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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켈리, 수사협조 이유로 최대 10년→1년형 이해할 수 없어"



강원

    "N번방 켈리, 수사협조 이유로 최대 10년→1년형 이해할 수 없어"

    [인터뷰]춘천여성민우회 정윤경 대표

    지난 4월, 켈리 신 징역 1년형 확정
    검찰, 신씨 '음란물 제작' 혐의로 추가 기소
    "신씨, 檢 압수수색 과정 위법성 조목조목 반박…범죄 심각성 부인"
    "디지털 성착취, 다른 범죄처럼 가해자‧피해자 분명한 범죄라는 인식 필요해"
    "성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재판 모니터링' 사법 시스템 변화 이끌어 낼 것"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13:35~14:00)
    ■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정윤경 대표 (춘천여성민우회)

     

    ◇박윤경> 여성 뿐 아니라 영유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유통한 것으로 전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N번방 사건, 시사포커스에서도 꾸준히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텔레그램 성착취 공유방 'N번방'을 만든 문형욱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을 했던 또 다른 운영자 '켈리 신'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았습니다. 곧 춘천에서 공판이 열린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 춘천여성민우회 정윤경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윤경> 네, 안녕하세요?

    ◇박윤경> 대표님 앞서 지난 4월에 켈리 신의 징역이 1년으로 확정됐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후 지난 6월 검찰이 켈리 신을 추가 기소했습니다. 어떤 혐의가 또 드러난 겁니까?

    ◆정윤경> 음란물 제작 혐의 등이 추가로 드러났는데요, 1심에서 징역 1년을 확정 받게 돼서 이대로 풀려나는가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 검찰이 신 씨가 주거지에서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123개와 성인 출연 음란물 676개를 배포를 한 것을 찾아냈습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카메라를 이용해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로 추가기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신 씨에게 적용한 죄명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대한 법률 위반,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세 가지입니다.

    ◇박윤경> 자, 그렇게 해서 지금 추가 기소가 된 상황인데, 그런데 원래 신 씨는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를 했지만 신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켈리 신이 조주빈의 박사방 사건에 심각성을 보고 항소를 취하하면서 1년 형이 확정된 거잖습니까?

    ◆정윤경> 네, 당시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것은 신 씨는 N번방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수사초기에 텔레그램을 활용한 음란물 유통 방식을 검·경 등 수사기관에 제보를 했고 수사에 협조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검찰이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항소하면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2심 재판은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조주빈 박사방이 전국의 공분을 사자 검찰이 여론을 의식해서 변론 재개를 급히 신청하고 재판부가 이걸 받아들여서 선고기일이 연기가 됐어요. 그러다가 켈리신이 바로 항소를 포기했고 그래서 1심의 1년형이 확정이 된 겁니다.

    ◇박윤경> 그러니까 원래 항소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던 켈리 신이 박사방 사건을 보면서 오히려 항소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지 않겠다는 판단 하에 항소를 포기해서 1심에 1년형이 확정된 거군요.

    ◆정윤경> 네, 그 전에 켈리 신에게 여론이 주목되지 못했었거든요. N번방 사건이 터지기 전에요. 저희도 강원미투행동연대에서 항소하는 날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포기를 해서 춘천 법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박윤경> 그래요, 그러면 켈리신이 추가 혐의로 기소가 돼 진행되고 있는 재판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정윤경> 제가 재판 현장을 계속 지켜보았는데요, 지난 9월 15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유사혐의 재판에서 켈리 신이 보석을 신청했어요. 근데 아직 법원에서는 결정이 나오지 않았고요, 검찰이 앞에서 말씀드린 (혐의에 대해) 추가로 기소하면서 법원에서 신 씨의 별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공판에서 신 씨가 계속해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이 위법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이런 신 씨의 주장을 듣고서 각 재판마다 총 70여개의 증거를 나눠서 공판을 할 예정입니다. 2주에 한 번씩 재판이 열리고 있고 검찰 측에서는 그동안 모은 증거들을 가지고 검찰관을 증인으로 신청해서 압수수색 사진 등을 추가증거로 제출할 예정입니다.

