹스랜드 제공

     

    이청아의 등장은 화려했다.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거쳐 2004년 화제의 인터넷 소설 원작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얼굴을 알렸다. 풋풋한 연기와 독특한 분위기는 그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놨다.

    흥행작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이후 이청아는 '늑대의 유혹'과 유사한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으로 활약했지만 기대만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그는 거기에서 자신을 한계 짓고 멈추지 않았다.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청아는 다채로운 캐릭터로 재조명 받았다. 역할의 크기는 상관없었다. 뱀파이어, 직장인, 전 여자친구, 막내 순경 등 자신의 자리를 찾아 작품을 누볐다. 차곡차곡 적립한 잠재력은 2019년 SBS 월화드라마 'VIP'에서 터졌다.

    매사 당당한 VIP 전담팀 과장 이현아 역은 '직진 캐릭터' 그 자체였다. 사이다를 선사하는 이현아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오랜 시간 끝에 '늑대의 유혹' 이청아가 아닌 배우 이청아로 다시 한 번 출발선을 긋는 순간이었다.

    tvN '낮과 밤'은 그런 이청아가 한 발짝 더 들어간 작품이다. 이청아는 FBI 출신 범죄 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역을 맡아 유창한 영어 대사부터 군더더기 없는 액션 연기까지 '만능 캐릭터'를 경신했다. 단순 시청률을 떠나 모든 작품은 배우들에게 각기 다른 결과를 남긴다. '낮과 밤'은 이청아에게 연기에 대한 새로운 갈증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테면 이청아는 좋든, 나쁘든 외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다. 다른 배우들의 장점까지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배운다. 긴 촬영 기간 동안 느낀 바가 있다면 이를 체화하기 위해 바로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강한 척'이 아니라 진짜 '강한' 이청아의 내면이 이현아와 제이미 레이튼을 만들었다. 그는 언제나 꾸준한 노력의 결과물을 작품을 통해 증명해왔다.

    다음은 코로나19에 서면으로 진행된 이청아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배우 이청아. tvN 제공

     

    ▷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8개월 간의 촬영을 마쳤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현장에서 남궁민 선배가 우리 배우들은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저도 그 말에 공감했다. 촬영장은 우리 드라마 내용과는 다르게 화기애애하고 온기가 넘쳤다. 하지만 슛 들어가면 늘 긴장감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 스펙터클한 연출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 꼽는다면

    - 16부에 등장한 비밀 연구소 장면을 찍던 날이 가장 기억이 난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도정우(남궁민 분)에게서 괴물의 인격이 튀어나오는 장면을 먼저 촬영했다. 제일 중요한 장면 중 하나였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남궁민 선배가 연기하실 때, 그 연기를 가까이 보고 싶어서 몰래 카메라 감독님 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숨어서 지켜봤는데, 약 3분가량 이어지는 굉장히 긴 롱테이크였다. 그 연기를 보면서 제가 같이 숨을 못 쉬겠더라, 괴로워서. 감독님의 '컷' 소리가 나고 나서야 저도 겨우 숨이 쉬어지는데 그 때 어떤 생각이 지나갔다. '아, 이 장면에서 내가 할 일이 이거구나'.

    이후 제 촬영 순서가 돼서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도정우에 링크돼 함께 고통을 느끼면서 그 참사의 날로 돌아가는 제이미를. 대본과는 조금 다르게 연기한 부분이었는데 행복했다. 제 준비와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들 중, 더 멋진 것이 발견될 때가 있는데 그 날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배우 이청아와 남궁민. tvN 제공

     

    ▷ 함께 출연하는 배우의 연기를 주의깊게 볼 정도로 연기적으로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낮과 밤'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 매 작품을 마칠 때마다 내가 배운 것과 아쉬웠던 것을 정리하곤 한다. '낮과 밤'을 마치고는 작품과 상관없이 연기 트레이닝을 더 강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수업을 시작했다. 작품은 마쳤지만 쉬기보다는 이 작품을 하며 느꼈던 것들을 빨리 체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아쉬웠던 것은 '내가 이 캐릭터의 매력을 끝까지 잘 유지했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때로는 장르의 분위기나 사건의 심각성에 잠식되기도 했던 것 같았다. '대중을 좀 더 이해하며 연기했어야 했는데'라는 반성도 있었다. '낮과 밤'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더 강화시켜준 멋진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 가장 많이 함께 연기한 배우 남궁민, 김설현과는 어떻게 호흡을 맞췄는지 궁금하다. 남궁민을 보면서는 상당히 본인 연기에도 많은 자극을 받은 것 같은데

