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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업]"44세이상, 비출산 여성...저는 매국노인가요?"



사회 일반

    [뉴스업]"44세이상, 비출산 여성...저는 매국노인가요?"

    • 2020-11-25 06:00

    총 20개 중 13개 비료 업체, 95년부터 16년간 담합
    국내 비료값 담합 소송, 8년 만에 농민 승소
    한국, OECD 국가 중 화학비료 사용 비율 상위권
    해외 작물 수요 늘면서 비료 사용도 늘어나

    한국 , 44세 이하 여성만 난임시술 의료보험 적용
    여성의 생물학적 나이만 관심…남성 나이는?
    남성 나이 많을 수록 임신율 낮아지고 유산율 증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수많은 비정상 가족 양산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정은정 작가, 이라영 작가


    ◇ 김종대> 빈약해진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키는 시간입니다.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마음에 드시죠, 소개?

    ◆ 이라영> 양심에 콕콕 찔리고 있어요.

    ◇ 김종대>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업시켜주실 도농 관계의 달인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님도 어서 오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정말 도농역에서 왔습니다. 제가 도농동 살거든요.

    ◇ 김종대> 도농동에 사시는 도농 전문가십니다. 지금 서울 거리두기 2단계 됐습니다. 드디어 이제 예고한 대로 올 것이 왔어요. 긴급 멈춤 기간이라고도 하네요. 서울이야 이런 게 인구가 많이 밀집돼 있으니까 당연하다 치더라도 농촌은 어떻습니까?

    ◆ 정은정> 농촌은 원래부터 비대면 사회였습니다. 그래서 봄에 여쭤 보니까 왜 이렇게 약국에 줄을 서 계시나 마스크 때문에 이랬더니 서울에 있는 손자들 주려고 사는 거지 그러니까 워낙 한산하잖아요.

    ◇ 김종대> 그랬구나.

    ◆ 정은정>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인력난. 특히 이주노동자들, 특히 계절 노동자들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수확을 포기한 농가들이 많습니다. 상주시의 곶감 주산지 같은 경우에는 깎는 인력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인력난이 이번에 굉장히 컸고요. 그리고...

    ◇ 김종대> 얼마나 마음 아프실까. 추수를 못 하니.

     


    ◆ 정은정> 그리고 경로당이 문을 닫으면서 고립감을 엄청 호소를 하시죠. 그리고 외부에서 사람이 오면 반가웠는데 이제는 경계심부터 올라간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죠.

    ◆ 이라영> 그렇죠, 외부 사람을 경계하는 문화가 사실상...

    ◆ 정은정> 저 되게 예쁨 받는 스타일이었는데 오지 말라고 수도권이니까.

    ◇ 김종대> 경로당까지 폐쇄됐으니 참 얼마나 노인들 고독하실까.

    ◆ 정은정> 한 끼 그래도 거기서 드시는 게 굉장히 큰 기쁨이었는데 좀 그런 부분들이 코로나 사태가 주는 가장 큰 슬픔인 것 같아요.

    ◇ 김종대> 슬프기는 합니다. 그런데 언제 좋았던 적이 있느냐 또 이렇게 생각하면 잘 떠오르지가 않아요. 그런 가운데서도 오늘 업시키는 뉴스 하나 준비하셨다고요.

    ◆ 정은정> 오늘은 조금 승리의 소식. 대체적으로 농민들, 농업, 농민, 농촌 워낙 밀리는 사회에서 굉장히 밀리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승소를 했습니다.

    ◇ 김종대> 승소? 재판했습니까?

    ◆ 정은정> 재판을 무려 8년이나 끌고온 재판이요 있었거든요. 비료값 담합 이 싸움. 그러니까 담합을 한 거죠, 비료회사들이. 그런데 이걸 소송을 걸어서 무려 8년이나 끌고 와서 이번에 승소 판결이 났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그동안 비료를 비싸게 사셨다는 얘기 아닙니까?

