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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다' 김보연, "참고 견뎠다면…가족 못 지킨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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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다다' 김보연, "참고 견뎠다면…가족 못 지킨 아쉬움"

    [노컷 인터뷰]탄탄한 서사 쌓으며 편견에 갇힌 시어머니 역 탈피
    "중견 배우 배역 많이 없는데…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할 뿐"
    "후배들 열정 가지고 연기하는 모습 너무 좋았다"
    "딸들과는 자유롭게 이야기…못 지킨 가족에 아쉬운 마음도"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최윤정 역을 연기한 배우 김보연. (사진=김보연 소속사 제공)

     

    화목함을 향해 달려가는 가족 드라마에서 그는 어딘가 '툭' 튀어나온 이질적인 존재였다. 때로는 목에 걸린 불편한 가시 같기도 했고, 대개 갈등의 시작은 그로부터 이뤄졌다. 그렇다고 완벽한 악역이냐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다. 그 미묘한 경계를 배우 김보연은 능숙한 줄타기를 하며 오갔다.

    김보연은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나희(이민정 분)와 송다희(이초희 분)의 시어머니이자 예비 시어머니 최윤정 역을 연기했다. 겉보기엔 누구보다 화려한 윤정은 남편과 사별한 후 조울증과 알콜 의존증을 겪는 인물이다. 윤정이 쌓아오던 그 고단하고 쓸쓸한 내면은 극 후반 알콜성 치매가 밝혀지며 절정에 이른다.

    김보연이 연기한 최윤정은 한국 주말드라마의 전형적인 악역 시어머니의 문법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며느리나 예비 며느리에게 '왜' 그런 행동을 하느냐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이유없이 그저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아닌 탄탄한 서사 아래 가능한 일이었다.

    드라마 내에서 복잡다단한 갈등의 중심에 있었던 최윤정은 김보연의 일상에도 짙은 자취를 남겼다. 이혼 후 김보연이 홀로 가정을 이끌어왔고, 두 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어머니이기에 더욱 그랬다.

    데뷔 40년이 훌쩍 넘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데도 작품에 임하는 김보연의 마음은 그저 '감사함'만이 넘친다. 중견 배우들이 설 자리가 드문 현실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

    다음은 코로나19로 인해 서면 인터뷰로 진행된 김보연과의 일문일답.

    ▷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 촬영을 무사히 마친 종영 소감은?

    = 누구나 시청 할 수 있는 주말 드라마여서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긴 촬영 기간동안 아무 사고없이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한 작품이다.

    ▷ 극 중 최윤정은 자칫 잘못하면 흔한 고부 갈등 속 악독한 시어머니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탄탄한 서사를 쌓아가면서 고정관념을 탈피했다고 본다. 이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 특별히 중점을 두고 연기하기 보다는 재미있는 씬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씬은 제 일상의 모습이 자연스레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최윤정의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배역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최윤정 역을 연기한 배우 김보연. (사진=김보연 소속사 제공)

     

    ▷ 지금껏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연기 내공과 경력이 깊은데 배우 김보연에게 '한다다'는 어떤 의미로 기억될 수 있을까

    = 요즘 영화나 TV에서 중견 배우들이 맡을 배역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좋은 작품에 함께 하게 해주신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더불어 후배들이 열정을 가지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게 됐다고 하는 시청자들도 많아서 뿌듯했다.

    ▷ 최윤정은 가장 화려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고독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본인도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혹은 일상 속에서 이런 윤정의 마음에 공감한 적이 있는지?

    = 전 가족을 지키지 못했지만…. 참고 견디면 좋은 가정, 화목한 가정을 만들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 아들 둘, 이상엽·이상이와의 극 중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송가네와는 또 다른 매력의 가정을 보여줬는데 현장에서 두 후배 배우들과는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 이상엽 배우는 우리나라 남자 배우들 중에 감정씬을 가장 잘 하는 배우였다. 놀라울 정도였다. 예의도 바르고, 위트도 있으면서 매력이 넘치는 아들이었다. 이상이 배우는 항상 밝고, 이 작품에서 정말 잘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 이민정·이초희와는 또 반대로 며느리와 예비 며느리로서 갈등 구도를 그렸다. 드라마 속에서는 그랬어도 실제로는 후배로서 예뻐했을 것 같다.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한 소감도 듣고 싶다

    = 이민정 배우는 시간도 철저하게 지키고, 배우들 간의 스케줄도 원활하게 잘 진행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먹는 것도 엄청 잘 먹는데 그 모습이 의외였다. 성격도 너무 좋더라. 이초희 배우는 싹싹하고, 애교도 많고 친절해서 편하게 함께 할 수 있었다.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최윤정 역을 연기한 배우 김보연. (사진=김보연 소속사 제공)

     

    ▷ 극 중 윤정은 아들들과의 관계에서 고민도 많고, 두 아들을 사랑하지만 정작 그들이 이를 구속이나 지나친 간섭으로 느껴 어려움을 겪는다. 현실에서 아들이 아닌 두 딸을 양육하면서 자녀관계에 있어 고민했던 부분이 연기에도 도움이 됐을까

    = 딸들과는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자녀들이 인생에서 결정하는 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지켜보며 지내고 있기 때문에 최윤정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같은 것 같다.

    ▷ 극 후반부의 큰 줄기는 윤정이 알콜성 치매에 걸려 두 아들과의 관계가 변화하는 서사라고 생각한다. 이런 치매 설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데는 본인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는지

    = 이 나이가 되니까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가족이나 내 언니들도 그렇고, 친척 중에 치매를 앓고 있는 분이 계셔서 대본을 처음 읽었을때 너무도 안타까웠고 슬픔이 크게 다가왔다.

    ▷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실제 생활에서도 술자리를 즐기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앞으로의 휴식이나 활동 계획도 말씀 부탁드린다

    = 술을 즐기고 있지는 않지만 즐거운 자리라면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저도 함께 즐긴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할리우드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일단은 운동하고 건강을 챙기면서 지낼 생각이다.

    ▷ 데뷔 40년이 넘은 그야말로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다. 오직 연기의 길만을 걷기는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난 힘들 때는 쉬었다. 배부른 소리 같을 수도 있지만 무조건 휴식만이 어떤 힘든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더라. 이게 제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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