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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꿈을 좇는 엄마와 딸에게…'프록시마 프로젝트'



영화

    [노컷 리뷰]꿈을 좇는 엄마와 딸에게…'프록시마 프로젝트'

    외화 '프록시마 프로젝트'(감독 앨리스 위노코)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우주로 향하려는 한 여성이자 엄마, 그리고 작은 몸 안에 원대한 우주를 품은 한 여성이자 어린아이이자 딸. 그들의 노력과 성장 그리고 희망과 용기에 관해 그리는 영화가 있다. 바로 '프록시마 프로젝트'다.

    '프록시마 프로젝트'(감독 앨리스 위노코)는 유럽우주국 '프록시마' 프로젝트로 화성에 가게 된 우주비행사 사라(에바 그린)가 지구에 남게 될 딸 스텔라(젤리 불랑르멜)를 위해 러브레터를 전하는 스페이스 드라마다.

    사라는 유럽우주국 '프록시마' 프로젝트 대원으로 선발돼 평생 소원이던 우주비행사가 된다. 그러나 우주로 날아가기 전부터 '여성'은 힘들다는 편견과 차별의 말들이 사라 주위를 둘러싼다. 사라는 이 모든 것을 이겨낼 힘이 있다.

    그런 사라에게도 딱 하나 눈에 밟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일곱 살 딸 스텔라다. 남자들조차 버거운 훈련보다, 모진 말들보다 어리고 사랑스러운 딸인 사라가 마음을 제일 아프게 한다. 동시에 딸을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사라가 속한 곳은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유리천장이 높디높은 곳이다. 다른 말로 여성에게 험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남성 중심의 우주 영화가 '여성'으로 시선으로 돌렸을 때 보이는 건 현실이다. 남성 우주비행사에게 고된 훈련 과정과 성공적인 발사 과정이 최대 장애물이라면, 여성 우주비행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과 편견의 시선, 언어까지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사라는 강인한 여성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타인 앞에서는 여유와 미소를 유지한다. 뒤에서 홀로 눈물을 흘릴지언정 끝까지 버텨낸다.

    이 과정에서 사라는 한 인간으로서 꿈을 이루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과 엄마로서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모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죄책감마저 느낀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게 내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사라를 힘겹게 한다. 지구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딸의 시야 밖으로 사라진다는 게 훈련 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점이다. 우주와 스텔라, 모두 그에게 사랑하고 지켜내야 할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사라의 독백과도 같은 말들이 존재와 모성, 우주와 스텔라 사이에서 사라가 보고 느끼는 설렘과 두려움, 죄책감과 야망 등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우주비행사로서, 엄마로서 사라가 겪는 모든 상황은 동료이자 남성 우주비행사인 마이크(맷 딜런)와 비교된다. 아이의 양육을 대부분 엄마가 도맡아 하는 상황, 남성 우주비행사가 주류인 상황에서 마이크는 사라의 상황을 더욱 대비해 보여준다.

    마이크는 "완벽한 우주비행사도, 완벽한 엄마도 존재하지 않아요"라고 말하지만, 사라는 결국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낸다. 완벽한 방법은 아닐지라도, 그와 스텔라 사이 유대와 사랑으로 말이다.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영화는 그동안 봐 온 우주 소재 영화들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주로 쉽게 나아가는 모습만 봤던 것과 달리 지난한 준비 과정을 세세하게 담아낸다. 지구에서 우주를 벗어나기까지 모든 순간에 스며 있는 건 인내와 노력이다.

    우리가 발 디딘 행성을 떠나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길은 죽음마저 각오해야 한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한계에 몰려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이를 거쳐 우주선이 안정적으로 발사돼 대기권을 벗어나는 순간, 사라의 지난날이 떠오르면서 그의 꿈이 이뤄졌다는 생각에 안도감마저 몰려온다.

    우주를 향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은 엄마 사라만이 아니다. 어린 스텔라는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사랑하는 엄마의 꿈을 응원하지만, 아직 어린 그에게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은 두려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울고 엄마와 갈등하기도 하지만, 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엄마를 믿는다. 그리고 엄마가 우주로 떠나는 순간을 함께하고 웃으며 인사한다.

    현시대를 사는 많은 여성이 인간과 여성, 엄마라는 존재 사이에서 늘 갈등하고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런 이들에게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서로 다른 위치와 존재들이 믿음을 통해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한다. 마치 우주처럼 말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보여준 에바 그린의 얼굴은 강렬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전 작품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현실에 놓인 여성이자 엄마로서 수많은 갈등에 직면하는 사라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왜 '에바 그린'이어야 했는지 확실하게 알려준다.

    107분 상영, 10월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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