    ◆ 정은정> 무려 1995년부터 해서 16년간 담합을 했다고 해요. 우리나라...

    ◇ 김종대> 그렇게 오래요?

    ◆ 정은정> 비료회사 많지 않아요. 이게 사실 농민들이 워낙 적고 하다 보니까 16개에서 20개 업체인데 그중에서 13개 업체가 담합을 해서 걸렸어요, 또 심지어. 2012년에 공정거래위에서 딱 잡아내서 니네 또 담합했지 그러면서 무려 그때 낸 벌금이 828억 2300만 원이었거든요.

    ◇ 김종대> 많이도 냈네.

    ◆ 정은정> 그러니까 이제 당연히 공정거래위에서 걸렸으니까 농민들이 그러면 우리가 그동안 이 비싼 값을 주고 비료를 샀구나 해서 전국농민회총연맹을 중심으로 해서 무려 1만 8000명 정도의 소송인단이 모집이 됐고요. 그리고 송기호 변호사님이 있는 수륜아시아 법무법인에서 이 소송을 대행해서 8년을 정말 질질 끌면서 왜냐하면 중간에 재판부가 조정해라 니네가 잘못한 거 명백하잖아 했는데 비료회사에서도 안 하겠다, 소송으로 가겠다고 그래서 그런데 이번에 판결이 나와서 배상판결이 났습니다.

    ◇ 김종대> 소송 하신 분 중에 판결 기다리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다고.

    ◆ 정은정> 제가 오늘도 여쭤보니까 중간에 한 1만 8000명이 출발하셨다가 지금 1만 7000명 정도 남으셨대요. 안 그래도 고령화됐는데 그때 80 이러셨으면 사실 유명을 달리 하신 분들도 많고 그동안에 이제 농사를 포기하고 이동을 하셔서 주소 파악이 안 돼서 지금 전농에서는 이 배상금을 받아서 다시 보내드려야 되는 것도 엄청 큰 실무로 남은 거예요.

    ◇ 김종대> 안타깝네요.

    ◆ 정은정> 언제나 이런 소식 뒤에는 고생하신 실무자들이 있죠. 운동가들이 있고.

    ◇ 김종대> 그런데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예전에 한번 적발된 적도 있고 또 이렇게 소송도 되고 있었고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태연자약하게 이런 담합 구조를 이어 나갈 수 있었는지 그 구조가 어떤 겁니까?

    ◆ 정은정> 소비자는 뻔하게 딱 농민뿐이죠. 그런데 비료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료 그리고 농자재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거든요. 비닐하우스용 비닐. 그리고 과수, 특히 색깔 예쁘게 내려고 반사 필름을 깔아요. 반사 필름 그리고 상토라 그래서 이 흙도 흙 파서 장사하는 게 이 농자재 장사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은퇴하시면 제가 추천을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농자재 담합들이 계속 알음알음 있어 왔고 농민들은 알면서도 당한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우리 스마트폰값 담합을 해도 우리가 선택 안 할 수가 없잖아요. 똑같은 거죠. 농자재는 사야 되고 그 회사는 굉장히 한정이 되어 있고 그리고 굉장히 국가 보조도 많이 들어간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 때문에 굉장히 농민들의 분노가 있었는데 그래도 어렵게 승리를 하셨습니다. 물론 배상금액은 되게 적지만.

    ◇ 김종대>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아까 제가 잘 아는 변호사 이름을 거명해 주셔서 저는 특별히 반갑습니다. 이라영 작가님, 이런 소식 듣고 어떤 생각드세요?

    ◆ 이라영> 일단 비료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농민이다 보니까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모를 수밖에 없는 정보잖아요. 그래서 일단 굉장히 좀 많이 몰랐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지금 말씀하시면서 상토, 이런 것도 필요하고 흙을 많이 갈아엎고 이런 말씀하셨는데 저는 한편으로는 이런 농업이 현재 우리 현대 농업이 좀 종자를 다 많이 우리가 수입을 해서 들여와서 하다 보니까 우리 현지 한국 땅하고 맞지 않는 작물들도 사실 있잖아요.

