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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소중한 것을 빼앗겼을 때…'몬테크리스토'



공연/전시

    [노컷 리뷰]소중한 것을 빼앗겼을 때…'몬테크리스토'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국내 초연 10주년 공연 개막
    사랑, 증오, 배신, 복수, 분노 등 희노애락 고스란히
    옥주현, 엄기준, 카이 등 스타 총출동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선물할게 끔찍한 지옥 / 너희들에게 / 어서 와 기다릴게 / 지옥의 문 앞에서 // 더 이상의 자비는 없어 / 막다른 곳에 / 공포와 두려움 뿐 / 용서는 바라지마(-극중 넘버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中)

    지난 17일 개막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국내 초연 10주년, 5번째 시즌을 맞아 더욱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주변인들의 음모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가 14년 만에 탈출해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이름을 바꾸고 복수하는 이야기다.

    몬테크리스토는 눈과 귀가 즐겁다. 막이 오르면 거대한 뱃머리와 새하얀 돛이 달린 선박이 관객 앞에 드러난다. 저택, 감옥, 보물 창고 등 3D와 조명을 활용해 구현한 무대 장치가 웅장함을 더하고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특히 단테스가 숟가락으로 땅굴을 파서 탈옥하는 장면, 단테스가 알버트(메르세데스의 아들)와 결투하는 장면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으로 대표되는 넘버들도 드라마틱한 전개와 조화를 이룬다.

    작품에는 인간사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장면 곳곳에 사랑, 증오, 배신, 복수, 용서 등을 맛깔나게 버무렸다. 관객들은 2시간 30분 동안 두 번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1막에서는 단테스가 복수를 꿈꾸기까지 과정이 그려진다. 사실 그가 투옥된 배후에는 선장 자리를 노리던 '당글라스', 자신의 연인 '메르세데스'를 흠모해 온 '몬데고', 자기 아버지의 반역죄를 은폐하려는 '빌포트'의 공모가 있었다.

    괴짜 신부 파리아의 도움으로 탈옥한 뒤 몬데 크리스토 백작으로 신분을 바꾼 단테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전해 듣는다. 자신의 아버지는 아들 잃은 슬픔으로 세상을 떠났건만, 당글라스와 빌포트는 각각 선주와 검사장이 되어 떵떵거리며 살고 몬데고는 메르세데스와 결혼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관객들은 단테스의 복수에서 통쾌함을 맛본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기고도 억울함을 꾹꾹 눌러야 했던 경험이 중첩되고, 인생의 결말이 꼭 권선징악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학습했기 때문이 아닐까.

    2막은 "세상을 용서하라"는 파리아 신부의 유언처럼 단테스가 증오와 분노를 거두고 용서를 통해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칫 뻔해 보일 수 있는 용서의 가치를 넘치지 않게 담아낸 것이 몬테크리스토의 미덕이다.

    단테스 역은 엄기준, 카이, 신성록이 맡았다. 3인 3색으로, 어떤 캐스트롤 골라도 선택에는 후회가 없을 듯하다. 메르세데스 역은 옥주현, 린아, 이지혜가 캐스팅됐다. 2010년 초연 멤버였던 옥주현에겐 9년 만의 무대다. '몬데고' 역은 최민철, 김준현, 강태을이 맡았다. LG아트센터에서 2021년 3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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