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70주년 기념연설에서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공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우리의 GDP는 북한의 50배가 넘고, 무역액은 북한의 400배를 넘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남북 경색 국면 속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단호하면서도 분명한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며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라며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다.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고 김명순 이등중사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을 바탕으로 반드시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갈 것"이라고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자주 국방 의지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전쟁이후 70년 동안 정전 상태인 점을 강조하며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종전, 평화 메세지를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우리는 6·25전쟁을 진정으로 기념할 수 없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위협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6·25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전날 한국으로 봉환된 유해 한국전 전사자 147구 앞에서 최대한의 예우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유해 봉환에 "슬프고도 자랑스런 일"이라며 "지체되었지만, 조국은 단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습니다.예우를 다해 모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우리가 모신 영웅들 중에는 이미 신원이 밝혀진 일곱 분이 계신다"며 한명 한명의 이름을 모두 호명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이날 신원이 확인된 7인은 고(故) 김동성 일병, 고 김정용 일병, 고 박진실 일병, 고 정재술 일병, 고 최재익 일병, 고 하진호 일병, 고 오대영 이등중사로, 함경남도의 장진호 전투에서 산화한 영웅들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과 함께 호국의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만3천 전사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워싱턴에 '추모의 벽'을 2022년까지 완공하여 미국의 참전 용사들과 동맹정신을 영원히 기리겠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며 "유엔참전국과 함께 하는 다양한 보훈사업을 통해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기리겠다"며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뜻깊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주신 유엔참전국 정상들과 오늘 행사에 함께해주신 각국 대사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