    ◆ 정은정> 많죠.

    ◆ 이라영> 그래서 저는 이제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입장에서 물론 잘 모르니까 하는 말이겠지만 우리 토종 종자를 가지고 토종 작물을 가지고 우리 땅에 어울리는 작물을 많이 할 수는 없는 건가, 그럼 우리 땅에 원래 있는 미생물들이 있고 그런 것들에 맞는 작물이 있을 텐데 그러면 잘 이렇게 좀 비료도 좀 덜 쓰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의문이 있어요.

    ◇ 김종대> 없을까요.

    (공주=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5일 오후 충남 공주시 우성면 일대에서 농민들이 콤바인을 이용해 추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15kjhpress@yna.co.kr

     


    ◆ 이라영> 의문이 있어요.

    ◆ 정은정> 친환경 단계에서 무농약 단계가 있고 유기농 단계가 있는데 무농약 단계는 화학비료를 쓰되 제초제나 이런 걸 안 쓰는 걸 유기농이라고 얘기 하고요. 그다음에 유기농은 화학비료도 쓰지 않는 건데. 안타까운 게 있어요. 사실 농업에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특히 OECD 국가 중에서 화학 비료를 굉장히 많이 쓰는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 김종대> 우리나라가 많이 쓰는 나라입니까?

    ◆ 이라영> 왜 그렇죠?

    ◆ 정은정> 많이 줄이지를 못하는 거죠. 비료 없이는 농사가 안 된다라고 얘기를 하시고 상토 얘기하신 게 특히 블루베리 같은 작목이 우리나라 토질 하고 안 맞거든요. 그래서 흙 자체를 화분처럼 키워야 돼요. 그 흙을 상토로 바꿔준다거나.

    ◆ 이라영> 그게 너무 답답한 거예요. 왜 우리가 그렇게 흙을 바꿔가면서까지 해야 되는가.

    ◆ 정은정> 그만큼 소득작물들이 없다 보니까 사과나 배 그리고 감 이런 것들 이제 저희가 그런 거를 좋아한다고 해도. 우리 딸내미만 해도 엄마 정말 옛날 사람이야 그러거든요. 이제는 해외 여행 경험도 많고 새로운 과일 그리고 핑거 푸드라고 그래서 되게 작은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서구에서 많이 인기 있었던 체리라든가 이게 굉장히 먼 나라에서 농사를 짓는 거니까 우리나라에 잘 맞지는 않거든요. 그러려면 당연히 외부 투입재가 많이 들어가야 되는 거고. 친환경 농업에서도 친환경 농자재가 들어가야 됩니다. 우리는 그게 완전히 햇빛과 땅에만 의지해서 농사를 짓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유기농 자재도 되게 많이 들어가야 되거든요.

    ◇ 김종대> 그래요.

    ◆ 정은정> 그래서 공짜로 먹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도시 소비자들도 알려지지 않은 소식이에요. 이렇게 주류 언론으로는 CBS에서 이렇게 크게 다뤄지는 것 같아요.

    ◇ 김종대> 다른 언론에서 거의 안 다뤘군요.

    ◆ 정은정> 주로 농업 언론에서 다뤄졌는데요. 비료라는 게 우리가 줄여 나가야 되는 게 맞는 건데 어쩔 수 없이 현재 농업에서는 쓸 수밖에 없는 필수재거든요. 그런데 이 필수재를 담합했던 그 회사들의 행태가 매우 괘씸하고 그리고 농민들이 지금 빨리 사과해라 하는데 사과를 안 하고 있어요. 그냥 벌금 냈지 않냐 그리고 배상했지 않냐 이 정도 수준인데 사과하십시오.

