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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의 자부심 "KBO 역대 최고 2루수? 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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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근우의 자부심 "KBO 역대 최고 2루수? 저 맞습니다"

    프로야구 LG 정근우, 11일 잠실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
    역대 최고 2루수라는 평가…국가대표 2루수로도 맹활약
    16년 정든 그라운드 아듀 "2루수로 은퇴할 수 있어 감사하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정근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2루수를 논할 때 정근우(38)의 이름은 결코 빠질 수 없다.

    통산 1747경기에서 타율 0.302,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를 기록한 정근우는 세 차례 2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2루수 포지션 통산 안타, 득점, 타점, 루타, 도루 등 주요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정근우는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고의 2루수라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맞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언제나 씩씩하고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정근우의 캐릭터와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다.

    정근우는 2루수에 대한 애착이 깊다. 2005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해 왕조를 이끌며 국가대표 2루수로 성장했다. 한국 야구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을 차지했을 때 대표팀 간판 2루수는 바로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2루를 처음 맡았을 때 선배들이 내야 한 자리에서 10년 넘게 한다는 건 쉽지 않다고 했다. 나는 10년 넘게 할 거야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며 웃었다.

    '2루수' 정근우는 노력의 아이콘이다. 고교 때와 대학 시절 그리고 프로 입단 후에 각각 한 차례씩 입스(Yips, 불안감 등으로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가 왔지만 보란듯이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정근우는 "팔꿈치 수술도 세 번 했다. 고등학교 때 의사가 이 팔로는 야구를 못한다고 했다. 왼팔로라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 됐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이겨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한화 이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 2루 경쟁에서 밀려나기도 했지만 2020시즌 LG 트윈스로 이적해 다시 주포지션으로 돌아왔다. 정근우가 LG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한가지다. 2루 경쟁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도중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처음 은퇴를 생각했다는 정근우는 "2루수로서 내 모습을 봤을 때 예전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지금은 그때의 정근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은퇴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루수로서 자신이 세워놓은 기준에 스스로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그만큼 애착이 컸다.

    정근우는 자신을 수식하는 수많은 애칭 중에 '악마의 2루수'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타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정근우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정근우는 "(SK 시절) 김성근 감독님에게 펑고를 너무 많이 받았다. 악마가 되지 않으면 안 됐다"며 웃었다. 이어 "(키가 작으니까) 위로는 몰라도 좌우로는 절대 공을 빠뜨리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정근우의 신장은 172cm다. 그라운드를 밟는 선수들 가운데 늘 가장 작은 편에 속했다. 넓은 면적을 커버해야 하는 내야수에게 신장의 한계는 약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근우는 악바리 근성을 키웠다.

    정근우는 "키가 작다는 걸 이겨내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하루도 포기하지 않았고 힘들고 지칠 때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응원을 보내준 KBO 리그 팬 덕분에 아쉬움 대신 행복한 마음을 안고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다는 정근우는 "2루수로 은퇴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2루수 하면 가장 먼저 이름이 떠오르는 선수, 정근우의 마지막 인사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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