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이유찬이 1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NC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초 김재환의 외야플라이 때 2루로 파고들고 있다. 이유찬은 김재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추가득점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이유찬을 투입할 때가 무조건 승부처"라고 말한다.
이유찬은 두산이 자랑하는 대주자 1순위다. 발이 빠르고 주루 센스와 판단력 역시 뛰어나다. 두산은 올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에서 이유찬의 '발 야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유찬도 "수비나 주루 쪽에서 기량이 향상됐음을 느낀다. 작년보다 자신감이 생겼다"며 당당한 모습이다.
올해 KBO 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과정을 논할 때 이유찬의 '폭풍 질주'를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시작은 아찔했다.
이유찬은 지난 5일 LG 트윈스를 상대한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이 8대7로 앞선 9회초 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출전했다.
허경민의 희생번트 때 LG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이유찬은 빠른 발을 활용해 2루를 돌아 3루에 안착했다. 그런데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3루코치의 만류에도 홈까지 달렸다.
타이밍상 홈에서 살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LG 포수 이성우는 이유찬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릴 줄 꿈에도 몰랐다. 전혀 대처를 하지 못했다. 이유찬은 쐐기 점수를 뽑았고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2승으로 끝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사실상 이유찬의 득점이 결승점"이라고 말했고 베테랑 오재원은 "(뛰는 걸 보고) 욕했다"면서도 "결과가 좋으면 괜찮다"고 웃었다.
이유찬의 질주는 지난 9일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유찬은 2대2로 맞선 9회초 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나섰다. 이유찬은 나가자마자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오재원의 희생번트 이후 대타 김인태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만들었다.
이처럼 이유찬의 빠른 발은 두산의 단기전 최대 무기 중 하나였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또 한번 이유찬 카드를 꺼내들었다.
3대1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선두타자 최주환이 안타로 출루하자 이유찬을 투입했다.
이유찬은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후속타자 김재환의 좌익수 플라이 때 주저없이 스타트를 끊어 2루로 진루했다. NC 역시 빠르게 대응했지만 이유찬의 발이 더 빨랐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김재호가 우전안타를 때렸고 이유찬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점수차는 3점이 됐다. 경기 막판에 얻은 소중한 추가점이었다. 이유찬은 특유의 주루 플레이로 8회초를 두산에게 의미있는 승부처로 만들었다.
두산은 9회초 호세 페르난데스의 쐐기 솔로포로 1점을 더 달았다. 9회말 상대의 추격전에 흔들렸지만 결국 NC를 5대4로 누르고 1차전 패배를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