    지난 9월 22일에도 재판이 열렸거든요. 춘천법원 103호 법정으로 갔었는데 22일 공판은 검찰이 증거물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2차 피해의 우려가 있어서 비공개로 진행이 됐습니다. 앞으로 70개의 증거 중에서 나머지 것들이 증거조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계보(그래픽=고경민 기자)

     

    ◇박윤경> 대표님께서 직접 켈리신의 재판에 참관도 하셨는데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정윤경> 신 씨는 계속해서 검찰의 압수과정이 위법하다는 걸 조목조목 적어서 읽어 내려갔어요. 보석을 신청한 이유는 도망갈 이유가 없고 범인을 잡는 것을 많이 도와줬고 자백을 했고,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고 반성하고 있다는 그 동안의 많은 N번방의 가해자들이 형량을 낮추기 위해 했던 것들을 똑같이 반복해서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더 참관하시는 분들이 분노했던 것은 자신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 죄가 엄중한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범행을 반성하는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범죄의 심각성을 전부 부인하는 태도에 참관하시는 분들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박윤경> 자, 기존 혐의로 1년 형이 확정됐던 배경 앞에서 잠깐 언급을 해주셨는데 그 당시에도 비판과 논란이 많았습니다. 현재까지 형량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보세요?

    ◆정윤경> 지난 4월 22일 춘천 지방법원에서 성착취 N번방의 또 다른 운영자인 신 씨의 재판이 있어야 하는 날이었어요. 그런데 가해자 신 씨의 항소포기로 너무나 어처구니없이 재판이 열리지 않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켈리가 1심 1년형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를 했는데 N번방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돌연 항소를 포기하는 꼼수를 부린 거죠. 그런데 이거보다 시민들이 더 분노하는 것은 춘천지방법원에서 청소년을 노예삼아서 성착취물을 판매 및 소지한 켈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는 겁니다. 악랄한 범죄 행위에 고작 1년이라니 참 놀랍습니다.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했다는 것이 최고 10년 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를 1년 형 밖에 구형하지 않은 것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박윤경> 우리가 켈리 신의 재판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어떤 게 있을까요?

    ◆정윤경> N번방같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들이 많이 있었잖아요. N번방 유사 사건을 일으키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고 지금도 끊임없이 N번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동안의 낮은 형량, 문제의식이 없는 것에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란다는 이야기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고요. 또 N번방 사건은 일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온라인 성착취를 호기심 운운하고 넘어가려고 하는 사회인식의 문제인데요. 이제는 그러한 인식과 사회구조를 바꾸어 나가야 할 때이기 때문에 지금 이런 켈리의 재판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이것이 엄중하게 처벌이 돼야지 사회가 바뀔 거라 생각합니다.

    ◇박윤경> 그래요, 각자 지금 어떤 노력들로 관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정윤경> 먼저 시민들이 디지털 성착취가 반드시 처벌돼야 하는 젠더폭력이고 악질범죄라고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지역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될 거 같고요. 디지털 성착취가 다른 범죄들과 마찬가지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범죄라는 인식과 문화가 만들어져야 할 거 같아요.

    제가 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찾아보니 인천 같은 경우 지난 8월부터 11월 30일까지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한 온라인 청년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고양시의회 같은 경우에는 전국 최초로 청소년 대상 성범죄 예방 및 교육에 대한 조례를 재정하기도 했어요. 이런 것들이 사회적인 구조를 바꿔나가려고 하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특히 교육적인 부분에 있어서 성매매나 포르노그래피가 용인되는 이런 사회가 어떻게 성착취, 성범죄와 연결되는지를 가르치고 이런 문화나 범죄에 가담했을 때 어떤 처벌을 받고 또 묵인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성교육에 담아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윤경> 알겠습니다. 그러면 강원지역에서는 어떤 노력들을 해오고 있을까요?

    ◆정윤경> 강원미투행동연대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재판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춘천 법원에 가보면 저희 뿐 아니라 멀리 서울, 경기도에서도 재판 방청을 하기 위해 오는 2~30대 여성이 있습니다. 재판 방청을 마치고 함께 당일 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또 각 지역 N번방 관련 재판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재판정 안에 들어갈 수 없지만 지속적인 재판 모니터링을 통해 형사재판과 관련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해서 사법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낼 예정이고 재판 모니터링을 위한 교육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박윤경> 계속해서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춘천여성민우회 정윤경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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