    - 두 배우 모두 드라마에서 처음 뵈었다. 남궁민 선배님 같은 경우는 저와 인연이 있는 감독님께서 두 사람의 집요한 부분이나 디테일한 면이 닮았으니 작품하면서 많이 배우고 물어보라고 얘기해주셨다. 처음 리딩 때 정말로 선배님과 대사를 하는데 재밌더라. 리딩할 때부터 재밌기가 쉽지 않은데도. 작품 내내 정말 많이 여쭤보고 괴롭혀드렸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서는 농담처럼 다음 작품도 어렵거나 고민되는 때엔 꼭 물어보라고 하셨다. 시간되면 정말 봐주신다고.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김설현 배우는 함께 하면서 성실하고 자세가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서 늘 배우려고 하고, '못한다, 싫다'라고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에 처음 만나서 함께 연기해 봤는데 실제 성격은 굉장히 소녀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런 모습의 연기는 본적이 없는 것 같아서 의외였다. 웃는게 참 예쁜 배우라, 나중에 밝고 유쾌한 작품도 궁금해진다.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 주체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여성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다. 특별히 이런 캐릭터들에 끌리는 이유가 있을까

    - 주체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여성이 아름답다. 그런 캐릭터들을 만나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대리 만족일 수도 있고 배역으로 '워너비'를 만나는 행복도 있는 것 같다.

    배우 이청아. 킹스랜드 제공

     

    ▷ 화제작이었던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얼굴을 알리고, 이후 지금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기까지 나름의 노력이 있었을 듯하다. 한 번씩 모든 배우들에게는 고비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듣고 싶다

    - 24살 즈음에 스스로 배우 재목이 아닌 것 같아서 엄마에게 배우를 그만두고 외국에 나가서 다른 공부를 해 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솔직히 그 당시 어학연수가 너무 가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가 '이제 동생도 곧 대학가야 하니까 3년만 더 벌어라'고 하셔서 바로 포기했다. 웃기지 않나. 엄청 단순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방황하려고 했다. 몇달 뒤 엄청난 선배님들이 나오시는 작품에 캐스팅이 됐다. 그랬더니 너무 신이 나는 거다. 제가 배우라서 너무 좋아 죽겠고, 그 선배님들 연기를 현장에서 볼 수 있어 며칠을 들떠있었다. 엄마는 아셨던 것 같다. 제가 연기 말고는 이렇게 좋아할 것이 없다는 걸.

    ▷ 이번에는 상당히 강렬한 캐릭터였지만 다음에는 또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 궁금하다. 앞으로 활동 계획도 세웠을 것 같은데

    - 이번 드라마에서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어서인지, 다음 작품에서는 평범한 사람으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의 삶에나 있는 일상적인 사건과 감정들로 흘러가는 이야기. 요즘 집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 와 '네 멋대로 해라'를 다시 보고 있다.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다. 그런 톤을 가진 이야기들에서 한번 호흡해 보고 싶다.

    가장 가까운 계획은 회사와 짧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중에게 작품 이외 노출이 많지 않아서 권하시는 것 같다. 이제 SNS도 자주 하는데 그래도 좀 거리가 있는 느낌인가 보다. 이전에 그래도 예능 프로그램에 몇 번 출연은 해봤는데 느낌이 극과 극이었다. 너무 편안하고 좋았던 때도 있고 너무 불편하고 실망스러웠던 적도 있고…. 이번에 하게 된다면 좀 편안하게 해보고 싶다. 설정이 가미된 것이 아닌 일상에 가까운 모습으로. 가족들이나 비연예인 친구들도 좀 놀러 와 준다면 좋겠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