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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다' 이민정이 품은 냉정과 열정 사이



방송

    '한다다' 이민정이 품은 냉정과 열정 사이

    [노컷 인터뷰]"'한다다'는 오케스트라 같은 작품…완급조절 맞춰갔다"
    "송나희와 내 공통점? 스스로 다하면서 일을 만든다"
    "가사 분담은 당연, 남녀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배우 열망 많은 상태에서 결혼…아직 나는 에너지 넘치는 유전"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똑부러지는 둘째딸 송나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민정. (사진=바른손엔터테인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 속 이민정은 명쾌하고 분명하다. 비단 똑똑한 의사 캐릭터여서 그렇다기 보다는 송나희라는 역할의 기질 자체가 그렇다.

    이민정의 실제 모습 역시 송나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돌리는 말 없이 솔직하다. 맡은 일에 책임감이 유독 강해 스스로 너무 몰아세우기도 한다. '내가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 이민정이 꼽은 송나희와의 공통점이다.

    이민정의 연기는 늘 꾀부리는 것 없이 정직하다. 가끔은 그게 평범할 수 있더라도 자신만 튀거나 돋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빛을 발한다. '한다다'에서도 이민정은 100회에 이르는 대장정 그리고 대가족에 빠르게 적응하며 녹아 들었다. 주말드라마 특성 상 '공감'을 주는 연기에 집중하면서 여러 배우들과 조화를 이뤄냈다.

    이미 스타였던 남편 이병헌과의 결혼 이후, 어쩌면 이민정은 외적인 요소들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아 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다다'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 이민정이 온전히 홀로서기할 수 있는 꿋꿋한 배우임을 증명했다. 아직도 배우로서의 열망은 갓 터진 유전만큼이나 넘쳐난다. 이렇게 일에 최선을 다하지만 가정 역시 이민정에게는 소중한 공간이다.

    다음은 코로나19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된 이민정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똑부러지는 둘째딸 송나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민정. (사진=바른손엔터테인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끝까지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무사히 마친 종영 소감 부탁드린다

    = 올해 초부터 오랜만에 긴 호흡의 촬영을 하다보니까 완급조절과 건강관리를 해야 하고 미니시리즈와 달리 여러분들과 함께하며 만들어지는 것들이 많아서 재밌기도 했다. 오랜시간해서 그런지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세트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스스로 꼽는 드라마의 명장면이나 명대사가 궁금하다. 어떤 대사나 장면이 마음 속에 깊은 공감과 울림을 남겼나

    = 규진이가 예전 프로포즈했을 때 했던 대사인데 "내가 이세상 마지막 네 편이 되어줄게". 이 말을 나희가 재결합할 때 나희 입으로 얘기한 게 캐릭터에 잘 맞았고 내가 원래 '내 편'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기억에 남는 대사다.

    가장 좋아했던 건 엄마에게 유산 얘기를 했던 씬이었는데, 저도 엄마에게 속 얘기를 잘 하는 성격이 아니다. 엄마가 힘들까봐 말을 못했다고 얘기하는 나희 감정에 공감이 많이 돼서 좋았다. 또, 규진 앞에서 임신 사실을 알리는 장면도 좋았다. 유산 때문에 힘들어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임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희와 규진이 얼마나 벅찰까 하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공감되고 몰입해서 좋았던 것 같다.

    ▷ 시청률 40%에 육박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어떤 의미로 기억될 수 있을까

    = 따뜻하고 힐링되는 아로마 오일 같은 드라마로 기억됐으면 한다. 자극적이지는 않아도 계속 옆에 있으면 힐링되고 훈훈하고, 자연 속에 있는 편안한 느낌의 가족이야기. 장편에 인물이 많은 드라마는 처음인데 예전에는 트리오·관현악 4중주 같았다면 이 드라마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여서 내가 치고 나와야 할 때, 내가 쉬어야 할 때가 확실했던 작품이었다. 그 완급조절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부분을 맞춰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똑부러지는 둘째딸 송나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민정. (사진=바른손엔터테인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 고부 갈등이 막장스럽지 않은 전개로 흘러가면서 고정관념을 탈피한 고부 관계를 그리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고부 갈등이나 나희가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실제 결혼생활에서 공감할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 사실 이 드라마 속 시어머니의 입장에 공감이 많이 됐다. 시어머니의 행동은 조금 지나친 부분이 있다는 정도였다. 공감이 안됐던 부분은 시어머니가 옷을 선물했을 때 (나희가) 상처를 주는 부분이었다. 저라면 '잘 입을게요' 하고 받았을것 같다. 저는 원래 시어머니와 왕래도 많고 편안하다. 친정엄마보다 시어머니가 더 믿음이 가고 일하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든든한 지원군이시다. 극초반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이해가 안됐을 때 감독님께서 실제 고부간 사이가 너무 좋아서 이해를 못하는것 같다고 하시더라.

