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달라붙은 메뚜기떼(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로 불리고 있는 남미의 브라질이 이번에는 대규모 메뚜기떼 엄습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브라질 당국은 남부 곡창지대 주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브라질 정부는 메뚜기떼가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주와 산타 카타리나주를 덮치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전염병 발병 우려가 있다며 '식물위생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비상사태는 해충 퇴치 조치와 함께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 계획을 담고 있다.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접경지역에서 시작된 초대형 메뚜기떼는 거대한 '구름'을 형성한 채 브라질 남부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수일 안에 메뚜기떼가 남부지역을 덮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남미의 메뚜기 떼는 이미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옥수수와 사탕수수 농가에 큰 피해를 냈다.
메뚜기떼는 폭 3km, 길이 10km의 구름같은 크기다.
전문가들은 적게 잡아도 최소한 12억 마리가 한꺼번에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상 상황과 곡물에 따라 남미 대륙을 이러저리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앞서 피해를 입었던 아르헨티나에서는 메뚜기떼가 하루에 먹어치우는 농작물이 사람 35만명, 혹은 소 2천 마리의 식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메뚜기떼의 공격을 받으면 순식간에 1년 농사를 망칠 수 밖에 없는 것.
브라질 정부는 농업용 항공기 4백여대를 동원해 메뚜기떼를 흩어지게 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브라질 농업항공회사연합(Sindag)의 가브리에우 콜리 사무국장은 "세계적으로 '메뚜기떼 구름'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농업용 항공기 보유 대수는 2천280대에 달한다.
올해 브라질의 농산물 수확량은 2억4천590만t으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정부는 그러나 메뚜기떼 습격으로 수확량 목표에 큰 차질이 빚어질 지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은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4만2천여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 12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망자도 5만4천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메뚜기떼의 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브라질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