    ◆ 이라영> 법적 판결 외에는 사과를 안 했다는 말씀이세요?

    ◆ 정은정> 농민들이 빨리 사과하라고 그러고 있는 사과 안 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 김종대> 농사 짓는다고 우습게 보는 건지 이거 좀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하네, 조금씩.

    ◆ 정은정> 빨리 사과하시라고.

    ◇ 김종대> 그럼 우리가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이에요. 이 뉴스가 우리 도시민들한테도 뭔가 업되는 뉴스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농민들도 지지만은 않는다. 우리도 소비자로서 그 일원이다 이렇게 도시가 생각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정은정> 그렇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수많은 소비자들이 담합의 결과로 나오는 것들 되게 많거든요. 특히 선택권이 없는 것들 되게 많습니다. 가전제품이라든가 자동차라든가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이 정보에 빠싹한 도시민들도 이기기 굉장히 어려운데 끈덕지게 이번에 농민들이 큰 승리를 거둔 거에 큰 축하드리고 아쉬운 건 배상액이 좀 너무 적다라는 거죠. 그 정도는 아쉽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관계업 시간. 관계 맺기의 달인 두 분. 이라영, 정은경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라영 작가님, 어떤 소식 준비하셨죠?

    ◆ 이라영> 저는 얼마 전 굉장히 이제 신선한 뉴스를 접했어요. 방송인 사유리 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정자 기증을 받아서 출산을 했죠.

    ◇ 김종대> 일본에서.

    ◆ 이라영> 일본에 가서. 제가 사실 그분이 출연하는 이웃집찰스 가끔 봤거든요. 왜 안 나오나 했더니 출산을 하러 갔다는 거 알게 됐는데. 마침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얼마 전에 낙태죄 조항을 폐지하는 것. 이 문제를.

    ◇ 김종대> 지금도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 이라영> 이제 그 안건과 함께 연결시켜서 생각을 해 볼 수 있다고 좀 생각이 되는데 하나는 우리가 아이를 지울 수 있는 권리고 그러니까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고. 다른 한쪽은 이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인데. 이게 다른 문제 같지만 사실은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여성에게 재생산권을 인정하라라는 문제예요. 무슨 말이냐 하면 임신을 중단하는 것도 여성이 선택할 수 있고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사유리 씨처럼 임신과 출산을 해서 아이를 이제 기를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건데 사실 이제 사유리 씨가 한국에서는 다 불법이에요. 이렇게 말을 했는데 사실 불법은 아니고. 불법은 아니라고 하잖아요. 불법은 아닌데. 이게 사실상은 할 수가 없어요, 현실적으로는. 불법은 아니지만.

    ◇ 김종대> 불법은 아니지만 불가능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 이라영> 불법은 아니지만 시험관 시술을 지원하는 방식이 법적 혼인 상태에 있는 부부만 지원을 받을 수가 있어요. 정부 지원을. 이게 굉장히 비싸잖아요. 그리고 이제 한번에 되는 것도 아니고 여러 차례 해야 되는데. 그런 지원을 받을 수가 없고,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는. 그러니까 불법은 아니지만 사실상 하기가 힘들고 현재 한국에서 이제 이 제도를 보면은 여성의 나이도 제한이 있어요.

    ◇ 김종대> 나이도 제한이 있다. 그러니까 첫째는 남편이 있어야 된다. 법적으로 혼인해야 한다. 둘째는 연령도 맞아야 된다.

    ◆ 이라영> 여성이 몇 살 이하면 될까요? 그러니까 여성이 만 44세 이하일 때 의료보험 적용대상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 거예요.

    ◆ 정은정> 그러니까 임신을 하려고 하니까 난임이나 불임인 경우에.

    ◆ 이라영> 여자가 44세 그러니까 만 45세가 넘으면 지원대상이 안 돼요.

