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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옥 "위로가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너 지금, 딱 좋아'"



사회 일반

    김창옥 "위로가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너 지금, 딱 좋아'"

    나와의 관계가 좋으면, 남과도 좋은 소통이 된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창옥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죠? 바로 소통입니다. 가정도 지역공동체도 정치판도, 나아가서 전 세계도 다 소통이 부족해서 문제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요. 이 소통 분야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강사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이분일 겁니다. 관련 강의가 유튜브 누적 조회수 8000만 회 맞아요?

    ◆ 김창옥> 네. 대충.

    ◇ 김현정> 8000만 회. 우와. 그래서 이분의 별명이 ‘강연계의 BTS’이십니다. 김창옥 씨 이야기인데요. 최근에 청각장애인인 아버지와의 소통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들리나요’가 개봉이 되면서 또 한 번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소통 전문가 김창옥 씨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김창옥>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강연계의 BTS? 마음에 드십니까, 이 별명은?

    ◆ 김창옥> 아니, 그거는 아마 방송 작가님들이 붙여주신 거지 뭐 좀 거시기하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런데 심각한 주제도 너무나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재주를 가지고 계세요. 그래서 우리 김창옥 선생님 강연을 듣는 분들은 배꼽 잡고 웃다가 나중에는 울면서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 김창옥> 그게 뭐 아까 소개해 주신 대로 아버지는 귀가 안 들리셨고 어머니는 학교 다니신 적이 없으셔서 글을 모르시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적에 관공서 같은 데 갈 때 요즘은 안 그렇지만 30~40년 전에는 거기가 되게 분위기가 정말 그랬거든요. 그런데 가뜩이나 또 귀도 안 들리시고 또 안 보이시는 거니까 그래서 내가 나중에 뭔가를 알게 되면 좀 사람들한테 친절하고 좀 쉽게 설명해 주면 좋겠다. 그게 어렸을 적부터 쌓여서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아버지, 어머니, 부모님 손잡고 가면 관공서에서, 안 그렇지만 옛날에는 좀 무시하고 하는 게 좀 있었어요. 그래서 그 경험이 너무도 아프게 남아 있어서?

    ◆ 김창옥> 그래서 뭐 사람이 뭘 하나를 알든 세상의 이치를 알든 그거 아는 것 갖고 이렇게 자랑하고 으시대지 말고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친절하고 좀 쉽게 안내해 주면 좋지 않겠나. 그게 그냥 어떻게 자연스럽게 좀 생긴 것 같아요. 무의식에.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렇게 소통을 주제로 강연해서 그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는 소통의 달인인데 이번 영화의 주제는 아버지와의 불통이에요. (웃음)

    ◆ 김창옥>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 소통이라는,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학을 제가 공부했던 것도 아니고 성악을 저는 전공했고. 그래서 소통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던 건 아버지하고는 너무나 오랜 세월 불통된 관계를 겪었기 때문에 그 목마름이 소통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 거지, 사실 그래서 소통 전문가다라는 말도 또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좀 정확하게 말하면 강연할 때 좀 대중들과 소통을 상대적으로 거기에서 잘 하는 사람, 이렇게 해야지 나머지 분야에서는 또 엉망이다. (웃음)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못하고 이런 경우도 많아서.

     

    ◇ 김현정> 솔직함이 매력이세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아버님이 청각장애 3급, 청각장애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불통이기도 하고 소통이 어려웠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 또 아버님의 독특한 면들이 있어서 가정적으로 좀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김창옥> 네, 아버지가 여든다섯 되셨는데 아주 전통적 한국의 아버지상이셨어요. 전혀 말 없으시고 아들하고 대화도 없고 그런데 거기다 또 귀가 안 들리시니까. 그게 훨씬 심해져서 아버지가 살아계시지만 아버지라는 존재가 뭔지 잘 모르고 제가 자라게 된 거거든요.

    ◇ 김현정> 사실 많은 한국인들이 그런 이야기 해요. ‘아빠하고 별로 얘기해 본 적 없다. 주로 소통은 어머니와’ (웃음) 평범한 얘기이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 김창옥> 그런데 거기다 귀까지 안 들리셨으니까 그게 보통의 가정보다 훨씬 심해졌고 그리고 또 엄마하고 아빠가 사이가 제가 보기에는 평생 안 좋으셨던 것 같아요. 부모의 사이가 자녀의 날씨와 같대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일까요?

    ◆ 김창옥> 그러니까 예를 들면 비가 오면 사람들이 입는 옷도 달라지고 먹고 싶은 옷도 달라지고 정서와 모든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엄마 아빠의 친밀도가 자녀에게는 날씨라는 거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정치도 여야의 친밀도가 국민의 정서적 날씨를 만든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게 한두 번 비가 오는 건 괜찮은데 계속 비가 온다든지 계속 어둡다든지 그러면 거기에 대한 지대한 영향을 자식이 받겠죠.

