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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늦은 트윗, 엉뚱한 사진'…존 루이스 추모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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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자유의 메달 받는 존 루이스 의원 (사진=연합뉴스)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80)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별세한 가운데 미국 정가에서 추모글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은 트윗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다른 흑인 의원의 사진을 게재하는 엉뚱한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별세에 관공서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조기 게양은 이날 하루 백악관을 비롯한 모든 공공건물과 군 기지, 해외의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해군 함정 등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루이스 의원에 대한 기억과 오랜 공직 봉사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조기 게양을 명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의회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늦은 트윗이다. 그는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골프장에서 휴일골프를 친 뒤 오후 트위터 계정에 "민권 영웅 존 루이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 멜라니아와 나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우리의 기도를 보낸다"고 짤막한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시점은 루이스 의원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이었다. 오전에 자신이 소유한 골프클럽을 찾아 골프를 친 뒤 오후 2시쯤 골프장을 떠나서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

    워싱턴포스트는 루이스 의원 별세에 대해 각계각층의 애도가 쏟아져 나왔지만 "거의 하루종일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비꼬았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생전의 루이스 의원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루이스 의원은 러시아 공모설을 언급하며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에 "존 루이스 의원은 끔찍한 모습으로 허물어지는 지역구를 바로잡는데 시간을 더 써야 할 것"이라며 "말만 하고 행동은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내놓았을 때에는 루이스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늦은 트윗과 달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 대통령으로 선출됐을 때 취임식 연단에서 선서하기 전에 나는 그를 껴안고 그의 희생 덕분에 내가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그에게 말했다"는 애도 성명을 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는 언제나 우리가 어디를 향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고 있었던 도덕적 잣대였다"고 추모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를 '가장 진정한 애국자'라고 트윗했다.

    ◇ 공화 상원의원들, 또다른 흑인의원 커밍스 사진 게재 잇단 실수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을 추모하며 또다른 흑인의원 사진을 올리는 실수를 잇따라 저질렀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에 추모메시지를 올리면서 지난해 10월 별세한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과 국립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엉뚱한 사진이 오르자 추모글도 엉뚱한 내용이었다. 설리번 의원은 "그의 인상 깊은 헌신의 작은 부분이나마 동참할 수 있었던 것, 흑인역사문화박물관 개관식에 같이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이 영광"이라고 썼다.

    설리번 의원실은 "직원이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플로리다 출신 공화당 소속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같은 날 추모글을 올리다 역시 커밍스 의원 사진을 올렸다.

    루비오 의원은 "정확하지 않은 사진을 올렸다. 신께서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실 것"이라며 트윗에 올린 사진을 바로잡는 소동을 겪었다.

    6개월간의 암투병 끝에 타계한 존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다. 1963년 8월 루서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고 연설한 워싱턴 행진때에는 23살 최연소 나이로 연단에 올랐다.

    흑인 투표권법 제정에 계기가 된 1965년 셀마 몽고레리 행진에서는 경찰의 곤봉에 맞으며 강제진압되는 모습이 공개돼 인종차별 반대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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