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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83만호 공급, 물량은 많지만…주민 동의 갈등의 불씨 남아



경제 일반

    주택 83만호 공급, 물량은 많지만…주민 동의 갈등의 불씨 남아

    '급한 불' 주택 공급 요구…서울 32만 호, 전국 83만 6천 호 계획 발표
    전문가들 "공급량은 많지만…동의율-수용 방식 논란에 거래 불확실성 문제"

    지난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공공 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 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 계획 물량은 서울에서만 32만 호, 전국이 83만 6천 호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에 대해 "물량 자체는 굉장히 많다"면서도 "동의율 등 문턱이 낮은 가운데 수용이 이뤄지는 방식과, 개발 가능 지역에서의 거래를 위축시킨다는 점이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목표 물량은 많은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공급 쇼크 수준'으로까지 일컬은 이번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2018년 수도권 3기신도시 30만 호 공급 대책을 발표한 이후 최대"라며 "강력한 공급시그널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전·월세, 매매시장의 불안감을 낮춰 집값 안정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준공업지, 저층주거지 등 도시 내 가용 토지를 확보해 개발에 나서는 공급 총력전"이라며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면 무주택자의 심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

     

    ◇거래에 '현금 청산' 위험?…갈등의 불씨

    하지만 갈등이나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는 점은 우려를 사고 있다. 거래가 '수용'과 '현금청산'으로 이어지는 등 소유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공공이 (예정)지구지정 후 1년 이내 토지주 2/3(면적 기준 1/2) 이상 동의를 받아 시행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구역에서 대책 발표일 이후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아파트나 상가에 대한 우선공급권 없이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것이다.

    LH와 SH 등 공기업이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직접 시행하고 분양하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에서 대책 발표일 이후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는 등 정비구역 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현금 청산이나 수용권 발동을 위한 동의 요건 자체가 선진국 대부분이 90%대이고, 우리나라 일반 민간 정비사업에서도 2/3대까지 내려가진 않는다"며 "원주민을 보호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원칙인데 재산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현행 민간 재개발‧재건축에서는 조합 설립 단계에서 받아야 하는 주민 등의 동의율이 3/4이며 이후로도 최종 결정까지 가다보면 80%까지도 오른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도시개발법이나 민간임대특별법에서도 도심 내 공급촉진지구는 동의율이 1/2만 달성돼도 민간사업자에게 수용권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계획은 공공사업자가 개발이익을 공익에 활용하는 사업에 2/3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며, 기존 재개발‧재건축에 선택지를 추가하는 개념"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하지만 방침이 한편으로는 해당 부지의 거래 자체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주변으로 풍선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층주거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꺾이고 거래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팔고 나가려던 사람들은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고, 오히려 인근 아파트 등으로 수요가 넘어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풍선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 과열' 우려에도…'장기 안정' 위한 목표로

    개발 '호재'에 따른 단기적 과열은 또 다른 과제다. 함 랩장은 "규제 완화로 사업 속도와 수익성이 개선되면 사업지에선 이를 호재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안정에 대한 공급확대 효과는 단기보다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 역시 "대규모 도심 개발에 따른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고 단기적 불안을 어떻게 진정시키느냐가 주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 역시 '장기적 안정'을 목표로 밝힌 상황이다. 정부는 "충분한 주택 물량이 저렴한 가격에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된다면 과열된 현재의 매수세가 완화하고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발사업이 동시 추진되면서 기존 주택이 사라지고 이주 수요가 전세난으로 이어질 우려에 대해서는 "사업 초기엔 사업지별 이주시기를 조정하고, 인근 매입임대와 수도권 택지 등을 활용해 '순환정비'를 하면서 공공임대‧공공자가주택을 늘리겠다"며 "제도 정착기에도 이를 임시 거주지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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