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핵심 근거로 제시한 '판사사찰 의혹'에 대해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검사는 "사찰이 아닌 공소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재직했던 성상욱 고양지청 부장검사(50‧사법연수원 32기)는 2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 자료를 작성한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다. 주요 사건 공판검사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히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성 부장검사는 해당 보고서에는 재판부 판사에 대해 흠잡거나 비난하는 내용은 없었고 관련 자료 수집 또한, 언론 등 공개된 자료와 공소유지에 참여한 공판검사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뤄졌다며 구체적인 작성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성 부장검사는 △조국 전 장관과 일가 사건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울산선거 개입 사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등을 언급하며 "당시 주요사건 재판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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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검사라면 누구나 경험했듯 일선에서 공판부로 배치되면 공판부장은 공판 검사들에게 담당 재판부의 재판 진행 방식이나 선고경향을 파악하고 숙지하여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다"며 주요사건 재판부 현황에 대한 자료를 작성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 각각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성 부장검사는 자료 내용 대부분은 주요 사건 재판부의 구성원에 대한 것이며 법조인 대관에 나오는 판사들의 연수원 기수, 출신, 학교 및 재판 스타일을 기재했다고 말했다.
논란의 '물의야기법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언론에서 언급하는 조국 전 장관 사건 담당 김 모 판사가 아니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중 한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 구성원 중 모 판사가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 작성된 물의야기법관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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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같은 사항을 기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판검사들 사이에 이미 알려져 있었고, 피고인 측 변호인이 이 사실을 재판부에 문제제기한 사항이라 리마인드 차원에서 기재한 것이다"며 "수사팀으로부터 자료를 받거나 할 이유도 없고 받은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점을 잡아 악용하려는 게 이른바 '사찰'이지 어떤 처분권자에 관한 유의사항을 피처분자 입장에서 정리한 게 사찰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의혹이 추 장관의 발표로 알려지자 대검 감찰부는 이날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뒤늦게 압수수색하며 소속 직원의 컴퓨터 등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에 나섰다. 대검 감찰부는 윤 총장과 채널 A 사건 등을 두고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