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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그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래시 컴 홈'



영화

    [노컷 리뷰]그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래시 컴 홈'

    외화 '래시 컴 홈'(감독 올더디센 하노)

    외화 '래시 컴 홈' 스틸컷. 찬란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사랑과 우정은 같은 언어를 쓰는 존재들 사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도, 정의되는 것도 아니다. 함께하는 존재의 소중함을 알 때, 말이 아닌 마음으로 생겨나고 전해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래시와 그의 친구 플로가 '래시 컴 홈'을 통해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열두 살 소년 플로와 친구이자 가족인 반려견 래시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다. 그러나 플로의 아버지가 실직해 작은 집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래시는 잠시 플로 곁을 떠나 다른 사람 저택에 맡겨진다.

    새로운 환경에는 플로처럼 래시를 아껴주는 작은 친구가 없다. 심지어 저택의 직원은 래시를 겁박하는가 하면, 돈에 눈이 멀어 래시를 팔아넘기려 한다. 결국 래시는 플로를 찾기 위해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여정을 떠난다. 래시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플로 역시 래시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선다.

    어릴 적 TV 시리즈 '돌아온 래시'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래시 컴 홈'은 더욱더 반가운 영화일 것이다. 영화는 전 세계 24개 언어로 출간된 에릭 나이트의 베스트셀러 '돌아온 래시'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영국의 소설 작가 에릭 나이트는 자신의 실제 반려견이었던 영리한 콜리 '투츠'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반려견과 소년의 멋진 모험과 우정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로 재탄생한 래시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할 정도로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명견으로 많은 이의 기억에 남아 있다.

    외화 '래시 컴 홈' 스틸컷. 찬란 제공

     

    래시는 플로를 위해 말 그대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넌다. 반려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래시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프로도나 '호빗' 빌보만큼이나 험난하고 자기 한계를 시험받는다.

    여차여차 몰래 배에 숨어들어 바다는 건넜지만, 플로에게 가기까지는 여전히 멀고 먼 길이다. 그러나 래시는 플로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홀로 거친 숲길과 배고픔, 갖은 위협에 맞서 나간다.

    래시는 플로를 찾아가는 와중에도 어려움에 처한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다. 숲 한가운데, 구덩이에 빠져 있는 어린 동물 친구를 발견한 래시 앞에 늑대가 나타나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래시의 성정은 소중한 친구 플로를 통해 더욱 강하게 발현되고, 그를 향한 우정은 자신의 한계까지 뛰어넘게 만든다.

    물을 무서워하던 래시는 플로가 물에 빠지는 위험에 처하자 지체 없이 뛰어들어 플로를 구하고자 한다. 사람조차 목숨을 건 선택 앞에서 나약해지기 마련인데, 래시는 망설이지도 물러서지도 않는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걷고 또 걸어 플로 품에 안긴다.

    외화 '래시 컴 홈' 스틸컷. 찬란 제공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한 래시처럼 플로 역시 래시를 찾는 여정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이 아닌 동물 친구임에도 누구보다 진심으로 래시를 찾고자 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래시와 플로 주변 인물들 역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함께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며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이야기는 크게 모나지 않는다. 동물과 어린 소년이 주인공인 만큼 따뜻하고 착하다. 래시를 팔아넘기려고 하는 악당 외에는 모두가 래시를 응원하고 기다린다. 예측 가능한 착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래시의 모험을 간절히 응원하고 또 응원하게 되는 것은 래시라는 존재가 가진 힘 때문이다.

    인간처럼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관계를 만들고 이어나가지 않고, 상대의 말 하나에 마음 흔들리지 않는다. 플로를 향한 래시의 마음은 오롯이 곧게 뻗어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고, 단순한 말마저 꼬아서 생각하는 인간에게는 놀라울 정도다.

    그러한 것을 반짝이는 눈빛과 쫑긋거리는 귀, 살랑이는 꼬리 등 온몸으로 표출하기에 래시를 보는 인간들 역시 온 마음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래시의 여정에 몰입하고, 래시와 플로가 만나는 순간에 벅찬 감동마저 느끼게 된다.

    밴딧과 베일리, 버디까지 총 세 친구가 래시를 연기하기 위해 훈련받았다. 이 중 사람들에게 관심받는 것을 가장 즐기는 두 살 밴딧이 메인 배우가 되어 장면의 90%를 소화했다. 나머지 장면은 네 살 베일리와 다섯 살 버디가 나눠 촬영했다. 영화를 보면 매우 뛰어난 연기를 보인 세 친구의 모습에 홀릴 수밖에 없으리라.

    96분 상영, 1월 7일 개봉, 전체 관람가.
    외화 '래시 컴 홈' 포스터. 찬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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