    ◇ 김종대> 그 이유가 뭡니까?

    ◆ 이라영> 그래서 이제 여기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사실 이게 의료보험 적용이 된 것도 얼마 안 돼요. 2017년부터고 그러니까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꾸준히 저출생 문제를 지적하고 그걸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난임치료 시술이 2017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됐다라는 게 사실 저는 좀 놀라웠어요.

    ◆ 정은정> 오래 전부터 되는 줄 알았더니.

    ◆ 이라영> 그렇게 걱정을 했는데 왜 건강보험 적용을 안 했을까 싶고 심지어 그것도 여성의 나이가 44세 이하만 되고. 이 문제가 계속 지적을 받다 보니까 작년부터는 45세 이상의 여성도.

    ◆ 정은정> 1살 올려준 거예요.

    ◆ 이라영> 45세 이상의 여성도 의사의 소견이 있을 때 지원이 가능하다 좀 이렇게 열리기는 했어요. 그러니까 의사가 부분적으로 좀 가능하다고 소견서를 써주면 되는 거죠.

    ◇ 김종대> 아니, 그런데 이거는 산모의 건강을 걱정해서 그렇게 연령 제한을 뒀던 건 아닐까요?

    ◆ 이라영> 산모의 건강도 건강이지만 일단 물론 의학적으로 여성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임신 확률이 떨어지는 거는 맞아요. 그건 맞는데 우리 사회에서 한 가지 문제가 여성의 생물학적 나이에만 너무 집착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임신을 여성이 혼자하는 건 아니잖아요. 여성의 생물학적 나이에만 너무 집착을 해서 상대적으로 남성의 나이에는 너무 관심을 안 가지고 있는 게 문제예요.

    ◇ 김종대> 그러니까 남편은 몇 살이든 상관없다. 묻지도 않는다. 오로지 산모.

    ◆ 이라영> 산모가 44세 이하.

    ◇ 김종대> 그것만 규제를 둔다.

    ◆ 이라영> 그렇죠. 사실 의학적으로 많은 호주나 이런 데서 다년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성의 나이가 한 살씩 올라감에 따라서 임신율도 감소합니다. 임신율도 감소하고 임신하더라도 생존아를 출산아를 확률도 떨어지고.

    ◇ 김종대> 감소하는군요.

    ◆ 이라영> 대신 유산율이 증가해요, 남편의 나이에 따라서. 그러니까 이런 사실들은 널리 알려지지 않고 여성의 나이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들이 사실 많은 정책 지원 방향을 잡는 데 있어서도 좀 발목을 잡는 편이에요.

    ◇ 김종대> 여러 가지 제한이 있어서 법이 허용했다 하더라도 사실은 어렵다. 그런데 가장 큰 장벽은 역시 가족에 대한 문제 같아요. 꼭 혼인을 한 부부만이 이런 어떤 난임 시술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사유리 씨 경우에는 혼자서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했거든요. 이런 경우를 가족이라고 봐야 되느냐.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 아직 극복이 안 된 거 아닙니까?

    ◆ 이라영> 가족이죠. 저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게 바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잖아요.

    ◇ 김종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 정은정> 아빠, 엄마, 아이 이렇게 해서 아주 예쁘장하게.

    ◆ 이라영> 사실 이제 사유리 씨처럼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혼자 아이를 출산했을 때 그 가족을 우리가 정상 가족으로 보지 않는다면 저 같은 경우도 정상 가족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저는 남편이 있는 법적 기혼 부부 가정이지만 자식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무자녀 기혼 부부도 좀 비정상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 김종대> 이해가 갑니다.

    ◆ 이라영> 그러니까 우리가 정상 가족이라는 게 누군가를 포용하는 개념이 아니라 사실은 배제하는 개념이거든요. 그러니까 정상이라는 개념을 만드려면 당연히 누군가는 비정상이 되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동성 부부도 비정상이고 한부모 가정도 비정상이고 많은 가정이 비정상이 되는 거고 사실 살아남는 정상 가족은 얼마 안 될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문제들이 우리 사회에서 야기하는 사소한 문제부터 크고 작게 많죠.