    ◇ 김현정> 그래서 김창옥 선생님이 우울증을 앓은 적도 있다고 고백을 하셨어요. 저는 믿겨지지도 않아요. 지금 여기서 말씀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분이시거든요. 이런 유쾌한 소통의 달인이 우울증을 앓았다?

    ◆ 김창옥> 그런데 오히려 얼굴을 보여주고 남에게 고도의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저는 더 취약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 코로나 사태도 보면 아마 직업군으로 가장 위험하신 분들이 의료인 군들이잖아요. 그러니까 누군가를 치료하려고 하면서 자기가 죽어갈 수도 있고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 또 위험해지실 수도 있고. 또 요리사 분들도 제때 밥 못 챙기시거든요. 왜냐하면 그때그때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을 해 주셔야 되니까.

    ◇ 김현정> 런치, 디너 타임 맞춰서.

    ◆ 김창옥> 그러니까 그 타임 놓치면 그분들은 어디 옆에서 그냥 간단한 거로 얼른 떼워버리시는 거죠. 그게 더 잘 될수록 위험해지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손님이 더 많아지시니까.

    ◇ 김현정> 그리고 그런 아픔들을, 가정 내에서의 불통 또 스스로의 우울증 이런 걸 직접 겪었기 때문에 마음의 처방전이 더 잘 나오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 김창옥> 민간요법 같은 거죠. 이걸 어디서 막 집대성한 학문을 배운 건 아니고 그냥 이제 경험치를 이렇게 ‘제 경험에는 이랬었습니다’ 이 정도 같아요.

    ◇ 김현정> 가족 얘기가 나왔으니 그런데요. 소통 중에 여러 가지 소통들이 있습니다마는 가정에서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겁니까? 가족 간의 소통?

    ◆ 김창옥> 집에서 지금 저한테 하는 질문인 것 같네요. ‘왜 밖에서는 잘하고 집에서는 못하냐? 밖에서는 100점, 집에서는 0점인데’ (웃음) 뭐 좀 참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 김현정> 집에서 실습은 나중에 좀 하시고요. (웃음) 일단 이론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잘합니까?

    ◆ 김창옥> 그런데 나하고 나하고 사이가 안 좋으면 배우자와의 사이가 좋기가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와 내 사이가 안 좋으면. 그래서 누군가 그랬거든요. ‘결혼이 힘든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있는데 결혼은 내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나를 보게 한다’ 그래서 내가 결혼을 안 했으면 내가 보고 싶지 않는 나를 평생 안 보고 죽을 수도 있는 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아, 나에게 이런 면이 있어?’ 그런데 이제 우리는 이걸 거꾸로 ‘나 장난 아니었는데 나 너 만나서 바닥 쳤어. 나 너 만나기 전에는 진짜 대단했어’라고 그러죠.

    ◇ 김현정> 나 잘 나갔어.

    ◆ 김창옥> 사람들이 다 나를 좋아하고. 그런데 그 씨앗이 나한테 있기 때문에 그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게 발아가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나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 김창옥> 나하고 나하고의 관계가 과연 어느 정도는 괜찮고 나서 결혼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최소한은.

    ◇ 김현정> 그러면 자신의 상황이 정말 최악이고 나와 소통이 제일 안 될 때 도피구로써 결혼을 선택하는 건 좋지 않다는 말씀이신 거고.

    ◆ 김창옥> 그런 것 같아요. 홀로 서지 못하면 더불어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사진=(주)김창옥 아카데미/(주)트리플픽쳐스

     

    ◇ 김현정> 그럼 나와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 김창옥> 그런데 또 역설적으로 나와의 소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외부와의 관계로써 인 것 같아요. 참 역설적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 혼자로서 그게 그냥 드러나는 게 아니라 뭐 연애도 해 보고 직장생활도 하고 사업도 하고 동료하고 파트너로 일도 해 봐야 ‘아, 이게 나하고 나하고의 사이가 안 좋으니까 파트너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네?’ 그러니까 참 그게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요즘에 그냥 제 스스로에게 드는 생각은 ‘포기만 하지 마라. 착한 사람들이 실망하고 포기한다. 그러니까 실망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으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 봐라’

    ◇ 김현정> 계속 소통을 해 봐라?

    ◆ 김창옥> 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전보다 좀 더 나아져 있지 않겠느냐.

    ◇ 김현정> 스스로 그런 경험도 좀 하셨어요?

