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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지휘 거부는 불법' 압박 속…윤석열 '선택의 시간'



사건/사고

    '장관 지휘 거부는 불법' 압박 속…윤석열 '선택의 시간'

    윤석열, 이르면 오늘 '추미애 수사지휘' 수용 여부 입장 정리
    충돌 국면 속 조국도 가세…'尹 선택지 좁히기'
    조국, 文대통령 저서 속 "법무부 장관의 지휘는 당연한 권한" 문구 강조
    尹 이견 표명시 여권서 '거취 논의' 본격화 될 가능성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취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휘를 놓고 최종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지휘 수용 여부에 대해 의견 수렴 절차까지 마친 윤 총장은 이르면 6일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지휘 수용 외에 절충점은 있을 수 없다'는 식의 메시지로 윤 총장의 선택폭을 최대한 좁혀 놓은 모양새다. 때문에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에 대해 일부라도 이견을 표할 경우, 그간 이어졌던 양측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 검사장 다수 '장관 지휘 부당'…尹, '秋 비판론' 명분 삼아 이견 표시 가능성

    추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적시한 수사지휘서에서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할 것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윤 총장이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의혹 당사자인 이 사건에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부른 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아예 손을 떼라는 뜻이었다.

    윤 총장은 이 지휘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의견을 수렴했다. 검사장들 사이에서 '자문단 소집 중단' 지시를 놓고는 크게 문제제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결과만 보고 받으라'는 추 장관의 두 번째 지시는 검찰총장의 지휘‧감독권을 침해한 것이며 이번 사안으로 총장이 사퇴해서도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빠진 채 열린 수도권 검사장 회의에서는 추 장관에게 해당 지휘 내용 재검토를 건의하자는 데 뜻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 중앙지검 수사팀(형사1부)의 수사 공정성에도 물음표가 붙는 만큼, 제 3의 특임검사를 제안하자는 취지의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런 기류로 봤을 때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일각에는 윤 총장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정면충돌을 택하는 대신, 검사장 회의 내용 등을 법무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접점 찾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대검 관계자는 전날 오후까지도 "윤 총장의 입장은 결정된 게 전혀 없다"며 "(입장 표명) 방식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검사장 회의 내용 보고가 완료되는 6일 최종 입장을 정리할 전망이다.

    ◇ '절충안 없다' 미리 선 그은 秋…조국은 '문 대통령 과거 발언' 소환해 지원 사격

    (사진=연합뉴스)

     

    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이 발동된 뒤 추 장관을 중심 삼은 범여권은 윤 총장에게 지휘 수용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휘 거부 시 강력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전 경고 행보로도 비춰진다.

    법무부는 전국 검사장 회의가 진행된 당일 오전 "수사팀 교체나 제 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이라며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두 번째 지휘 내용과 관련해 절충안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미리 선을 그은 셈이다.

    추 장관은 이튿날에는 검사장들의 비판 기류를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검사장 여러분들은 흔들리지 말고 우리 검찰조직 모두가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장외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런 추 장관에게 보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힘을 싣고 나섰다. 조 전 장관은 추 장관과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임의기구에 불과한 '검사장 회의'의 의견이 어디로 정리됐다고 하더라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검사장들의 여론이 '지휘 거부'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총장은 장관에 대한 이의제기권이 없다"며 "장관이 법에 따라 정당한 지휘를 하였는데, 총장이 그 지휘를 거부한다? 그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특히 전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검찰을 생각한다(2011)'에서 "법무부 장관이 헌법과 인권에 기초해 지휘권을 행사하는 건 당연한 권한이다"라는 문구를 발췌해 소개하기도 했다. 범여권에서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도 나서 "공무원들이 모여 지휘를 수용할 건지 말지 논의해 보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런 언행과 작태 자체가 항명인데, 그것도 모자라 함께 모여 역모를 꾸민다는 것이었느냐"고 윤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여권에서 산발적으로 언급되던 윤 총장 거취 문제가 본격적인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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