    ◇ 김종대>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사회에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비정상으로 분류된 가족들이 받는 편견과 차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정은정> 일단은 학교에 있어 보면 한부모 가정도 지원은 있거든요. 그러니까 전제는 까는 거죠. 엄마가 아이들을 혼자 기르게 되면 힘들 거니까 지원을 하는데 그것도 차상위계층인 경우에만 그리고 어떤 그런 소득에 대한 구분들이 있는 거고. 시선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이번에 사유리 씨 그렇게 애기 낳으니까 그 질문들을 굉장히 많이 하는 거예요. 나중에 애가 아빠를 찾으면 어떻게 할 거냐. 그런데 그 질문을 던지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 거지.

    ◆ 이라영> 그렇죠.

    ◆ 이라영> 사유리 씨처럼 저렇게 능력 좋고 재미있고 예쁜 엄마가 있으면 되게 아빠는 안 찾을 것 같거든요.

    ◆ 이라영> 아니, 그리고 일단 준비가 되어 있잖아요. 아이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런 것들을 좀 존중하지 않는 문제가 있고 또 이게 우리의 단지 문화이기도 하지만 정책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냐 하면 정상 가족은 많은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결혼적령기라는 개념이 있잖아요.

    이라영 작가(왼쪽)과 정은정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제작진)

     


    ◇ 김종대> 결혼적령기.

    ◆ 이라영> 결혼적령기에 결혼을 한 부부만 대부분 정상으로 보는 거예요. 그래서 예를 들면 지자체에서도 주거 지원을 한다고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한다고 했을 때 신혼부부의 개념은 7년 이하, 3년 이하,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제 작년에 강원도 같은 경우는 좀 논란이 됐던 게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한다고 했는데 역시 여자의 나이를 44세 이하. 여자의 나이를...

    ◆ 정은정> (웃음) 저는 끝났어요. 못 들어가요.

    ◆ 이라영> 그러니까 저는 신혼이에요. 저는 신혼인데 나이에서 짤려서. (웃음)

    ◆ 정은정> 늦게 결혼을 하셨구나.

    ◆ 이라영> 저는 소위 결혼 적령기에 결혼을 하지 않은 죄로 신혼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44세가 넘어서 신혼부부 주거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죠, 제가 만약에 강원도에 가서 지원을 한다면. 굉장히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여성을 생물학적 몸으로 진단하는 게 왜 문제냐. 바로 이렇게 구체적으로 모순된 정책이 나온다는 거죠.

    ◇ 김종대> 그러면 이렇게 나이로 또 이렇게 구성원들이 다 갖춰졌느냐, 이런 문제로 해서 정상, 비정상을 가르고 있는다고 하면 지금 우리나라 사회에서도 벌써 한부모 가정, 이혼 가정들이 굉장히 많아졌지 않습니까 또 그리고 사유리 씨 같은 경우에도 언젠가는 우리가 포용해야 될 수용해야 될 가족의 가치인데 그렇게 되면 한국 사회에서 가족에 대한 개념이 이때는 뭔가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여요. 무엇이 정상, 비정상이냐.