    ◆ 김창옥> 그런 게 많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포기하고 싶은 게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이 일을 할 만한 자격이 되지 않아’라고 제 안에서 저를 비난하거나.

    ◇ 김현정> 그럴 때가 많습니까? 이렇게 잘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는 강연 전문가인데도?

    ◆ 김창옥> 그런데 오히려 그거를 그렇게 막 신경 쓰지는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나중에는 그게 더 책임감이라서 무겁다는 느낌은 들고. 보통의 남자보다 조금 더 여리거나 약하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사실은 군대도 좀 센 데 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해병대 갔다 오셨죠?

    ◆ 김창옥> 너무 여리고 약하니까. 누나가 넷 있거든요.

    ◇ 김현정> 누나 넷에 형 하나. 다둥이 가정. 막내시죠?

    ◆ 김창옥> 사이도 안 좋으셨는데 어떻게 여섯이나. 참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각방도 오래 쓰셨거든요. 부모님이. 어떻게 그렇게 됐나. 어른이 되고 보니까 참 이게 힘든 일인데. (웃음)\

    ◇ 김현정> 여하튼 그리해서 형, 누나가 넷, 여성스럽고 오히려 그랬다?

    ◆ 김창옥> 특히 엄마가 막둥이를 되게 어렵게 낳았으니까 누나들한테 ‘야, 막둥이가 그거 하재’, ‘너 왜 막둥이 하나 있는데 누나들이 넷이나 있는데 이것들이’ 엄마가 약간 그런 옛날 어머니셨거든요. 그러니까 마마보이는 아니었지만 누나들이 계속 뭘 해 주고 해 주고 이러니 ‘아, 내가 이렇게 성장하는 건 좋지 않다. 센 데로 가자’ 그래서 해병대를 지원한 거죠.

     

    ◇ 김현정> 그뿐만이 아니라 군대를 갔다 오신 다음에 대학에 진학을 하셨는데 대학에서 군복을 일부러 입고 다니면서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부여했다, 포장을 했다? 이게 무슨 얘기예요?

    ◆ 김창옥> 제가 공업고등학교를 나왔거든요. 이제 고등학교 1학년 때 영화 ‘미션’을 보고 저렇게 아름다운 음악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그게 꿈이 됐는데요. 막상 공부를 제가 못하고 음악대학 갈 실력도 형편도 안 되고 그랬다가 군대 가서 ‘그렇게 한번 내가 살아보자’ 그래서 되게 어렵게 5개월 만에 음악대학에 들어왔는데요. 너무 기초가 없으니까 친구들은 예고 나오고 저는 공고 나온 거죠.

    ◇ 김현정> 한참 앞서가는 느낌?

    ◆ 김창옥> 그래서 친구들은 모차르트 피아노 치고, 저는 바이엘이라고 초등학교 1학년 애들 치는 거 너구리하고 다람쥐가 8분음표 들고 미끄럼틀에서 내려오고 하는 것을 치니까. 너무 자존심이 세고 그런 상황을 알고 시골에서 올라왔는데 기죽기 싫고 돈도 없고. 그러니까 이제 해병대 군복을 입고 다닌 거죠. 열등감을 어떻게 좀, 제 어떤 갑옷 같은?

    ◇ 김현정> 그런데 누구나 그런 열등감은 있거든요. 그거 어떻게 극복해야 됩니까? 지금 이 잘나가는 강연 전문가, 소통 전문가도 가끔은 움츠러들 때가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떻게 극복해야 돼요? 어떻게 극복하고 무대에 서세요?

    ◆ 김창옥> 그게 처음에는 성과로 내가 소중하다는 걸 인정받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뭐 예를 들어 ‘내가 어느 학교를 나왔어. 내가 오늘 뭘 해. 그러니까 나 소중하다고 봐 줘’ 예전 같으면 이런 거죠. 친구들이 ‘내일 뭐 있어?’ 물어보면 ‘아니, 김현정 뉴스쇼라고 아나? 아니, CBS에서 나를 또 캐스팅을 하네? 아놔 진짜 뭐’ 이렇게 자랑으로 들어가는 거죠.

    ◇ 김현정> ‘잠깐 CBS에 가줄까 해’ 이런 식으로? (웃음)

    ◆ 김창옥> ‘원래는 15분 인터뷰인데 1시간을 또 유튜브까지 하자고 하더라고’ 뭐 이렇게 하면서 괄호 치고 이렇게 말하는 거죠. ‘그러므로 나 소중하다고 너희들이 좀 봐줘. 난 사랑받고 싶어. 나 열심히 살고 있지?’ 그런데 그게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성과를 내지 못해도 나는 좀 소중하다.

    ◇ 김현정>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다. 내가 꼭 명품 백을 들어서 나도 명품이 되는 게 아니라 그냥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다.

