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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리포트]먹고사니즘과 능력주의 그리고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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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혐오리포트]먹고사니즘과 능력주의 그리고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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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충(蟲)인가요③]
    IMF 이후 먹고사니즘 속 혐오 심화…일자리 등 기존 대책 한계에 새로운 접근 필요
    "특권 없애는 공정이 아닌 특권 진입을 위한 공정…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지적도

    ※우리 사회 혐오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97년 IMF 이 후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본격화되더니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일상화됐다. 놀이 수준에서 혐오의 정치학을 넘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방법으로까지 자리매김(?)했다. 민감하다는 이유로 또는 원인과 대상 및 현상이 복잡하고 광범위하고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우리 사회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혐오의 폭탄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추격 그룹을 벗어나 선도 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 문제 해결은 시급하다. 유럽의 '축적된 시간' 못지않은 정치적 철학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촛불혁명의 주역 아닌가. 이에 대전 CBS는 혐오의 원인을 짚어보고 법과 제도, 교육 측면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우리 사회의 보다 종합적인 논의를 제안해본다. [편집자 주]

    지난달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공사에서 공사 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항의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글 싣는 순서
    ①충(蟲)이 넘쳐나는 사회
    ②치킨게임, 결국 혐오만 남았다

    ③먹고사니즘과 능력주의 그리고 희생양
    ④혐오를 파는 사람들 그리고 #STOP Hate for Profit
    ⑤1인 1표 말고 1달러 1표
    ⑥혐오라는 폭탄 돌리기
    ⑦차별금지법과 기본소득 그리고 UD
    #아무리 노력해도 먹고 살기 힘든 판에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짜로 정규직을 주겠다는 거냐. 이게 공정이냐.

    ◇먹고사니즘과 능력주의 = 이른바 '공정 논란'의 바탕에는 먹고 사는 일이 최대 과제가 되어버린 먹고사니즘과 능력(노력)주의가 있다. 먹고사니즘이 동반하는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능력(노력)이 필수다. 능력(노력)과 보상은 정비례해야 한다. 능력이 부족한 타인이 '시험' 이외의 다른 이유로 어쩌면 혹은 언젠가는 '내 것일 수도 있는' 것을 가져가는 건 불공정이다. 능력(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을 경우 박탈감, 노력과 무관한 양극화의 간극은 분노와 혐오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희생양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희생양과 짱돌 = 사회가 위기일 때, 위기의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 종종 혐오를 이용하기도 한다. 일종의 희생양을 찾아 사회적 관심사를 돌리는 방법인데, 이 경우 취약계층이 희생양이 되는 경향이 높다. 여성과 장애, 이주노동자와 난민, 가난 등을 상대적인 취약계층으로 볼 수 있는데 처지와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세력화할 경우 혐오와 차별은 더욱 심화된다. 문제는 심각해졌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근본 원인으로 찾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행동을 강조한다. 이른바 "짱돌을 던져라". 행동하지 않고 애꿎은 희생양 찾기에만 몰두하는 이들을 지적하는 목소리다. 하지만, 혐오는 일방적이지 않다. 각자에 따라 가해자가 되기도 또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특히 앞서 제시한 먹고사니즘은 사회 구조를 탓하며 짱돌을 던지기보다 자신의 능력(노력) 부족을 탓하게 만든다. 자신보다는 타인을 탓하고 혐오하는 게 더 쉽고 더 큰 위안도 얻을 수 있다. 악순환은 거듭된다.

    지난 2018년 제주 난민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인터넷을 떠돌던 괴담. '제주도 난민 받은 후 한 달 동안 여성 6명 실종'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였지만, 이 게시물은 인터넷 등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난민 혐오를 부추겼다.(사진=자료사진)
    ◇새로운 접근 = 먹고사니즘 문제는 혐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작점일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함께 우리 사회 혐오가 IMF 이 후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금까지 정부 등은 일자리를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인공 지능(AI)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 시대의 일자리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이 같은 이유에서 최근 우리 사회가 논의하고 있는 전국민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신성한 노동을 부정하거나 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혐오의 시대를 방관해서는 안 될 일 아닌가.

    사회비평가 박권일 씨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혐오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저널리즘의 역할' 프로그램에서 "능력이 우월할수록 더 많은 몫을 받고 열등할수록 낮은 몫을 받아야 하는 능력주의는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이 열등하기 때문에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는 우생학적 관점과 같은 맥락"이라며 우려하는 한편 "정의로운 사회는 특권을 없애고자 노력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특권에 진입하려고 노력하고 그 길이 공정해야 한다는 능력주의가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양한 능력이 아니라 오로지 시험을 통과하는 능력만을 높이 평가하는 시험 사회의 공정성이 과연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라며 "이에 대한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사회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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