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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려고 해도 계속 뉴스 봐"…수능 D-100, 불안한 수험생들



사건/사고

    "안 보려고 해도 계속 뉴스 봐"…수능 D-100, 불안한 수험생들

    • 2020-08-25 18:57

    정부 수능 100일 앞두고 "수도권 초중고 원격수업 전환"
    고3은 제외됐지만…"수능 예정대로 치뤄질 수 있을까 불안"
    학생·교직원 확진자 두자릿수…"플랜B 있다면 빨리 공개"
    대형학원 금지하자 수험생들 사람 많은 카페로 몰리기도
    "정부가 수험생 안전 위한 방법 더 많이 내놓아야" 지적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 앞두고 24일 오후 광주 제일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집중해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저는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올인하고 있거든요. 수능이 100일 남았는데도 일정이 연기되지 않을까 매일 불안합니다. 기사를 안 보려고 해도 계속 보게 되고..."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00일을 앞둔 25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군은 "수능이 망하면 무조건 재수를 해야 하는데, 그 생각만 하면 잠이 안 온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수능 100일을 앞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다음 달 11일까지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격 전환했다. 고3은 원격수업에서 제외됐지만, 올해 수능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수험생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 유은혜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진입 시에도 수능은 일정대로 치르느냐'는 질문에 "12월 3일 예정된 수능을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서라도 감염의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고 안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다"며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고, 빠르게 진정세가 회복돼서 수능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앞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면 과연 수능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자정 기준으로 학생 22명, 교직원 4명 등 학교 관련 확진자가 총 26명이나 추가됐기 때문이다. 순차적 등교수업이 시작된 지난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학생 307명, 교직원은 74명이다.

    등교하는 고3 학생들(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현재는 학교가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할 수 있지만, 3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 또는 휴업하도록 돼 있다. 현재는 전국 12개 시도에서 2100개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여고 3학년 김모(18)양은 "정부에서도 확실한 일정을 말해주지 않고 일정이 왔다갔다 하고, 학교에서도 일정을 자꾸 바꾸니까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고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논술 일정이 미뤄진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수시도 일정이 갑자기 바뀌면 학생들이 준비했던 게 뒤틀어지니까 불안하다"면서 "일정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 조치가 오히려 학생들을 감염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3일부터 300인 이상의 대형학원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운영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소형 학원으로 몰려가거나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학습을 이어갔다.

    한 대형학원 재수종합반에 다니다가 정부 조치 이후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는 재수생 정모(22)씨는 "주변에서는 생각보다 스터디 카페나 독서실 등으로 간다는 애들이 많다"면서 "집에서 공부가 안되다 보니까 그쪽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학원이 휴원하면서 생활리듬 패턴이 다 깨져버렸다. 계획을 한다 한들 집에서 공부한다는 거 자체가 나태해지고 안일해지는 시기"라면서 "정부랑 교육부에서 빨리빨리 대처를 해줘야 한다. 학원에서도 정부가 얘기를 해줘야 어떻게 하겠다고 방침을 발표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재수생 입장에서는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2021학년도 수능 D-100(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뉴스에서는 플랜B를 한다, 어쩐다 하는데 할 거면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 수험생은 인생의 큰 갈림길에 서 있는 건데, 그런 게 없으니까 솔직히 너무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플랜B'를 하루빨리 내놓아서 수험생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필요하면 '플랜B'도 준비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재연기는 가능하긴 하지만 안하는 게 좋다"면서 "(정부가) 비상대책을 세워놓았을 텐데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공개해서 이런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정연기 또는 한 고사장에서 시험 치르는 인원을 줄이는 등의 방법이 담겨 있을 것"이라며 "수험생들로 하여금 '국가가 저런 대책을 세우고 있구나'하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한 방법을 더 많이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25일 오후 신촌에 위치한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강사가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11월 수능을 보려다가 12월 3일로 2주 연기를 했음에도 불안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지금 12월 3일에서 또 지연 되면 수험생 입장으로 보면 지금까지의 학습 준비 페이스가 완전히 놓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험생들이 계획했던 것들이 있는데 일정이 틀어짐으로 인해 수능 100일 전의 변화는 학기초의 변화량과는 강도나 불안감에서 정도가 굉장히 다르다"며 "어떤 정책도 수능이 지연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안해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새로운 공간에 가서 시험을 보도록 하게 돼 있는데, 오히려 가장 안전하다고 보장된 자기 학교에서 시험을 보도록 하게 한다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우선 다음 달 3일부터 18일까지 수능 원서 접수를 받아본 뒤, 시험 관리·감독 여력과 방역 관리 범위 등을 다각도로 진단해 추가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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