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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19 이후 하이브리드 형태의 재택근무 활성화될 것"



경제정책

    한은 "코로나19 이후 하이브리드 형태의 재택근무 활성화될 것"

    재택·기존 사무실·원격 사무실 유연하게 활용
    사무실 근무시간 보다 성과중시 문화 자리잡아갈 것

    사무실을 벗어나 원하는 곳에서 근무 (이미지=연합뉴스)

     

    코로나19 국내외 확산에 따라 각국에서 이동제한 또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어지면서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4~5월 코로나가 대규모로 번질 때 전체 근로자의 절반 정도가 재택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사태 이후 IT부문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시행이 활성화됐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형태는 개인,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의 유인과 IT 기술혁신이 결합되면서 국내외에서 증가추세를 보였다.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원격근무는 유연근무제의 유형들로 근로자가 사업장이 아닌 주거지에 마련한 업무공간에서 정보통신기기 등을 활용하여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경우 유연근무를 활용하는 근로자 비중이 1999년 9.5%에서 2019년 54%로 상승했고 우리나라의 유연근무 활용 근로자 비중도 2015년 첫 조사 때 4.6%에서 2019년 10.8%로 상승했다.

    1980년대까지 팩스, 전화로 한정돼 취약했던 통신인프라가 2000년대 PC, 초고속인터넷망, 이메일, 스마트폰 보급을 넘어 화상회의시스템으로까지 급속히 발전한 것이 유연근무제 확산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국내외 확산이 재택근무 증가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중 재택근무 비중이 선택적 근무시간제, 시차출퇴근제 등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하락하다가 올 들어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13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쟁점과 평가’ 보고서에서 "코로나가 덮치자 개인은 건강을 이유로, 기업은 복원력과 유연성을 이유로 재택근무 유인이 각각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도 시민의 건강을 유지하고 보건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이동제한조치나 사회적 거리두기조치 강화에 나서면서 재택근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어도 소비에서 온라인쇼핑이, 기업활동에서 원격회의가 늘어나는 것처럼 재택근무도 일시 조정은 있더라도 추세적으로 늘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먼저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경영진과 직원의 재택근무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또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직원과 기업이 재택근무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이미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재택근무 확산과 관련해 상시 재택근무보다는 재택, 기존 사무실, 원격 사무실 등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재택근무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 과정에서 사무실 근무시간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점차 자리잡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업무범위를 점차 넓혀나가고 상시 재택근무보다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최적 재택근무 조합을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사진=pexels)

     

    ◇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향상여부, 일의적 결론내기 어려워”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재택근무 활성화로 생산성이 높아지는지, 직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지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

    또 재택근무로 인해 대도시 상업건물 수요가 줄어들고 교외 주택수요가 늘어날 것인지, 환경오염 감소 여부에 대한 평가도 실시했다.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부와 관련해 한은은 일의적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직원 입장에서는 통근시간 절약, 자율성 증대 등으로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생산성 향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이직률이 낮아져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퇴직률 하락은 기업의 고용 관련 비용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기업 입장에서는 거리제약 완화로 인한 우수인력 확보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직원 입장에서 볼 때 재택근무로 인해 구성원 간 유기적 의사소통이 줄고 신입직원 등이 지켜보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는 다는 점에서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경영진 입장에서는 관리·감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해 생산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창의성과 관련해서는 방해를 받지 않는 조용한 재택근무를 통해 창의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사무실에서 우연한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도 창의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재택근무 활성화가 직원 삶의 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은은 긍정과 부정 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전했다.

    통근시간 절감, 유연한 업무 환경 등은 직원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또 일과 가정 간 균형을 맞추려는 직원은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재택근무로 주거지와 근무지 간 경계가 모호해져 오히려 실제 노동시간이 증가하거나 육아 등 가사 부담이 증가해 삶의 질이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 주거비 싼 지역 이주 유인 높여 vs 교외이주 수요 증가 제한적

    해외의 한 부동산 서비스 업체는 코로나19 발생 전 10.9%였던 세계 사무실 공실률이 재택근무 확산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2022년 2분기 15.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근무 확산은 임대료가 비싼 대도시 지역에서의 사무실 필요면적을 줄여 상업건물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임대료 절감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기업입장에서는 집적경제 이점 및 직원 소속감 유지 등을 위해 대도시 내 상업용 건물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곳에서 근무 (사진=pexels)

     

    한은은 창의성 요구 정도, 비용 민감성 등 기업의 환경·특성에 따라 각 기업이 차별적으로 사무공간 면적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나의 관심은 재택근무가 부동산 가격에 미칠 영향이다. 먼저 재택근무 확산이 직주근접(職住近接) 필요성을 줄여줄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과 거주공간이 가까이 있지 않아도 되면 주거비가 보다 저렴한 지역으로의 이주유인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위성오피스 확산도 거주지 분산을 촉진시킬 수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직원들이 집에서 10~20분 거리 근처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도록 ‘거점 오피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직원들이 대도시에 거주하는 주된 요인이 직주근접성이 아닌 만큼 재택근무 확산으로 직원의 교외 이주 수요가 늘어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잡코리아가 서울 외 거주 직장인을 대상으로 ‘서울에 살고 싶은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 직주근접성이 다양한 편의시설, 자녀 교육보다 후순위에 위치했다.

    아울러 재택근무 확산은 직원의 이동을 줄여 석유, 전기 등의 수요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S&P에 따르면 통근 감소에 따라 일일 1~1.5백만 배럴의 원유 수요가 영구히 소멸(코로나19 이전 세계 원유 일일 사용량은 약 1억 배럴)된다.

    그러나 재택근무로 가정에서의 IT 기기 사용이 늘고 냉·난방 에너지의 사용 증가는 긍정적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약 64%의 재택근무자들이 업무장소에서 혼자 일함에 따라 가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는 사무실에서 절약되는 양의 약 73~85%만큼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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