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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아이도 어른도 유쾌 통쾌 히어로물 '스트레스 제로'



영화

    [노컷 리뷰]아이도 어른도 유쾌 통쾌 히어로물 '스트레스 제로'

    애니메이션 '스트레스 제로'(감독 이대희)

    애니메이션 '스트레스 제로'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스트레스로 인해 화병에 걸린 것 같은, 혹은 걸릴 것 같은 직장인들. 그리고 영웅을 꿈꾸거나 영웅의 활약에 환호할 아이들.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통쾌하고 유쾌한 애니메이션, 바로 '스트레스 제로'다.

    '파닥파닥'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이대희 감독이 아이들을 놀래킨 전작보다 '순한 맛'으로 돌아왔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즐겁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와 화면으로 말이다.

    어느 날 도심 곳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불괴물이 나타나며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진다. 불괴물을 만든 원인은 바로 만병의 근원이자 한 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스트레스'다.

    출퇴근길 만원 버스와 지하철에 갇힌 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사람들, 직장 상사의 가시 박힌 말과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스트레스는 제2의 영혼마냥 몸 안을 차지하는 존재다.

    애니메이션 '스트레스 제로'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주체할 수 없는 스트레스는 사람은 물론 동물까지 크고 작은 불괴물로 만든다. 불괴물이 나타나 도심을 파괴하며 사람들을 위협에 몰아넣자 어디선가 이들을 막을 삼인조가 등장한다.

    불괴물 탓에 직장을 잃고 백수 위기에 놓였던 짱돌과 그의 친구 고박사, 타조는 백수 탈출과 자영업 성공 신화를 꿈꾸며 '스트레스 제로' 음료를 개발해 판매하려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제로가 불괴물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한 후, 이들은 히어로가 되어 불괴물을 무찌르러 나선다.

    영화는 평범한 인물이 세상을 구하게 된다는 히어로물의 기본 줄기에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를 소재로 삼아 현실 밀착형 영웅을 만들어낸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가장 짱돌은 현실로 인해 잊고 살던 어릴 적 꿈을 되찾을 뿐 아니라 아이들만의 슈퍼맨이자 자랑스러운 영웅으로 거듭난다.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그의 가장 큰 무기다. 세상을 지키는 힘은 0.01% 소수가 아닌 누군가를 보호하고자 하는 보통 사람들임을, 평범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 힘은 거대한 자본이나 뛰어난 재능이 아닌 '마음'임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스트레스 제로'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이지만 현실을 묘사하는 디테일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여겨질 정도다.

    짱돌이 직장을 잃고 구직 활동을 하러 다니면서 겪는, 성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회사의 모습 등 기업의 이면과 직장 생활의 애환,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구체적으로 녹아 있다. 한마디로 직장인 스트레스의 근원, 현실의 직장인을 불괴물로 만드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는 의미다.

    이윤만을 추구하며 소비자들 안전을 위협하는 최종 빌런인 S그룹 천회장의 모습이라든지, 국가의 안전을 위해 움직여야 할 군 수뇌부가 자기 명예를 위해 시민의 안전을 뒷전에 둔 선택을 하는 모습 등에서는 현실을 향한 적나라한 풍자와 비판적 시선마저 읽힌다.

    그렇게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준 현실에 대한 리얼리티와 풍자, 비판적 시선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제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스트레스 제로'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디테일과 시선만이 아니라 액션 히어로물이 가진 장르적인 재미도 충족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 액션이나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있는 카메라 워크를 닮은 장면들과 액션 시퀀스 등은 국내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게 한다. 또한 '고스트버스터즈'와 '괴물'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반가운 장면들도 만날 수 있다.

    액션 장르뿐 아니라 스릴러, 크리처 등 여러 장르를 오갈 때는 소재나 배경의 디테일에서 느꼈듯이 아이들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전체 관람가에 맞춰 완급 조절을 하며 수위를 맞췄다. 그렇게 작품은 어른을 향한 위로와 응원을 던지고, 아이들의 꿈과 환상을 채운다.

    아빠는 일을 하고 엄마는 집안일을 한다는 다소 전형적인 가족 구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워터 건, 호버 보드, 바이크 등 히어로들을 위한 다양한 무기와 장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자인 홍진이를 여성으로 설정해 아쉬움을 달랜다.

    전작 '파닥파닥'을 기억하는 영화 팬들에게는 이번 작품에서 이대희 감독이 어떤 다른 모습을 보였는지, 그리고 어떤 점을 계승했는지 등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94분 상영, 2월 3일 개봉,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 '스트레스 제로' 포스터. 트리플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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