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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그가 폐허 속 '반도'에서 발견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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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 그가 폐허 속 '반도'에서 발견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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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
    폐허의 땅 반도, 그곳으로 들어간 자 '정석'_배우 강동원 ①

    (사진=NEW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려 하지 않는 금지된 땅 반도. 봉쇄된 반도에 스스로 발을 디딘 이가 있다. 바로 4년 전 전국을 휩쓴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정석(강동원)이다.

    사랑하는 가족도, 희망도 모두 잃은 채 죽은 듯 홍콩에서 살아가던 정석이다. 그는 반도에 있는, 돈이 실린 트럭을 가져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가져오는 데 성공할 경우 보수는 트럭 속 돈의 절반이다.

    사실 정석에게 돈은 중요치 않다. 처음 정석은 거절했지만 그의 매형 철민(김도윤)이 간단다. 모두 잃은 정석에게는 남은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정석은 철민을 비롯한 다른 일행과 반도로 돌아온다.

    정석이 4년 만에 다시 모든 것을 잃었던 땅 반도로 돌아오며 영화 '반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관객들의 몰입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정석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을 만나 폐허 속에서 만난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NEW 제공)

     

    ◇ '반도'로 이끄는 자, 정석

    정석은 관객들이 영화 안으로, 폐허가 된 반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를 중심으로, 그의 시선을 따라 '반도'가 나아간다.

    "저는 몸으로 때우고, 멋진 액션은 다른 배우들이 해요. (웃음) 관객이 정석의 시선으로, 정석을 따라오는 영화니까 제가 제일 중점을 둔 건 그 부분이죠. 그래서 저는 최대한 다른 배우들의 보조를 잘 맞춰주고, 어떻게 하면 배우가 더 돋보일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강동원은 "정말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본인도 그렇게 살아가다가 희망을 찾게 되는 측면에서 본다면 정석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후배 이레와 예원이 주도적으로 액션을 하는 모습이 좋아서 최대한 연기로 지원하려고 했다. 극 중 준이(이레)의 카체이싱 액션에서 정석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강동원은 "뒷좌석에서 노력했다. 감독님이 저한테 그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고 했다. 고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사진=NEW 제공)

     

    액션 장르에서 뛰어난 면모를 선보였던 강동원은 이번에도 현실적인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그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던 바람을 이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반도'는 '부산행'(2016)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또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문명이 멸망한 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어떤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넣고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죠. 그런 측면에서 '반도'가 좋았던 것은 최고로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는 영화기 때문이죠. 그래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강동원이 귀띔해 준 대로 정석의 감정 변화를 좇는 것은 폐허의 시대, 희망을 발견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하나씩 깨달아가는 게 정석이다.

    "정석은 기본적으로 합리성을 가진 인물이에요. 그런 정석이 재난 상황을 맞으며 인간에 대한 여러 가지 실망감도 들고 또 염세적인 면도 생겼을 거예요. 그래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다가 다시 폐허가 된 도시로 돌아와 민정(이정현)의 가족을 만나게 되죠. 사실 제 캐릭터는 잘 훈련된 군인이긴 해도 히어로 같은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민정의 가족이 진짜 히어로예요. 그들을 만나며 정석도 다시 희망을 찾아가게 돼요."

    (사진=NEW 제공)

     

    ◇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 반도

    '반도' 시나리오에서 강동원의 시선과 마음을 가장 끌었던 것은 역시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인류 문명이 멸망한 그 후, 세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리고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주제다.

    "제일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고, 우리가 사는 현실이 파괴된 후 극단적인 상황을 놓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보면서 제일 좋았던 장면이 631부대가 모여 사는 부분이었어요. 신선하다고 생각했죠. 청소년이 운전하는 것, 아이가 RC카를 조종하는 것도 보고 싶은 장면이었어요. 그동안 영화들을 보면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무언가 하는 게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요."

    (사진=NEW 제공)

     

    631부대는 원래 갑작스러운 좀비 출현에 맞서 생존자들을 구하던 이들이 모인 곳이다. 그러나 국가는 무너졌고, 좀비들도 뒤덮인 채 국가 기능을 상실한 반도는 다른 나라들로부터도 외면당한다.

    끊임없는 구조 요청에도 응답 없는 날들이 계속되며 그들은 인간성을 버린 채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존재로 변한다. 심지어 '들개'라 불리는 생존자들을 좀비와 한 곳에 가둬놓고 '숨바꼭질'이라는 게임을 즐긴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들을 유희 거리로 삼는 숨바꼭질 장소는 반도와 현실의 축소판과도 같다.

    "로마 시대에도 그런 게 있었다지만, 마치 투우하는 것처럼 좀비에게 쫓기는 인간을 구경하는 모습이 어떻게 구현될지 보고 싶었어요. 한국에서는 그런 걸 못 본 거 같아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자체도 없었고요. 반도 안에서 짐승처럼 변한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 그걸 어떻게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낼 것인가 궁금했죠."

    (사진=NEW 제공)

     

    ◇ 모든 것을 잃은 정석, 모든 것이 사라진 땅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어쩌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는 사회와 인간의 극단적인 모습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연장에서 폐허가 된 사회 속 인간과 인간성, 그리고 역설적으로 희망에 관해 질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석이 폐허가 된 반도에서 본 것은 인간성을 상실한 채 짐승처럼 살아가는 631부대만이 아니다. 앞서 강동원이 '히어로'라 표현했던 민정, 준이, 유진(이예원), 김 노인(권해효)을 만나며 '희망'을 마주한다.

    "정석은 마음을 닫고 살았어요. 트라우마라면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고, 정선 본인에게도 부족한 지점인 거였죠. 희망이 없던 정석은 자신이 있던 곳보다 더 힘든 데서도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게 돼요. 본질적으로 희망이라는 게 마음가짐에 달린 게 아닌가 생각해요. 아무리 힘든 시기를 보내더라도 마음속에 계속 해를 품고 있다면, 좋은 날이 올 거로 생각해요. 희망을 가지면 희망이 되는 거죠."

    (사진=NEW 제공)

     

    민정 가족을 통해 희망을 되찾은 정석은 자신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써 얻은 희망을 온전히 자신의 안으로 품기 위해 결말에서 특별한 선택을 한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땅에서 모든 것을 잃었던 자가 희망을 되찾고, 삶의 의지를 되새긴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석을 연기한 강동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도 민정 가족 안에 있다.

    "준이가 '제가 살던 세상도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라면서 시작하는 대사가 있어요. 그게 직접적이면서 깊이도 있고,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결말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관객들도 납득하고 좋아할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께 한국에서도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이 잘 나올 수 있구나, 재밌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영화가 되면 좋겠습니다."(웃음)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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