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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치아 곤돌라 정원↓, 이유는 거리두기 아닌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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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체중 손님 태우는게 폭탄 싣는 것 같다" 뱃사공들 불평

    베네치아 운하의 곤돌라(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세계적 관광 명물인 곤돌라의 탑승 정원이 6명에서 5명으로 줄어든다.

    베네치아 곤돌라사공협회는 22일(현지시간) 시내 운하를 운행하는 곤돌라의 최대 탑승 인원을 줄이는 새로운 조치를 시행한다고 이탈리아 현지언론과 미 CNN 등이 보도했다.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대운하, 즉 카날 그란데를 오가는 대형 곤돌라(Da Parada)의 탑승 정원도 기존의 14명에서 12명으로 줄어든다.

    관광으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베네치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지난 수개월간 현지 관광산업에 핵폭탄 같은 충격을 줬다.

    그런데, 폐쇄 조치가 서서히 풀리고 관관산업도 기지개를 켤 시점에 곤돌라 탑승 정원을 줄이는 이유는 뭘까?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자는 취지일까?

    정답은 전혀 엉뚱한 곳에 있다. 바로 관광객들의 몸무게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

    바이러스가 무서운게 아니라 무거운 몸무게가 곤돌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드레아 발비 베네치아 곤돌라협회장은 "지난 10여 년간 관광객들의 몸무게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탑승 하기 전에 관광객의 몸무게를 일일이 측정하는 번거로움을 겪기 보다 탑승객 숫자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발비 회장은 "무거운 짐은 곤돌라 선체를 물속으로 꺼지게 하는데 그렇게 되면 곤돌라 뱃사공들이 배를 감당하기 어려워 수로를 운항하는게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곤돌라 보조사공 모임의 라울 로베라토 협회장은 일간지인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은 마치 폭탄을 배에 싣는 것과 같다"고 과체중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그는 "꽉꽉 채워서 태우면 선체가 아래로 꺼지고 물이 들어오기도 한다"면서 "반 톤이 넘는 고기를 배에 싣고 운항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초과탑승의 위험성을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양 끝이 말려 올라가고 가늘고 긴 모양을 한 곤돌라는 중세때 시작된 것으로, 베체치아를 상징하는 대표적 이동 수단이다.

    베네치아에는 현재 433명의 정식 곤돌라 사공과 180명의 보조 사공이 협회에 등록돼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최근까지 운항 횟수는 대폭 감소했다.

    곤돌라 교통량이 급감한 덕분에 베네치아 운하의 수질은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경제 정상화에 나섰고 베네치아도 관광객 유치를 반기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있다.

    이달 초 유럽연합은 해외 관광객들의 역내 입국을 허용하는 일련의 권고안을 도출한 바 있다.

    한편, CNN에 따르면, 세계 관광업계에서 관광객의 체중에 따라 규정을 바꾼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그리스의 유명 관광지인 산토리니는 당나귀들이 척추 부상으로 혹사당하고 있다는 동물보호단체의 탄원을 받아들여 뚱뚱한 관광객들의 나귀 탑승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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