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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과태료' 첫날…'혹시나' 마스크 고쳐 쓰는 시민들



사건/사고

    '노마스크 과태료' 첫날…'혹시나' 마스크 고쳐 쓰는 시민들

    • 2020-11-13 12:44

    한달 계도기간 끝…다중이용시설·대중교통서 걸리면 '10만원'
    서울시 광화문역·삼성본관 앞 50여명 투입, '마스크 캠페인'
    대개 코 가리고 모범착용…"정부가 방역 잘해야" 일부 반발
    이미 적응한 업주들, '부담'보단 수용…"과태료 과하지 않아"

    13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서울시 공무원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출근길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안내하며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13일 오전 8시쯤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마스크! 최고의 백신', '(코로나19) 함께 극복해요'가 앞뒤로 쓰여진 띠를 부착한 서울시 공무원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일제히 개찰구 쪽에 도열해 시민들을 맞이한 것이다.

    마스크를 잘 눌러쓴 이들은 '지하철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입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쳐 들고, 시민들에게 준비한 방역용 마스크와 전단지를 배부했다. "마스크 착용 부탁드립니다"라는 당부도 함께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이날 0시부터 정부가 지정한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에겐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한 달 간의 계도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현장 단속으로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진 첫날, 서울시는 '마스크 의무화'를 거듭 알리고자 이른 아침부터 이같은 캠페인을 벌였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차민지 기자)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 버스정류장에서도 비슷한 홍보활동이 진행됐다. 오전 8시 13분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이동하는 중년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죄송하지만 마스크를 써주셔야 한다"는 시(市) 관계자의 안내에 이내 외투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코와 입이 드러나게 마스크를 걸친 '턱스크' 족이 3~4명 포착됐지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요청에 반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울시는 이날 캠페인을 벌인 두 장소에서 마스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민 등에게 배부하기 위해 마스크 1천장을 준비했다. 위반사항을 적발해 과태료를 물리는 것보다는 '시정'에 목적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 '마스크 미착용 시 10만원 과태료 부과'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서울시 이용우 안전총괄실 안전지원과장은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한 마스크의 효력이 확인됐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계도하고, 혹시라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게 됐다"고 밝혔다.

    '턱스크' 등이 걸리더라도 1차 착용요구에 응하면 과태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등 실효성을 문제삼는 목소리에 대해선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국민들이 스스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시설들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단속해왔는데 한걸음 더 나아가 시설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추가된 것"이라며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모두 같이 협조하셔서 코로나19가 조기에 끝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전반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황모(60·남)씨는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 우리가 생활하는 모습 자체가 바뀐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딱히 불만을 토로하는 건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보다는 겨울이 되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한결 편하다"며 "(추위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50대 여성 유모씨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해야하는 조치"라면서 "회사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많이 강조한다"고 했다.

    13일 오전 한 60대 여성이 '마스크 미착용 시 과태료 부과'를 알리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다만, 일부 시민은 안경 착용과 기저질환 등을 들어 마스크 상시착용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역에서는 60대 여성 이모씨가 "정부가 방역을 잘해야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 주지, 이게 무슨 일인가"라며 "겨울에 눈 나쁜 사람들은 죽는다. 국민들한테 (마스크 착용을) 왜 강요하냐"고 격양된 목소리로 담당 공무원들에게 항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공공장소니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달랬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씨는 가슴께를 가리키며 "심장이 좀 안 좋은데 (마스크를) 장시간 쓰니 지금도 여기가 아프다"며 "정부가 방역을 잘해서 마스크를 벗게 만들어야지, 이걸 안 쓴다고 벌금을 매기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영업중단에 대한 부담으로 코로나 감염을 걱정하던 업주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마스크가 가장 확실한 방역조치지만, 그간 손님들이 반발할까 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13일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에게 배부한 전단지와 마스크.(사진=이은지 기자)

     

    사우나를 운영하는 70대 남성은 "사우나 안에서도 손님들이 알아서 잘 쓰고 계신다"며 "어차피 지킬 건 지켜야 하니 (정부의) 과태료 부과가 딱히 과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PC방을 운영하는 김모씨 역시 "마스크 착용은 평소에도 해오던 일이라 커다란 변화는 체감하지 못한다"면서도 "일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업주들이 이야기할 명분이 뚜렷해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향후 중점관리시설 9종과 일반관리시설 14종 등 총 23종의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중점관리시설로는 클럽·룸살롱 등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실내 스탠딩공연장·방문판매 등 직접판매 홍보관·식당·카페 등이 해당된다. 일반관리시설은 PC방·교습소를 포함한 학원·독서실·스터디 카페·결혼식장·장례식장·영화관·공연장·목욕장업·직업훈련기관 등이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앞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들.(사진=차민지 기자)

     

    착용 효력이 인정되는 마스크는 비말(침방울) 차단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보건용 마스크(KF94·KF80 등), 비말 차단용(KF-AD), 수술용 마스크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되지 않은 제품은 천 마스크나 면 마스크, 일회용 마스크 등이 가능하지만 망사형 마스크·밸브형 마스크 등은 쓸 수 없다.

    이러한 마스크를 쓸 때는 코와 입 등을 완전히 가려야 하며,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가중처벌 없이 매회 최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용자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를 고지하는 등 안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시설관리자 및 운영자는 1차 위반 시 최대 150만원, 2차 이상은 최대 300만원을 물게 된다.

    다만, 만 14세 미만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며, △생후 24개월 미만 영유아 △호흡기가 좋지 않은 기저질환자 등도 부과대상이 아니다.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할 때, 물 속이나 탕 안에 있을 때, 방송에 출연할 때, 개인 위생활동을 할 때, 신원을 확인해야 할 때 등도 예외로 허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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