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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800V) VS 테슬라(400V)…소리없는 '전압 전쟁'



자동차

    현대(800V) VS 테슬라(400V)…소리없는 '전압 전쟁'

    충전 속도 경쟁…"내연기관 주유시간 5분, 따라 잡아라"
    '800V‧270KW' 포르쉐 첫 출시, 현대 아이오닉5부터 적용
    '800V 드라이브트레인'…350KW 초고속 충전, 제로백 3초 구현
    테슬라 '400V‧250KW' 맞불, 루시드 "900V, 20분 충전 480KM 주행"

    (사진=연합뉴스)

     

    내년부터 전기차(EV) 시장에서 '배터리 충전 시스템' 전쟁이 본격화된다.

    테슬라가 400V(볼트)급 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반해, 포르쉐가 올해 타이칸을 출시하면서 800V로 전압 규격을 올렸다.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아이오닉5 역시 800V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에 있어서 전압의 중요성은 충전기의 출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출력이 100KW인 충전기로 용량이 100KWH인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1시간이 걸린다.

    '전력(W)=전압(V)×전류(A)'의 공식에 따라, 400V의 전압으로 250A의 전류를 흘려보내면 100KW가 만들어진다. 이론적으로 전압을 800V로 올려주면 500A 전류(옴의 법칙)가 흐르면서 400KW의 전력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충전기의 출력이 4배로 늘어나면 충전 시간은 4분의 1로 줄어든다. 1시간 걸리던 충전을 15분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 전압 규격 상승의 논리다.

    ◇현대, 아이오닉5 800V 적용…"5분 충전으로 100KM 주행"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의 충전시간에 예민한 이유는 내연기관 차들과의 경쟁 때문이다. 평균 주유시간이 5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급속 충전기로 1시간 이상, 완속 기준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현 충전 시스템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400V 시스템인 코나 EV의 배터리 용량은 64KWH이다. 급속 충전의 기준인 50KW로 80% 충전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100KW로 해도 1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충전 후반기로 갈수록 속도가 더뎌지는 현상 때문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5의 경우 배터리 용량은 58KWH와 73KWH 중 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800V 시스템에 350KW 충전기로 80% 충전에 15분, 최대 450KM(코나 400KM)까지 주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포르쉐가 동시에 800V 시스템을 채택한 배경에는 두 회사가 각각 13.7%, 15.5%씩을 투자한 크로아티아의 슈퍼 전기차 회사 리막(Rimac)의 '800V 드라이브트레인' 기술을 공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드라이브트레인은 내연기관 차의 '엔진+변속기+연료시스템' 조합을 대체하는 개념이다.

    800V 시스템의 도입, 충전시간의 단축 등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차제의 출력과 주행거리를 늘리는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가 '세단'이라고만 밝힌 아이오닉6의 경우 제로백 3초 이하의 포르쉐급 슈퍼 전기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향후 전기차에 800V 충전 시스템을 탑재하면 초고속 충전설비를 통해 5분 충전으로 약 100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전압을 높이면 전류를 낮출 수 있고, 전류가 낮아지면 전선의 굵기를 줄일 수 있어 차체 경량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는 왜 400V 고집? 슈퍼차저 V3, 250KW 가능

    그렇다면 800V 시스템을 도입하면 현대차가 곧바로 테슬라의 충전 속도를 뛰어넘게 되는 것일까. 현실에선 반드시 그렇지 않다.

    테슬라 모델3는 480V 시스템에 10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슈퍼차저 V2 충전기의 출력은 120KW로 80% 충전에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기에 250KW 출력의 슈퍼차저 V3를 올해부터 새로 도입했다. 전압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많은 양(약500A)의 전류를 흘려보내는 기술을 도입했다. 테슬라가 400V급을 고집하는 데는 현재 수준으로 충분한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800V의 고전압에서 발생하는 열을 현재 수준의 배터리가 견뎌낼 수 있을지 미지수인 점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 800V 차체에, 270KW 충전기를 도입한 포르쉐 타이칸의 경우 250KW의 테슬라 슈퍼차저3에 비해 충전 효율이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800V 시스템을 뒷받침할 만한 차체의 전장 시스템과 배터리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기술 개발을 전제로 많은 회사들이 전압 시스템을 800V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초고속 충전업체인 아이오니티(IONITY)의 사례가 있다. 800V, 350KW의 하이차저를 도입한 현대차는 이 회사에 지분 20%를 출자한 상태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테슬라 저격수'로 기대를 받는 루시드(Lucid)의 경우 아예 900V 시스템으로 차량을 개발해 20분 충전으로 480KM 주행이 가능해진다고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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