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2020-2021시즌 정규리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홈 경기에서 118대91로 크게 이겼다. 하지만 승자의 매너를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경기가 끝난 뒤 디트로이트의 베테랑 로드니 맥그루더는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골든스테이트 선수단을 향해 걸어갔다. 무언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그는 상대팀 소속 후안 토스카노-앤더슨과 가볍게 말을 주고 받았다.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았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리어스의 벤치 멤버 토스카노-앤더슨이 경기 도중 디트로이트의 슈터 웨인 엘링턴에게 어떤 말을 건넸다. 엘링턴은 불쾌함을 느꼈고 팀 동료인 맥그루더가 이를 따지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다소 거칠게 반응했다.
특별 해설위원으로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던 골든스테이트의 올스타 가드 클레이 탐슨은 "맥그루더는 곧 리그에서 사라질 선수다. 그 부분이 많이 신경쓰였나 보다. 그래서 마치 자신이 좋은 동료인 것처럼 보여주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계방송 캐스터가 깜짝 놀랐을 정도로 수위가 높은 발언이었다.
평소 입담이 거칠기로 유명한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당시 라커룸에 있었기 때문에 상황을 모른다"면서도 "맥그루더가 언제부터 그 팀의 터프가이였나. 리그에 센 척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 중 한명인 엘링턴도 목소리를 냈다.
엘링턴은 "맥그루더의 경력을 그렇게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전혀 프로답지 않은 행동이다. 나는 마이애미 히트 시절부터 그를 알고 지냈다.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할 선수가 아니"라며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비판했다.
엘링턴은 "맥그루더는 결코 센 척 하는 선수가 아니다. 솔직히 모든 건 토스카노-앤더슨 때문에 시작됐다. 그는 내게 어떤 말을 했고 나는 웃어 넘겼다. 그런데 나와 형제와도 같은 맥그루더가 나서 남자답게 그와 눈을 마주 보고 대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그린은 마이크 앞에서만 거친 말들을 쏟아내는 선수다. 솔직히 가짜 터프가이는 바로 그린"이라고 덧붙였다.
엘링턴의 발언은 농구 팬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한편,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루클린 네츠의 간판 스타 케빈 듀란트가 엘링턴의 인터뷰를 소개한 SNS 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에서 뛴 경력이 있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