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北 김정은 집권 10년차 '새로운 전략노선' 어디로?



통일/북한

    北 김정은 집권 10년차 '새로운 전략노선' 어디로?

    8차 당 대회 개최 목적 "새로운 전략적 과업 결정"
    제재·코로나· 수해 3중고로 5월에서 1월로 당겨 개최
    당규약 경제 핵 병진노선 vs 경제건설총력집중 노선
    북한판 '전략적 인내' 정면돌파전 지속 여부 최대 관건
    "경제침체로 정면돌파전 조정 불가피" vs "더 강화"
    "정면돌파전 고수시 경제 핵 병진노선 역진 가능성"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 '김정은 사업' 성과 미비, 타개비전은?

    연합뉴스

     

    북한이 8차 당 대회를 개최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새로운 투쟁 단계의 전략적 과업을 토의·결정"하기 위해서이다.

    북한은 지난 8월 19일 8차 당 대회를 소집하는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사회주의강국 건설에로 향한 지나온 5년간의 사업에서 이룩된 경험과 교훈들을 분석총화하고 우리 혁명발전과 조성된 정세의 새로운 요구에 기초하여 올바른 투쟁노선과 전략 전술적 방침들을 제시할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수해 피해 돌발변수로 8차 당 대회 1월 초순 조기 개최

    지난해 10월 수해복구현장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여기서 '새롭게 조성된 정세'는 "혹독한 대내외 정세의 지속과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 즉 대북 제재의 장기화, 코로나19와 대외무역 중단, 거듭된 수해 피해 등을 의미한다.

    결국 이런 예상치 못한 변수들까지 반영한 국정운영의 새로운 총노선을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5월로 예상된 당 대회를 1월로 당긴 이유이다.

    이는 올해 집권 10년차를 맞는 김정은 위원장의 중장기적 비전 제시이기도 하다.

    북한이 5년 전 7차 당 대회(2016년 5월)에서 제시한 전략 노선은 '경제·핵 병진노선'이었다.

    김 위원장은 7차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병진노선은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선언했고, 이를 개정된 노동당 규약에 명기했다.

    ◇7차 당 대회 경제 핵 병진노선, 핵 무력 완성 뒤 종료 선언

    그런데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정부성명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의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하며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고, 이어 다음 해인 2018년 4월 20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를 채택했다.

    핵 무력 완성으로 병진노선이 승리했으니 이제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위한 이른바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새로운 전략노선으로 제시한 것이다.

    곡물 수확량을 농민들에게 더 돌아가도록 한 포전 담당제, 기업들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물질적 인센티브를 도입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등 김정은 시기에 도입된 각종 시장화 조치들은 모두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1월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은 아울러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실현하기 위한 대외정책 수단으로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제재완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사태로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그 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자력 부강', '자립 경제', '정면 돌파'로 경제 문제를 해결할 것임을 공표했다.

    경제건설 총력집중이라는 전략노선을 실현하기위한 하위 노선으로 이른바 '정면 돌파전'을 제시한 것이다.

    북한의 정면 돌파전은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등 전쟁 억제력 강화로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는 한편,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 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으로 굳건히 버텨나가는 것을 꾀한다는 점에서 북한판 '전략적 인내'로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새로운 전략노선을 제시한다는 8차 당 대회에서는 이 같은 기존 노선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가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 8차 당 대회에도 지속 관측

    북한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신의주방직공장을 방문해 경제현장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우선 북한이 이미 경제 핵 병진노선의 '승리', 즉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에 경제건설총력집중 노선은 8차 당 대회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당 대회에서 경제건설총력집중 노선에 대한 실천의지를 과연 어떻게, 어느 정도로 피력하느냐에 따라 대내외 각종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7차 당 대회 때 당 규약에 명기된 경제 핵 병진노선의 내용이 이번 당 대회의 당 규약 개정 과정에서 빠지느냐가 주목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미 경제 핵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했기 때문에 이번에 당규약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임수호 연구위원은 "경제 핵 병진노선이 당 규약에서 빠지고 대신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이 들어간다면, 대남 대미 등 대외 관계 개선에 중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판 '전략적 인내' 정면돌파노선 지속여부 최대 관심

    북한 단천시 대중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관건은 미국의 대북제재에 맞서 제시한 정면 돌파전의 지속 여부이다. 대북제재 이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침체, 태풍 등 수해 피해라는 변수가 지난해 추가됐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일기 책임연구위원과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북한 8차 당 대회의 전략노선 및 대남정책 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대북제재에 이어 코로나19와 수해라는 돌발변수는 자력갱생에 기반한 정면돌파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북한 경제의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8차 당 대회를 통해 정면돌파전을 대신하는 전략 전술적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연구위원은 "새로운 노선은 제재 완화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 북미 대화를 시도하고, 대남정책도 외부지원의 필요성 증가에 따라 유화정책으로의 변화가 예상 된다"며, 특히 "남북관계 타개 방식은 7차 당 대회와 유사하게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을 위한 군사회담 제안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통일부도 8차 당 대회 이후 북한의 대외정책에 대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전향적 입장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신 행정부를 의식한 온건 기조의 대외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남북대화 제의 등 대남 메시지 발신 여부, 남측 등 국제 사회와의 경제 분야 협력 의지 표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1월 원산갈마비행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9'를 참관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이 오히려 정면돌파전 기조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는 현실적인 분석도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지난 달 10일 공개한 '한반도 정세 2020년 평가 및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보다 '강화된 전략적 노선(정면 돌파 2.0)'과 실행 과제들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과 제재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일부 전술적 변화는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정면 돌파 노선과 전략의 틀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고,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고 우리 국내 정치 일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경우,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이 정면돌파전을 고수할 경우 과거에 종료를 선언한 경제 핵 병진 노선을 결과적으로 반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임수호 연구위원은 "군수투자를 늘리지 않더라도 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자원 제약 상황에서 전반적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군수투자의 상대적 비중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전략적으로', '장기적으로'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을 유지하겠지만, 심각한 자원제약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전술적으로', 혹은 '중단기적으로' 병진노선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집권 10년 리더십 위기 타개 비전은?

    연합뉴스

     

    북한은 현재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 피해라는 3중고 속에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을 내걸고 추진한 평양종합병원건설, 원산갈마관광지구 완공, 삼지연시 개발 등 북한판 국책사업들도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아무리 인민대중제일중심주의를 내세우며 코로나19 극복을 최대성과로 내세운다고 해도, 집권 10년 차를 맞는 시점에서 최고지도자의 능력과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할 현실타개 비전, 즉 새로운 전략 노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