    ◆ 김창옥> 그런데 또 들면 좋죠. (웃음) 들면 좋은데 너무 그렇게 극단적으로 비닐봉지만 들고 다니고 이러지는 않아도 되는데. 그러니까 그런 흑백논리라기보다는 명품에서 자유로운, 그 자유롭다는 것은 ‘할 수도 있지만 안 할 수도 있는’

    ◇ 김현정> 그러네요. 그 자유함이 굉장히 좋네요. 그게 자유로워지는 순간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고.

    ◆ 김창옥> 그게 자유로워질 때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친구가 되고 지식이 많은 자와 지식이 모자란 사람이 친구가 되고요. 그런 사회철학이 있을 때 정말 사자와 어린 양이 같이 놀 수 있는 그런 게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나는 남보다 좀 모자란 것 같아. 좀 얼굴도 못생긴 것 같고’ 남보다 건강이 못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학력이 남보다 못할 수도 있고요. 이걸 극복하는 건 어떻게 해야 돼요?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돼요?

    ◆ 김창옥> 그거를 그러니까 이런 걸 받아봤으면 좋은 것 같아요. ‘야, 그래도 너 얼굴에 괜찮아’ 누구는 예쁘고 누구는 질서 안 지키고. 예를 들어 그럴 수 있잖아요. 누구는 몸매 장난 아니고 누구는 장난꾸러기고 이럴 수 있어요. 그런데 ‘야, 장난꾸러기여도 괜찮아. 그래도 너는 소중해’

    ◇ 김현정> 그런 교육을 좀?

    ◆ 김창옥> ‘살다가 장난 칠 수 있어. 그래도 넌 소중해. 그래도 소중해’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최종적으로 확인받고 싶은 건 내가 소중하고 누군가 내가 있어서 좋아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환영받고 그게 사실은 1번이지, 외모나 학력이나 사회적 권력이나 이것의 최종 버전은 내가 사랑받고 소중하다는 것을 서로 인식하고 가치가 있고. 제 경우에는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마지막은 그거니까. 그럼 이거는 부모님들이 새겨들으실 이야기네요.

    ◆ 김창옥>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이들한테 ‘넌 소중해. 너는 얼굴이 조금 눈코입이 질서 덜 지켰지만 그래도 그게 멋있어. 그게 개성이야’

    ◆ 김창옥> 그런데 그 부모도 자기의 부모에게 그걸 받지 못한 거죠. 아마 실력으로, 숫자로 평가 받았겠죠. ‘너 몇 등이야. 너 어디 회사 다녀?’ 그래서 뭐 그거를 극복할 수 있는 게 어떤 좋은 철학이나 종교의 진리나 그런 게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깨달음이나.

    ◇ 김현정> 좋은 말씀이네요. 아이들에게 혹은 내 옆에 친구에게 ‘너는 그냥 그대로 괜찮아, 넌 그래서 멋있어’라고 말해주면 좋겠네요.

    ◆ 김창옥> 그러니까 여성분들이 그런 거 많이 해 주잖아요. 식사하다가 ‘언니, 나 많이 쪘지?’라고 물어보면 ‘야, 딱 좋다. 너 키에는 지금 72kg가 딱 좋아. 너 왜 이렇게 살을 빼려고 하니? 나이 먹고 살 없으면 되게 보기 싫어’

    ◇ 김현정> (웃음) ‘그래, 쭈글쭈글하고 별로야’ 이런 얘기해 주는 거예요.

    ◆ 김창옥> 머리하고 나서도 ‘언니, 나 이상하지?’ 사실 자기가 보면 이상해요. 그런데 주변 언니들이 ‘딱 좋아. 너는 어떻게 나이를 안 먹냐? 어떻게 학교 다닐 때랑 똑같다. 샐러드바 한 번 더 갔다와. 지금 낸 돈이 얼마니’ 그런데 그 말이 정말 엄청난 말인 것 같아요. ‘딱 좋아’

    ◇ 김현정> 이게 그냥 하는 말 같아도 그냥 그게 힘이 되는 거군요? 듣는 사람은.

    ◆ 김창옥> 그게 진짜 영원히 위로 받고 안식하는 말인 것 같아요. ‘딱 좋아. 이렇게 더 이상 노력하려고 하지 마. 이미 애 많이 썼어. 그거 맨날 파이팅 파이팅 이런 거 하지 마. 뭔 스포츠도 아니고 뭘 파이팅이야? 지금까지도 잘했다’라고 그러면 사람은 더 잘하고 더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말의 힘이 대단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야, 김창옥 선생님, 오늘 딱 좋아요. 이거예요, 이거. 힘이 되는 이 한 마디.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창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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