    ▷ 그림체가 비슷한 이상엽과의 설레는 '케미'가 시청자들 사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런 로맨스를 그리기 위해 현장에서 어떻게 호흡을 맞췄는지 이야기 부탁드린다

    = 극 초반부터 너무 싸웠던 장면들이 많았다. 배우들이 모든 연기가 어렵겠지만 싸우는 연기는 감정이 올라가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합을 많이 맞춰봐야 더 편하게 나온다. 감정이 쌓이는 과정없이 처음부터 싸우는 클라이맥스부터 시작해서 어렵기도 했는데 지나보니 기억에도 남고, 어려운 연기로 시작을 끊어서인지 그 이후의 연기 호흡이 한결 쉬워지긴 했다.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상엽씨가 평상시나 연기할 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로맨스 연기할때 둘의 합이 잘 맞았던 게 아닌가 싶다. '나규커플'이라는 애칭도 붙여 주고, 두 사람 얼굴이 많이 닮아서 함께 나오는 모습이 기분 좋고 편안하다는 얘기도 들어서 기분 좋았다.

    ▷ 나희는 겉으로 보면 똑부러지지만 사실은 강인하면서도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캐릭터였던 것 같다. 실제 본인 성격이나 특징과 비슷한 측면도 있을까

    = 나를 약간 타이트하게 만드는 면이 있긴 하다. 다하지 않아도 되는데 다해서 일을 만드는 스타일. 이왕 시작했으면 끝까지 잘해내고 싶고 그런 부분이 나를 피곤하게 하는 게 비슷한 점이다.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똑부러지는 둘째딸 송나희 역을 연기한 배우 이민정. (사진=바른손엔터테인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 이혼이 흔한 최근 우리 사회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다. 극 중에서 남매들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이혼을 하는데 요즘은 아예 결혼을 기피하거나 이혼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사회 분위기에 대해 배우 개인의 생각도 궁금하다

    =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일도 많이 하고 그런 것들에서 오는 밸런스 문제가 크지 싶다. 일과 집안일 둘 다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안일을 혼자서 감당하는 건 너무 힘든 것 같다. 그것을 함께 분담해주지 않는다면 정말 힘들다. 어떤 부분에선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일, 예를 들면 모유 수유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런 지점에서 서로 배려하는 것이 필요한 거 같다. 물론 남자도 육아 휴직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는 등 사회적으로도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고는 있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서로 조율해 나간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SNS에 아들이 남겨준 응원글과 현수막이 있더라. 늘 그렇게 엄마 드라마를 응원하거나, 혹은 모니터링하기도 하나. 엄마 연기 활동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이더라

    = 애정씬을 보고 아들이 '큰일났다'하는 반응은 있었다. 아빠는 괜찮은데 아들이 아빠 화내겠다며 아빠 눈치를 봤다고 하더라. 이젠 내가 촬영을 가면 '엄마 가짜집 같이 생긴 곳에 가는 거냐'고 물어 본다. '엄마 빨리 끝내고 와서 놀아줄게' 라고 하니 '엄마 더 찍어도 돼. 재밌잖아'라고 하더라.

    ▷ SNS에 공유하는 각종 음식 사진들과 친근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말투가 화제를 모았다. '집밥 이선생'이라 스스로 칭하기도 했는데 요리가 취미인가. 또 실제 성격이나 말투도 SNS처럼 '쿨'한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 요리는 내가 먹고 살아야 하는 생활인 것 같다. 처음에는 레시피를 두세개 정도 보고 그걸 섞어서 쉬운 걸로 한다. 해봤는데 결과가 별로이면 그 부분만 고쳐서 하면 되니까. 요리가 어렵기도 하지만 외식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집에서 이것저것 만들고 함께 먹는 게 좋은 것 같다. 요즘은 외부 활동에 제한이 많아 가족들과 집에서 더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다.

    제대로 배워보지는 않아서 시간이 되면 요리를 한번 배워보고 싶다. 양식을 좋아하고 잘했었는데 남편이 한식을 워낙 좋아하니까 갈비찜, 김치찌개, 제육볶음 등 자주하는 걸 잘하게 되더라. 아들이 마들렌을 너무 잘먹길래 해줬더니 '엄마는 요리사네'라고 했다. 베이킹은 처음인데 한두번 해보다 보니 맛을 내게 됐다.

    SNS는 처음엔 특정 누구에게만 답을 다는 것을 어떻게 여길까 고민돼서 주저했다, 그러다 팬들의 글에 답을 한번 했는데 너무 좋아하시고 그런 반응에 나도 기분이 좋아지더라.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식의 소통을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말투는 원래도 털털하고 그런 부분이 있어서 평소의 내 모습이긴 하다.

    ▷ 결혼 후에 공백기도 있었고, 늘 연기를 하면서 행복하고 좋은 날만 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오게 한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 사실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데뷔가 늦었기 때문에 그렇다. 배우로서 하고 싶은 열망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연기적으로 나아지고, 조금이라도 나를 찾아 주는 곳이 있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아직 20년도 안됐고, 기껏해야 14년 남짓 된 시간이 남들이 보기엔 길다면 길 수도 있지만, 아직 저 스스로는 못해 본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서 아직은 기름이 많이 남아 있는 유전(?)처럼, 제 안에 에너지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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