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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맞아도 이종현 GO" 강을준 감독 승패를 초월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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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점 맞아도 이종현 GO" 강을준 감독 승패를 초월한 승부수

    고양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 (사진=KBL 제공)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고양 오리온의 정규리그 경기.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대담한 승부수를 던졌다.

    첫째,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국가대표 센터 출신 이종현을 전격 주전으로 기용했다. 이종현은 2018년부터 아킬레스건, 무릎 부상에 시달렸고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지만 최근 출전 기회가 거의 없어 그의 기량과 감각에 물음표가 달린 상태였다.

    둘째, 이종현을 투입함과 동시에 그의 절친이자 빅맨 이승현을 함께 코트에 세웠다. 외국인선수까지 3명의 빅맨을 한꺼번에 내세운 것이다.

    이로 인해 오리온은 3-2 형태의 지역방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 디드릭 로슨이 앞선 중앙을 맡고 이승현과 이종현이 뒷선을 책임졌다.

    골밑은 단단해졌지만 외곽 수비가 문제였다. 이승현과 이종현이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라 특히 베이스라인 쪽에서 슛 기회를 많이 허용했다. 게다가 삼성은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그 대가는 컸다. 삼성은 오리온이 지역방어를 쓸 때 폭발적으로 3점슛을 터뜨렸다. 총 30개를 시도해 12개를 꽂았다. 성공률은 40%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더 좋았다.

    하지만 강을준 감독은 이종현이 포함된 빅 라인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래를 위한 승부수였다.

    강을준 감독은 86대83 팀 승리를 이끈 뒤 먼저 "우리는 발이 느린 선수가 많다. 이종현도 아직 정상은 아니다. 그들을 함께 뛰게 하다 보니까 매치업상 지역방어를 안 쓸 수가 없었다"며 팀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기든 지든, 우리는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은 팀이다. 어쨌든 이종현을 빨리 적응시켜야 했다. 그래서 모험을 걸었다. 오늘 경기는 솔직히 모험을 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빅 라인업에 따른 수비력 저하를 감수하면서까지 이종현을 코트에 남겨둔 것이다.

    모험은 성공했다. 오리온은 이종현이 재투입된 4쿼터 마지막 4분여동안 삼성의 3점슛 성공률을 25%(4개 시도 1개 성공)으로 막았다.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외곽 커버에 나선 이승현의 수비 활동량이 눈에 띄었다.

    이승현은 4쿼터 중반 이후 하이포스트에서 귀중한 득점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이종현은 종료 15.5초 전 스코어를 뒤집는 결승 득점을 해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이승현(사진 왼쪽)과 이종현이 14일 오후 서울 잠실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포웅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오리온은 86대83으로 이겼다. 이종현은 25분동안 출전해 15점 4리바운드를 올리며 오리온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을준 감독의 모험은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강을준 감독은 "이종현이 이 정도 해줄 줄은 몰랐다. 그가 있다는 존재감이 느껴졌다. 앞으로 상대가 위압감을 더 느끼지 않을까. 이종현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이종현의 날"이라며 기뻐했다.

    이종현은 "감독님께서 경기가 끝나고 '살아있네~'라고 말씀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며 웃었다.

    이어 "큰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는데 그 전에 많이 보여드린 게 없었다. 그런 인식을 깨고 우리 팀에 해를 끼치기 싫어 부담이 정말 컸다. 첫 경기를 운 좋게 승리한 것 같다. 기분이 좋고 앞으로 많이 뛰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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