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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인재'인 부산 폭우 참사, 변성완 대행은 어디 있는가?



뒤끝작렬

    [뒤끝작렬]'인재'인 부산 폭우 참사, 변성완 대행은 어디 있는가?

    부산시, 지하차도 침수 참사 유족들 '문전박대'
    변성완 권한대행, 뒤늦게 잡힌 면담에 40분 지각
    사고 발생 나흘 뒤에야 사과, 재발방지 대책 내놔
    권한대항 맡은지 100일 코앞, 시정 가치와 리더십 제대로 세워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사진=자료사진)

     

    # 27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지난 23일 부산에 내린 폭우로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 침수 참사'유족들이 부산시청을 찾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나도록 부산지역 재난·재해 컨트롤타워인 부산시로부터 아무런 해명을 듣지 못해서다.

    시청사 입구에서 신분을 밝힌 유족들은 '부산시의 공식 입장을 듣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고 변성완 권한대행을 기다렸다.

    하지만, 부산시는 현재 주간 정책회의가 진행 중이라고 막아섰다.

    행정 절차와 일정상 갑작스러운 면담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시청 로비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유족들은 담당국장 연락처라는 전화번호만 건네받고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시각, 변성완 권한대행은 간부들이 참석한 주간정책회의에서 이번사건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를 막론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시와 구·군,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은 무한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발 방지 대책도 부랴부랴 내놨다.

    하지만 폭우 참사와 관련해 나흘이 지나서야 나온 첫 입장표명이었다.

    23일 부산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졌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 27일 오후 5시 부산시청 권한대행 사무실

    부산시가 유가족의 면담을 '문전박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는 이날 오후 급박하게 다시 면담일정을 잡았다.

    하루종일 초조하게 기다리던 유족들은 약속시간 15분 전에 대행실을 찾았다. 대행은 약속한 시간보다 40분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이날 오후 2시, 부·울·경 시도지사가 함께 한 영남 미래포럼 일정 때문이다.

    뒤늦게 나타난 변 대행은 1시간 가량 유족들과 면담을 했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시간대별로 어떤 보고를 받고 조치했으며, 부산시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결국 현장에는 부산시 시민안전실장이 나가 있었고, 변 대행은 전화로 보고만 받았을 뿐 현장을 찾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족들은 폭우가 쏟아져도 지자체, 소방, 경찰이 사고를 막지 못한 것은 재난 예방 시스템이 완전히 멈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대행은 시 차원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속 시원한 해명을 듣지 못한 유족들은 법적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부산에 내린 폭우로 연제구 연산동 일대가 물에 잠겼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 2014년 8월 25일, 우장춘로

    이날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금정구 우장춘 지하차도가 침수돼 60대 여성과 10대 손녀가 숨졌다.

    또, 기습적인 폭우 속에 차량에 있었거나 길을 지나던 50대 여성 2명이 각각 휩쓸려 숨지는 등 4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당시 변 권한대행은 부산시 정책기획실장으로 부임해 출근한 첫날이었다.

    업무를 파악하기도 전에 벌어진 참사에 당시 변 실장은 현장에서 실시간 들어오는 사건사고를 취합하고 현장을 방문하느라 밤을 샜다.

    부산시 고위관계자들은 이 때 동분서주하던 변 실장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러면서 이번 초량동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평화가 지속되면 전쟁의 기억은 쉽게 잊혀지는 법이다"

    # 7월 30일 변성완 권한대행 취임 100일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 파문으로 물러간 이후 권한대행을 맡은 그는 오는 30일이면 부산시장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지 100일이 된다.

    시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변 권한대행은 '흔들림 없는 시정'과 '소통'을 전면에 내세워 광폭 행보를 보였다.

    가장 낮은 곳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참사에 변 권한대행의 리더십과 존재감은 미미했다.

    참사 당일 현장에도, 다음날 숨진 이들의 빈소에도, 유가족들이 시청에서 만나 달라고 외칠때도 그는 현장에 없었다.

    대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부산을 찾아 비 피해 현장을 둘러볼 때에는 현장에서 직접 수행했다.

    유족들을 먼저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기에 앞서, 시 공무원만 있는 회의석상에서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표현으로 사과를 대신했다.

    수장의 리더십, 능력, 추구하는 가치는 위기상황에서 그 실체가 드러난다.

    변 권한대행의 시정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쏟아지는 비에 삶의 터전이 흙탕물로 뒤덮일까 잠 못이루는 이들, 황망하게 가족을 잃고 '사건의 실체'라도 밝혀 떠난 이의 넋이라도 달래고 싶은 이들에게 변 권한대행이 답할 시간이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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