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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담화, 북미정상회담 선 긋고 대미대남 압박



통일/북한

    北 최선희 담화, 북미정상회담 선 긋고 대미대남 압박

    문 대통령, 외교안보교체·비건 방한 앞두고 나온 北 담화
    “긴 말할 것 없다,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 없다”
    문 대통령 겨냥 “섣부르게 중재 의사 표명하는 사람 있다”
    “10월의 뜻밖의 선물·조건부 제재 완화? 공상가들”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일축, 그러나 여지는 남겨
    ‘새로운 판’ 짤 것 요구하며 대미·대남 압박
    노동신문, 미 독립기념일에 맞춰 핵·ICBM 능력 집중 조명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개최 제안과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이어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7일 한국을 방문해 대북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에 맞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선을 긋는 담화를 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자신 명의의 담화에서 “더 긴 말 할 것 없다”며, “조미(북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최선희 부상이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최 부상은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서뿌르게(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국 대통령선거 전에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 미국 집권층이 공감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며, “심지어는 그 무슨 ‘10월의 뜻밖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명하면서 우리의 비핵화조치를 조건부적인 제재 완화와 바꾸어 먹을 수 있다고 보는 공상가들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제안을 전후해 한국과 미국 등에서 나온 회담 관련 관측들을 ‘공상’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중재 의사 표명이 ‘섣부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상은 “이미 이룩된 수뇌회담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적대시정책에 집요하게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 미국이 아직도 협상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 있다”며, “그 누구의 국내 정치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우리 국가의 정책이 조절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속에 미국이 장기적인 위협을 한다고 해도 전략적 계산표에 따라 얼마든지 버텨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장기간 버텨낼 수 있는 만큼 미국의 정책이나 대화조건의 변화가 없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필요에 따라 성급하게 대화 또는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도 읽힌다.

    최 부상의 담화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최근 부상하고 있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는 내용이지만 협상의 문을 아예 닫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의 중재시도에 대해 막말 비난 대신 ‘섣부르다’는 평가에 머물렀고, 미국을 향한 직설적인 비난도 없다는 점에서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 “이미 이룩된 수뇌회담 합의도 안중에도 없이 대조선적대시정책에 집요하게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 “조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 등과 같은 발언은 역으로 미국의 결단과 용단을 압박하는 맥락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내용과 조건과 관련해 미국을 향해 ‘새로운 판’ ‘새로운 계산표’를 요구한 셈이다.

    북한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이날 최선희 부상의 대미 메시지 발화에 이어 자신들이 보유한 핵·미사일 능력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0건에 가까운 기사를 게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시험 발사 3주년을 대대적으로 조명했다.

    북한은 3년 전 이날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7.4혁명’이라고 명명했고, 그 해 11월말 화성-15형을 쏜 뒤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는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는 ICBM 발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해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북미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 완전한 제재 해제 없이 조건부 제재 해제와 비핵화 조치를 맞바꾸는 식의 임시 봉합적인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협상을 어떻게 진지하게 마련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대미 압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북한은 향후 북미대화가 복원되더라도 거래 호가를 높이기 위해 거부 의사를 반복적으로 표명할 가능성 높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라인 교체 직후에 담화가 나왔다는 점에서 북미 대화는 물론 남북 대화에서도 재개 문턱을 높이고 몸값을 높이기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선희 부상의 담화로 볼 때 미국이 북한을 견인할 수 있는 비핵화협상 방안, 즉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북미정상회담이든, 비핵화 실무협상이든 재개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전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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