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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김현수와 라모스의 포효, LG 마지막 불꽃 태웠지만…



야구

    깨어난 김현수와 라모스의 포효, LG 마지막 불꽃 태웠지만…

    LG 트윈스 김현수 (사진=연합뉴스)

     


    포효하는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김재호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5년 전 준플레이오프 4차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두산은 목동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7점차 대역전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경기다.

    김재호는 "그때 극적으로 올라갔던 기억이 있다. 상대에게 7점차 지고 있다가 뒤집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그때가 분위기는 훨씬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워낙 많이 쌓아 늘 차분하다는 설명을 하면서 5년 전과 비교한 것이다.

    그날 경기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승 신기록이 작성됐다.

    LG는 벼랑 끝에서 2차전을 시작했다. 4회초에만 대거 7점을 내줘 스코어는 0대8로 벌어졌다.

    경기 패배는 곧 시즌의 끝은 뜻했고 더불어 레전드 박용택의 현역 마지막을 의미했다. LG가 새로운 시작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8점차 역전승이라는 가을야구 최초의 기록을 써야만 했다.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두산을 끝까지 몰아붙였다.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포문을 열었다.

    라모스는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초구를 때려 우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채은성이 좌월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6점의 점수차는 멀어보였다.

    5회말에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3회말 득점권 기회에서 허무한 내야플라이로 물러났던 김현수가 마침내 가을 무대에서 깨어난 것이다.

    김현수는 5회말 1사 1루에서 알칸타라의 시속 150.9km짜리 빠른 공을 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부진을 씻어내는 간판타자의 한방에 LG 덕아웃도 활기를 되찾았다.

    이어 라모스가 바뀐 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2이닝 연속 백투백 홈런. 라모스는 1루를 향해 가면서 LG 덕아웃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여전히 3점차 열세였지만 LG 덕아웃은 신바람으로 가득 찼다.

    LG는 6회말 공격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류중일 LG 감독은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9번 정주현의 타석 때 와일드카드 결정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신민재를 대타로 내세웠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박용택이 대타 1순위"라고 얘기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신민재는 최원준을 상대로 무려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랐다. 류중일 감독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홍창기도 볼넷을 골랐고 오지환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0대8에서 시작한 스코어가 어느새 7대8이 됐다.

    두산은 마운드가 흔들린 것을 둘째 치고 4회초 빅이닝 이후 3이닝 연속 주자를 득점권에 올려놓고도 달아나는 점수를 뽑지 못한 게 뼈아팠다.

    LG는 계속 해서 두산을 몰아쳤다.

    하지만 흔들렸던 두산 마운드도 집중력을 되찾았다.

    7회말 라모스가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하자 두산은 투수를 이승진에서 박치국으로 바꿨다. 박치국은 채은성을 병살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포수 유강남 타석 때 박용택이 대타로 나섰다. 하지만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때 1루주자 이천웅이 기습적으로 2루 진루에 성공했다. 대선배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타석에 어떻게든 가치있는 플레이를 남기자는 의지가 느껴졌다.

    두산에게 1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LG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영하가 홍창기와 오지환을 연거푸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LG의 막판 공세를 뿌리친 두산은 9회초 쐐기점을 뽑았다. 수차례 동점 기회를 놓쳤던 LG에게는 더 이상 집중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무사 1루에서 허경민의 번트 때 고우석이 1루 악송구를 범했다. 이때 1루주자 이유찬이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홈으로 공이 연결됐고 타이밍상 아웃 같았다. 하지만 포수 이성우는 주자를 태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주자를 못본 것 같았다.

    8회말 대타 카드를 위해 9회초 포수 교체를 감수한 LG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들어맞지 않았다.

    결국 두산은 LG를 9대7로 누르고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끝냈다.

    LG는 0대8 스코어에서 출발해 1점차까지 따라붙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잠실 라이벌의 총력전을 결국 막아낸 두산 마운드의 승리였다. LG의 시즌도, 박용택의 커리어도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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