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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송강이 '스위트홈'에서 마주한 욕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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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송강이 '스위트홈'에서 마주한 욕망들

    괴물과 사투 벌인 그린홈 주민을 만나다 ① 은둔형 외톨이 차현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차현수 역 배우 송강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차현수 역을 연기한 배우 송강. (사진=넷플릭스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차현수는 은둔형 외톨이(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장기간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나 그 상태)다. 세상으로부터 멀어졌고, 자신의 마음마저 등졌다. 유일한 활동에 가까운 건 컴퓨터 게임이다.

    현수는 휴대폰에 자신이 죽을 날을 저장해둔 채 그저 세상을 떠날 날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자신이 죽기 이전에 세상이 먼저 멸망했다. '욕망'은 인간을 괴물로 만들었고, 괴물은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어쩌다 보니 괴물에 맞서게 됐고, 어쩌다 보니 아이들을 살리게 됐다. 죽고자 하는 욕망 밖에 없던 현수의 내면에 다른 욕망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욕망은 현수를 괴물로 만들기 위해 유혹하고, 현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운다.

    안팎의 욕망과 괴물은 물론 인간들과도 사투를 벌이는 현수 역은 배우 송강이 맡았다. 그는 지난 2017년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데뷔한 이후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등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지난 22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송강은 그린홈에서 만난 욕망과 괴물, 그린홈 주민 등 차현수로 살며 보고 느낀 것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 은둔형 외톨이 차현수_죽고자 하는 욕망에서 살리고자 하는 욕망으로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극 중 송강은 인간인 차현수와 현수의 내면에 존재하며 그를 괴물로 만들려는 '욕망'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존재를 연기한다. 송강은 이를 '환영 현수'라 불렀다.

    환영 현수가 직접적으로 화면에 드러나며 현수와 환영 현수 사이 대립이 보일 때도 있지만, 보이지 않을 때도 끊임없이 내면의 욕망과 싸워야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모습을 시리즈 내내 표현해야 하는 게 중요했다.

    "심부름하고 철문 안으로 들어갈 때도 환영 현수가 나타나서 계속 현수의 마음을 바꾸려고 하듯 현수가 딜레마에 빠졌을 때 환영 현수가 계속 나타나요. 내면의 현수를 표현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 생각을 가장 많이 했어요. 그린홈 주민들의 얼굴을 하나씩 그려나가며 욕망으로부터 버텨나갔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은둔형 외톨이 현수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는 '괴물'이다. 사람과 담을 쌓고 살던 현수는 괴물들이 나타나면서 비로소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송강은 "현수는 그냥 삶의 의지가 하나도 없는, 죽고 싶은 욕망이 컸다. 그러나 아이들을 만나고 난 후 그린홈 주민을 만나면서 정의로움이 많이 쌓였고, 그래서 살고 싶다는 희망이 크게 작용한 거 같다"며 "그렇게 나중에는 살고 싶다, 이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욕망으로 바뀐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순간에 가족을 모두 잃고 스스로를 죽음에 내던지려 했던 현수가 누군가를 구하고자 마음먹게 된 이유에 관해 송강은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과거가 생각나서"라고 말했다.

    그는 "현수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 전에 리더십도 있고 활발한 아이였다. 그러다가 학교 폭력을 겪고 가족들에게까지 외면받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다"며 "그러한 자신과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 모습이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정의로운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차현수 역을 연기한 배우 송강. (사진=넷플릭스 제공)

     

    ◇ 욕망이 만든 괴물_욕망을 넘어 욕심이 되었을 때, 인간은 괴물이 된다

    한국형 크리처물을 선보인 '스위트홈'에는 다양한 크리처가 등장한다. 작품을 감상한 시청자들은 원작 속 괴물이 화면에 잘 구현됐다고 이야기한다. 원작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연근괴물, 근육괴물, 거미괴물, 눈알괴물, 육상선수 괴물 등도 등장한다.

    송강은 이 중 자신이 제일 처음 마주하는 식탐괴물이 가장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옆집 여자가 식탐괴물로 바뀌는 부분은 CG가 아니라 특수분장이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봤을 때도 너무 무서워서 공포에 떨면서 연기했다. 너무 무서워서 연기할 때 몰입이 잘 됐는데, 화면에서도 진짜 무섭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상상했을 때보다 화면에 훨씬 더 잘 구현된 괴물로 '거미괴물'을 꼽았다. 또한 인간이 아닌 괴물 중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로도 '거미괴물'을 지목했다. 그는 "괴물마다 매력도 저마다 달라서인지 욕심 같아서는 다 해보고 싶다"며 "요즘 몸의 표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 몸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거미괴물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송강은 만약 '스위트홈'에서처럼 어떠한 욕망이 발현돼 괴물로 변하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근육괴물'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요즘에 코로나19 때문에 헬스장도 못 가서 욕망이 커진 상태라 근육이 엄청나게 큰 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스위트홈'에서 흥미로운 지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처럼 욕망이 인간을 괴물로 만들고,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괴물의 외형으로 구체화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극 중 현수나 아이들을 구하고자 한 15층 주민 임명숙(이봉련)처럼 인간을 해치지 않는 괴물도 있다. 반면 그린홈에 쳐들어와 주민들을 마구잡이로 죽인 인간들처럼 인간성을 저버리고 괴물 같은 삶을 사는 인간도 있다. 겉모습보다 어떤 욕망을 지니고, 내면의 어떤 부분을 지켜가고 있는가가 '괴물'과 '인간'을 가르는 셈이다. 그 모습은 '스위트홈'을 통해 목격된다.

    "욕망이란 모두가 가지고 있는 큰 꿈이 아닐까요. 모든 사람이 가진 희망일 수도 있고, 나쁘게 보면 욕심일 수도 있어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표현인 거죠. 괴물은 욕심이 과했을 때 나타나는 표현인 거 같아요. 살고자 하는 욕망이 커져도 괴물로 변하니까요. 욕망을 자제하면 인간으로서 사는 거고, 평균치가 넘어가면 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차현수 역을 연기한 배우 송강. (사진=넷플릭스 제공)

     

    ◇ 배우 송강_희로애락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배우를 꿈꾸다

    '스위트홈'에는 송강을 비롯해 이진욱, 이시영, 이도현, 김남희,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김갑수, 김상호, 우현, 박성근, 김성철 등 젊은 배우들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연기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송강은 또래 배우들은 물론 대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도현 배우와 마주하는 신이 많았다. 평상시에 이야기를 많이 하는 친구였는데 어떤 날은 말이 되게 없었다. 나중에 인터뷰를 통해 캐릭터의 관계성 때문에 많이 친해지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렇게 캐릭터들의 관계성을 생각하는 게 멋있어 보였고,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TV에서 보던 선배 배우들과 함께한 경험 역시 송강이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만든 요인이다.

    그는 "TV에서 봐 온 선배들과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 긴장을 풀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대사를 할 때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호흡 측면에서 신경 써야 한다는 것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아직 배우로서 배울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시기다. 송강은 차곡차곡 경험과 배움을 쌓아 나가며 희로애락을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원래는 되게 인간다운,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에 느끼는 건 배우가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희로애락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틀에 갇히지 않고 어떤 감정이든 깊게, 자유롭게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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