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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원피스 논란?…해외 여성 의원들 모습은



국회/정당

    류호정 원피스 논란?…해외 여성 의원들 모습은

    美 여성 의원들, 남성 중심의 의회와 드레스코드에 변화 요구
    NYT "여성 정치인들의 변화한 드레스코드, 남성 위주 문화에서의 해방 뜻해"
    유럽연합 의회선 드레스코드 따로 없어…남녀 가릴 것 없이 다양한 복장
    심상정 "다양한 시민의 모습을 닮은 국회가 더 많은 국민 위해 일할 수 있어"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차림 국회 등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여성 의원들이 남성 중심의 의회와 드레스코드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권에서 여성 의원들의 복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2017년. 미국 CBS의 여기자가 민소매 차림이란 이유로 폴 라이언 하원의장실 출입을 거부당한 일이 발단이 됐다.

    미 의회 복장 규정은 의회 출입시 비즈니스에 적합한 차림새를 갖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민소매 금지 조항이 별도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국회 여성근로자들의 복장을 규제해왔다. 의원들조차 어깨에 패드가 들어간 재킷에 긴 바지, 무릎길이의 치마를 공식처럼 착용해온 이유다.

    여기자 출입 거부 사건이 알려지자 미국 여성 의원들은 "민소매 금지는 복장 규정의 자의적 해석"이라며 '소매 없는 금요일(#SleevelessFriday)' 운동을 진행했다. 마르타 맥샐리 공화당 의원은 "나는 지금 민소매 옷을 입고 오픈토(발가락이 드러나는 신발)를 신었다. 이것이 전문적인 복장임을 강조하고 싶다"며 민소매 차림으로 연설에 나섰다. 민주당 하원의원 20여명은 미국 의사당 앞에서 민소매 차림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미국 여성 하원들이 암묵적인 복장 규제에 항의하기 위해 민소매 차림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2018년 중간선거 이후엔 미국 여성 의원들의 복장에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성 의원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중간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이들이 '의회 유니폼'에서 탈피하고 있다"며 여성 정치인들의 드레스코드 변화를 조명했다.

    최초 여성 원주민 출신 하원의원이 된 샤리스 데이비스 민주당 의원은 격투기로 다져진 근육질 팔뚝을 드러내는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개표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메사추세츠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 아야나 프레슬리 민주당 의원은 현대 여성 정장의 정석인 검정 원피스·진주 목걸이 조합을 풍자하듯 검정 원피스에 하얀 꽃 세 송이가 박힌 목걸이를 걸고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29세의 최연소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민주당 의원도 흰 셔츠에 베이지색 치마를 입고 공식 석상에 참석한 바 있다.

    NYT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신진 여성 정치인들의 틀에 박히지 않은 패션이 남성 위주 문화에서의 해방을 뜻한다"며 "'여성 내부의 세대교체이자 독립 선언'으로도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민소매 차림의 샤리스 데이비스(캔자스)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캐나다 퀘벡주 의회에서는 후드티 차림으로 국회에 등원한 캐서린 도리온 의원(퀘벡연대 소속)이 다른 의원들의 비판을 사자 "자신은 정치 진영만이 아닌 시민들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고 반박했다.

    유권자들도 도리온 의원의 선택을 지지하며 '나의 후드티, 나의 선택'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후드티 입고 출근하기 운동을 벌였다.

    영국에선 지난 2월 노동당 브레이빈 의원이 한 쪽 어깨가 드러난 검정색 원피스를 입어 논란에 휩싸였다. 류 의원이 원피스 차림 국회 등원 이후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처럼 브레이빈 의원도 "성매매 여성 같다"는 식의 성희롱을 들어야 했다. 브레이빈 의원은 이런 자신의 의상 논란이 여성들이 매일 겪는 성차별을 보여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심상정 대표 페이스북 캡처)

     

    유럽연합에서는 여성 의원들의 옷차림이 아무런 논란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원피스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사랑하는 출근룩이다.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직장"이라며 남녀 가릴 것 없이 다양한 복장을 한 유럽연합 의회의 사진을 올렸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 다양한 시민의 모습을 닮은 국회가 더 많은 국민을 위해 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류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50대 중년 남성 중심인) 국회가 검은색, 어두운 색 정장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관행들을 깨보고 싶었다"며 "관행이라는 것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저는 일 잘 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출근한 것일 뿐"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 권위라는 것이 양복으로부터 세워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을 위해 일할 때 비로소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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