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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병원에 울린 "불이야"…발빠른 대피·구조에 큰 피해 막았다



경남

    한밤중 병원에 울린 "불이야"…발빠른 대피·구조에 큰 피해 막았다

    남해병원 환자·의료진 빠른 대피·신고·진화 인명피해 최소화
    전문가 "거동 불편한 중환자 빨리 대피시킨 훈련"

    경남소방본부 제공

     

    한밤중 불이 난 남해병원은 의료진의 신속한 화재 감지와 환자 대피, 소방당국의 빠른 진화가 어우러져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새벽 1시 53분과 57분 병원 비상벨이 잇따라 울렸다. 두 번째 비상벨이 울린 뒤 지하에서 시꺼먼 연기가 올라오자 병원 관계자는 즉시 소방당국에 화재 신고를 한 뒤 대피에 나섰다.

    "불이야" 사람들의 고함과 날카로운 비상벨 소리에 잠을 깬 환자들. 긴박했던 순간, 지하 1층에서 난 불은 배관과 계단 등을 타고 서서히 퍼지고 있었다.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의료진과 직원의 도움으로 환자들은 옥상인 4층으로 대피했고, 일부는 1층을 통해 탈출했다.

    남해병원 3층. 경남소방본부 제공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해소방서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모두를 병원으로 보냈다. 5분 사이에 대원들은 속속 도착했다.

    소방대원들은 훈련대로 화재진화와 인명구조로 팀을 2개로 나눴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초기에 불을 끄고, 빨리 불을 끄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사람들도 빨리 탈출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화재진화팀은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불을 끄기 시작했다. 그사이 인명구조팀은 1층에 사람이 있는지 수색하며 연기를 빼기 위해 손도끼 등으로 창문을 다 깨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3년 전 밀양 세종병원에서 연기로 질식해 숨진 환자가 대량 발생했던 만큼 연기를 빼내는 데 중점을 뒀다.

    남해소방서 강철민 지휘팀장은 "연기가 올라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오기 힘들었다"며 "대원들이 창문을 깨고 연기를 빼내면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소방대원들이 업고 1층으로 탈출시키거나 옥상으로 데리고 갔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옥상에 대피한 환자들은 구조차 사다리로, 3층에 있는 환자들은 이동사다리를 통해 대피했다.

    남해병원 지하1층. 경남소방본부 제공.

     

    일부 연기를 흡입한 환자들은 응급차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천과 하동 등의 소방서에서는 중증 환자나 연기 흡입자를 이송하고자 응급차를 미리 대기해 놨다.

    이런 조처로 병원에 있던 환자 89명과 의료진·직원 16명 등 105명 중 크게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연기를 흡입한 13~15명도 중상자는 아닌 것으로 분류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불은 4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6시 16분 완전히 꺼졌다.

    전문가는 3년 전인 2018년 화재가 발생해 47명이 숨지고 112명이 다친 밀양 세종병원과 비교하며 남해병원의 신속한 대처와 훈련 등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분석했다.

    창신대 남기훈 소방방재공학과 교수는 "밀양 화재와 비교하면 명확하다"며 "중환자들을 빨리 대피시킨 간호사나 직원 등 병원이 기존에 화재 훈련을 잘 시켰던 것 같다. 일찍 감지하고 초기 진화도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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