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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이유'라면 쉽게 풀릴 수도…외교차관 이란 방문이 분수령



국방/외교

    '기술적 이유'라면 쉽게 풀릴 수도…외교차관 이란 방문이 분수령

    이란 "해양오염 여러 건 접수, 기술적 사안"…"한국 내 동결자금과 상관없다"
    이란에 백신 제공 위해 美 특별승인…굳이 한국 자극할 이유 없다는 관측
    미국 겨냥한 강경파 메시지 가능성은 배제 못해…협상 추이로 진의 파악 가능
    다른 배경 없다면 쉽게 해결 가능…10일 최종건 차관 방문 결과에 주목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유조선 이란 억류 관련 취재진의 질문를 듣고 있다. 이한형 기자

     

    외교부는 이란의 우리 선박 억류 사건과 관련해 지난 5일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하는 등 이란 측과 접촉하며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다.

    외교부는 일단 우리 국민 5명을 포함한 선원 20명 전원이 안전하고 건강에도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정부는 또 이란이 선박 억류에 대해 '기술적'(technical) 사안'이라 하고 외교적 해결에 공감함에 따라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잠정 판단하고 있다.

    이란 측은 해당 선박이 해양 오염으로 여러 건의 고소가 접수돼 법적 절차에 나선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 내 묶여있는 이란의 석유수출대금과의 관련성을 문의한 결과 "그건 절대 아니라는 1차적 대답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 모습. 오른쪽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타고 온 고속정이다. 사진은 나포 당시 CCTV 모습. 연합뉴스

     

    외교부는 특히 이란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 위한 동결자금 활용 방안에 대해 미국의 특별승인을 받은 사실도 처음 공개했다.

    한국 내 은행 2곳의 이란 측 원화계정(약 7조 6천억원)을 이용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백신 대금을 대신 치르는 방안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굳이 한국을 자극할 이유가 없는 셈이 된다.

    양국관계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면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한때 소원했던 관계도 회복하는 중이다.

    지난해 2월에는 우리 청해부대가 표류 중이던 이란 선박을 구조해 식량과 기름까지 제공하자 이란 정부가 사의를 표시한 일도 있었다. 만약 이란의 공식 입장과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다면 배은망덕이 아닐 수 없다.

    5일 오후 부산에 위치한 한국케미 선박 관리회사가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박 억류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점에서 다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선사 측은 해양 오염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이란 측이 아직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것도 다소 석연찮은 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을 겨냥한 이란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소행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인과관계가 약한 편이고 뚜렷하지도 않다.

    결국 이란 측 진의는 이르면 6일 현지에 도착할 정부 대표단의 협상 결과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기술적 사안' 외 다른 배경이 없다면 협상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10일 출발하는 최종건 외교 1차관의 이란 방문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이번 방문은 선박 억류 사건으로 연기나 취소될 것이란 일부 예상과 달리 예정대로 이뤄진다.

    뜻하지 않게 이번 사건이 최대 현안이 된 만큼 상당한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란 측과 이미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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