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백' 출연배우 홍경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제가 어렸을 때 본 영화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펀치 드렁크 러브'예요."
배우 홍경은 영화 이야기가 나오자 그 어느 때보다 밝아졌다. 말과 표정에 '즐겁다'는 감정이 가득 묻어났다. 어릴 적부터 그의 곁을 함께해온 게 바로 '영화'다. 그래서 첫 영화 데뷔작 '결백'이 더욱 특별하다. 그리고 더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홍경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의 말에서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물어봤다. 지금 생각나는 영화 가운데 몇 편 추천해 줄 수 있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입에서 영화 제목과 그 이유가 술술 나왔다. 좋아하는 영화는 몇 번이고 돌려보는 홍경이 아마 셀 수 없이 돌려봤을 영화일 것이다.
◇ '펀치 드렁크 러브'(Punch-Drunk Love, 2002)영화 정보│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루이스 구즈만 등
│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아담 샌들러)가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에밀리 왓슨)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
"일단 '펀치 드렁크 러브'는 꼭 봐야 하는 영화예요. 장르적으로도 굉장히 로맨틱한 영화이고, 많은 분이 사랑이란 뭘까에 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또 영화를 몇 번 보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저 인물이 과연 독특한 인물인가 하는 점이죠. 내 주변에서 보던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돼요. 아담 샌들러가 맡은 배리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솔직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해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나의 좋은 점만 보여주고 싶어서 부끄러운 점, 모난 점을 숨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많은 걸 느끼게 돼요. 심각한 영화는 아니고, 여러 가지가 섞여 있어서 재밌어요." _배우 홍경
◇ '팬텀 스레드'(Phantom Thread, 2017)영화 정보│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 다니엘 데이 루이스, 빅키 크리엡스, 레슬리 맨빌, 리차드 그레이엄 등
│1950년대 전후 런던, 독특한 스타일로 영국 패션계 거물이 된 의상 디자이너 레이놀즈 우드콕(다니엘 데이 루이스)이 젊고 아름다운 알마(빅키 크리엡스)를 만나게 되며 그의 통제된 삶이 흔들리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같은 감독의 영화 '팬텀 스레드'도 추천해요. 제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을 좋아하긴 해요. 그런데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걸 다 제쳐두고라도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은퇴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꼭 봐야 해요. 영화는 1950년대 영국 디자이너의 이야기예요. 자기 일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자기만의 루틴이 확실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 사랑하는 사람이 들어오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요. 그 과정에서 섬뜩한 면도 있고 되게 웃긴 면도 있어요. 다양한 면이 공존하는 영화라서 추천해요." _배우 홍경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영화 정보│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마이클 스털버그, 아미라 카서 등
│1983년 이탈리아, 열일곱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가 스물넷 청년 올리버(아미 해머)를 만나며 겪게 되는 여름날의 이야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주인공 티모시 살라메는 제가 정말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하는 배우라서요. (웃음) 첫사랑에 관해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영화인 거 같아요. 마지막 신이 정말 유명해요. 저도 아직 새겨듣는데, 우리가 어떤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받기 싫어서 그냥 무시하고 외면하면 나이가 들어서 남는 게 없다고 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아프거나 힘들다고 하면, 그건 잘 가고 있다고 위로해 주는 영화인 거 같았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요." _배우 홍경
◇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2008)영화 정보│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마이클 케인 등
│DC 코믹스의 캐릭터 배트맨을 기반으로 한 3부작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범죄와 부패로 들끓는 고담시를 지켜나가는 배트맨(크리스찬 베일)과 광기 어린 악당 조커(히스 레저)의 마지막 대결을 그린 이야기
"또 하나는 상업적 영화예요.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주연의 '다크 나이트'는 감히 히어로 영화 중 앞으로 그것보다 더 좋은 영화가 못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기존의 다른 영화와 다르게 마치 뉴욕에 가면 있을 법한 그런 현실성이 있고, 굉장히 잘 짜인 히어로 영화라 생각해요. 놀란 감독이 모든 걸 현실적으로 만드는 감독이기도 하죠. 그리고 히스 레저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은 작품이라서 추천해요." _배우 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