    ◆ 정은정> 그러니까 그 이전에 농촌에서 보게 되면 소위 말하는 다문화 가정이라고 해서 거기서 정상 가족 범주가 아니었던 거죠. 이제서야 군대도 가게 됐고 이제 농촌에 가면 이미 우리랑 낯빛이 되게 다른... 제가 농촌의 초중학교 강의 많이 가거든요. 그러면 소위 말하는 아주 오리지널한 한국인 부부 사이에서 나온 아이들보다는 굉장히 다양성들이 있는 거예요. 일본인 엄마 그리고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그 사회 자체가 정말 한동안 배제. 저는 사유리 씨의 이 사례가 어떤 정상 가족을 상정을 하면 그다음에 또 약한 고리,약한 고리 계속 찾아나왔던 한국의 약한 고리가 드러났거든요. 이제는 인정하는 거죠. 다문화 가정 그래 농촌에 결혼들이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그다음 타깃, 그다음 타깃. 계속 찾아가지 않게 될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 김종대> 이런 가족에 대한 어떤 충분한 어떤 배려, 존중 이런 어떤 사고가 없이 많이 낳아라, 많이 낳아라. 계속 지금 이 얘기만 정부에서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게 먹힐 리가 없죠, 그렇게 보면.

    ◆ 이라영> 사실 제가 굉장히 모순됐다고 생각하는 표현 중에 하나가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에게 흔히 이렇게 말하죠. 애국자시네요.

    ◆ 정은정> 제가 그래도 아주 준 애국자에 가깝습니다. 둘을.

    ◆ 이라영> 아니, 애국자라고 하면서, 애국자면 우리 보통 애국자면 뭘 해 줘야 되잖아요.

    ◆ 정은정> 무공훈장이라도 줘야 되는데.

    ◇ 김종대> 건국훈장 이런 거.

    ◆ 이라영> 3대가 먹고 살게 해 줘야죠, 애국자면. 그런데 애국자라고, 낳을 때는 애국자라고 하지만 사실 아무런 지원이 없어요.

    ◇ 김종대> 없어요. 4명 낳아도 5명 낳아도 지원 없어요.

    ◆ 이라영> 아까 낳는 거는 개인이 책임지게 하고 그리고 낳으면 이제 애국자라고 괜히 추켜세우고 그러면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은 저는 매국노인가요? 그래서 그런 표현들도 상당히 좀 문제적이고 우리가 각각의 개인들을 자율적인 개인이면서 우리는 그 개인들이 모인 공동체라는 인식을 좀 가졌으면 합니다.

    ◇ 김종대> 우리 정 작가님은 특히 농촌의 경우에는 또 이런 경우가 아까 이주민들 얘기했습니다마는.

    ◆ 정은정> 낳으라 낳으라 하는 데 낳을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이 없는 거예요. 저는 제가 며칠 전에 생일이었는데 저는 안방에서 태어났거든요. 그거는 농촌 출신의 40년 전에 저나 그렇게 태어나는 거고.

    ◆ 이라영> 저도.

    ◆ 정은정> 지금은 산달이 다가오면 너무나 불안에 떠는 여성들이 많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분만 취약지라고 해요. 기초지자체가 31곳이 넘도록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경북 영양군이나 이런 단위에서 계시는 분들이 산달이 되면 한 시간 동안 구급차를 타고 안동까지 가서 아기를 낳아야 되고 대구까지도 가야 되고.

    ◇ 김종대> 얼마나 힘드세요.

    ◆ 정은정> 저도 이제 임신 출산 경험이 있으니까 그 출산 예정일 되면 계속 떨리거든요. 언제 배가 아플지 모르고 그래서 항상 짐을 싸놓는데 그래도 저야 대도시에서 나왔으니까 금방 달려갈 수 있지만 못 그러는 도시 태반이고 이게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중소도시까지도 압박이 와요.

    ◇ 김종대> 그렇군요.

    ◆ 정은정> 그래서 인근에 대전까지는 가야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하니까 이런 인프라도 거의 갖춰져 있지 않은데 자꾸 낳으라고만 하니까 저야 뭣 모르고 안방에서 태어났지만 이제 안방에서 낳을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입만 열면 저출산이니 저출생이니 이런 이야기하고 돈은 쏟아붓는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우리가 살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오늘 관계 업 시간. 비료회사의 가격 담합, 그리고 사유리의 비혼 출산에 대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라영, 정은정 작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이라영> 고맙습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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