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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감염 비상' 캠핑장 둘러보니…마스크 '실종'



영동

    [르포]'감염 비상' 캠핑장 둘러보니…마스크 '실종'

    캠핑장서 마스크 착용 안 한 캠핑객들 '여전'
    코로나 장기화에 풀어진 긴장감…감염 우려
    전년 동기대비 캠핑장 이용객 인원은 '늘어'
    인파 몰리는 해수욕장 '긴장'…방역소독 강화

    강릉시 연곡해변의 한 캠핑장에서 캠핑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강원 홍천의 한 캠핑장에 다녀온 부부와 일가족 등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면서 비교적 사람들이 한적해 감염 우려가 적다고 여겨졌던 캠핑장에 비상이 걸렸다. 각 지자체는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에도 방역 구멍이 생길까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느슨한 거리두기가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릉시 연곡해변의 한 캠핑장을 찾은 조모씨가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짐 정리를 하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31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강릉시 연곡해변의 한 캠핑장에는 수많은 캠핑객이 텐트 안에서 피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텐트 간 간격은 일정정도 떨어져 있었고, 주로 가족과 커플 등 소수 단위로 캠핑장을 찾았다. 텐트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까닭인지 캠핑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하지만 캠핑장에서 마스크를 쓴 캠핑객들을 보기 어려웠다. 캠핑장에 들어올 때 발열체크는 물론 손목밴드 착용을 진행해 안심하고 들어온 까닭인지, 내부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이 이뤄졌다. 이른 아침부터 물놀이를 위해 바다로 향하는 아이들은 물론 공용 화장실, 샤워장을 이용하는 이들 중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쓰고 짐 정리를 하고 있던 조모(48. 경기 수원)씨는 취재진과 만나 "아이가 코로나로 많이 답답해 해서 한적하기도 하고 확 트인 공간을 찾아 2박 3일 일정으로 오게 됐다"며 "캠핑장 안으로 들어올 때 발열체크를 해서 그런지 정작 캠핑장에서는 마스크를 안 쓰는 분들이 많기도 한데, 특히 물놀이를 하고 나서는 젖어서 마스크 쓰기가 잘 안 되는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 초기에는 걱정이 커 집 밖으로도 안 나왔는데 장기화하다 보니 긴장감이 풀어지기도 하고 느슨해지는 것 같다"며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 일상생활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개인이 생활수칙을 잘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릉시 연곡해변의 한 캠핑장(사진=유선희 기자)

     

    경기도 성남시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정모(31)씨는 "코로나 상황에서 조심은 해야 하지만, 휴가철을 맞아 어딘가는 가고 싶기도 해 그나마 자연 속에 있는 캠핑장이 괜찮지 않겠나 싶어서 오게 됐는데 걱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며 "텐트가 서로 떨어져 있어도 취사장이나 화장실 등은 같이 사용하는 공간이어서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를 피해 야외이면서도 비교적 한산한 캠핑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곡해변의 경우 올해 4월부터 캠핑장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강릉관광개발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6020명이었던 입장객 수가 3월 6092명, 4월 1만 4276명, 5월 1만 9274명, 6월 2만 582명, 7월 2만 732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연곡해변 캠핑장 이용객 총인원은 8만697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이용객 7만 3750명보다 8.2%p 더 늘었다.

    동해지역 망상오토캠핑장의 경우 이미 지난 2월부터 캠핑장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동해시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3월 15일까지 캠핑장 캐라반 이용객 수는 104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8%p 더 늘었다. 작년에 같은 기간 캐라반 이용객은 모두 988명이었다. 자동차캠프장 이용객도 올해 작년 동기대비 무려 15%p 증가했다.

    강원 동해안 지역의 한 캠핑장에서 방역소독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유선희 기자/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홍천의 한 캠핑장에 다녀온 캠핑객들의 집단감염은 방역수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무리 야외라도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대규모로 움직일 경우 감염 우려가 높은 탓이다.

    지난 2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홍천의 한 캠핑장에 다녀온 캠핑객 18명 중 속초와 성남, 김포 확진자 등 모두 9명이 집단감염됐다. 김포시 거주 일가족 3명이 이날 코로나19에 추가 확진되면서 9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야외에서 방역수칙에 소홀했던 점과 6가족의 대규모 여행이 이뤄진 점을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강릉시는 경포해수욕장에 드론을 띄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알리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캠핑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에서 비슷한 사례가 생길까 지자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해안 각 지자체는 해수욕장 출입 시 발열체크와 손목밴드를 의무화하고, 소독기가 설치된 지정 출입구로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감염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릉의 경우 전국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해수욕장을 관리 중이다.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는 수시로 드론을 띄워 관광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해달라"고 알리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해수욕장과 캠핑장 모두 입장 전 발열체크를 의무화해 대비하고 있고 공용시설에 대해서는 하루에 2~3번씩 소독작업을 진행하는 등 방역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관광객들 역시 예방수칙을 잘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해변, 산, 캠핑장 등 야외라고 해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밀접한 접촉이 있다면 어김없이 코로나19는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며 "되도록 휴가는 한 가족 단위, 소규모로 이동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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