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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체크]들끓는 미국…흑인만 상점 약탈한다?



미국/중남미

    [노컷체크]들끓는 미국…흑인만 상점 약탈한다?

    인종차별 규탄하는 시위에서 폭동으로 무고한 피해자 발생
    시위대 주축인 흑인들 향한 눈초리…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대응' 주문
    유명인들은 SNS로 "흑인만 폭동? 백인들, 프레임 조장말라" 항의
    평화 시위 위한 노력도 계속…시위 현장 청소하고, 경찰 보호까지

    미국 백인 경찰의 폭력적인 체포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시위가 미국 전역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 가운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상점 등을 약탈하는 '폭동'을 일으켜 논란을 빚고 있다.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에서 또 한번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는 혼돈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 SNS에는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상점을 운영 중인 백인 부부 중 아내가 얼굴을 가린 흑인들에게 포위돼 몽둥이, 주먹 등으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게시됐다.

    2일 현재까지 해당 영상은 조회수 530만회를 넘어섰다. 분노한 흑인들이 곳곳에서 이 같은 '폭동'을 벌였다는 의혹은 기정사실처럼 퍼지고 있다. 인종 간 갈등이 또 한 번 새롭게 촉발된 시점이다.

    이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흑인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를 '인간쓰레기'로 칭하면서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폭력 시위를 '테러 행위'로 간주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에 의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 중 한명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다시 집어 경찰에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정말 흑인 시위대 참가자들이 약탈 등 폭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일까. CBS노컷뉴스가 현장을 전한 SNS 게시물과 외신보도를 중심으로 확인해봤다.

    시위가 확산된 지난 주말 사이 SNS에는 상점을 부수는 백인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글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게시됐다. 일부 백인들은 현장에 흑인들이 저지른 폭동처럼 보이기 위한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작가 낸시 프렌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에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벌어진 시위 현장에서 한 흑인이 백인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낸시 프렌치는 "내슈빌은 지금 파괴되고 있다. (거리에서) 벽돌을 던진 사람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백인들이었다. 한 흑인 남자는 말 배설물을 경찰차에 끼얹고, 창문을 깨버린 백인 남자에게 '그들이 우리(흑인)를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흑인 래퍼 킹로스는 2일 다수의 백인들이 건물에 'Blacks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문구를 쓰고 있는 영상들을 공유했다.

    킹로스는 "많은 백인들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구를 건물에 도배하면서 흑인들이 (건물이나 상점을) 파괴한다는 프레임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수 미켈 졸렛은 30일 SNS를 통해 평화로운 흑인 시위대에 피해를 미치는 일부 백인 참가자들을 향해 경고했다. 그가 올린 영상 속에는 한 무리의 백인들이 상점을 파괴하자 이를 다급하게 말리는 흑인 시위 참가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미켈 졸렛은 "백인 참가자라면 특권을 이용해 흑인 시위대를 경찰로부터 보호하고, 흑인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라"면서 "그러나 건물을 파괴하지 말아라. 언론과 정부는 언제나 평화로운 흑인 시위 참가자들을 비난할 것이다. 한 무리의 백인들이 흑인 시위대가 멈춰달라고 했음에도 건물을 파괴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사진=영국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평화 시위를 위한 시위대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종합격투기 선수인 비 응우옌은 지난달 31일 SNS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시위 현장 영상을 올렸다. 다수의 흑인과 백인, 동양인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의 시위 참가자들은 주먹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평화 시위를 보여줬다.

    미국 네티즌들은 시위 이후 거리를 청소하는 참가자들의 사진을 '#LookForTheHelpers'(조력자를 찾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사진을 올린 한 네티즌은 "뉴스에서 볼 수 없는 것"이라며 "난장판을 만들기보다 치우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것이 이 시위 전체를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동하는 사람들보다 돕고, 영감을 주고, 조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라고 시위대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런가하면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시위대가 부대에서 홀로 떨어진 경찰을 폭력 사태에 대비해 보호하기도 했다. 이 장면은 지역 신문을 비롯해 영미권 유력 언론들에 보도됐다.

    건장한 체격의 흑인 시위대 참가자들은 구석에 몰린 경찰과 다수의 시위대 사이 인간 바리케이드를 쳤다.

    경찰을 보호했던 한 흑인 참가자는 "처음에 경찰관은 수적으로 매우 열세한 상황이었다. 시위대들이 그가 반응하도록 잡아당기거나 했다"면서 "우리는 팔짱을 끼고 스크럽을 짜서 경찰의 주위를 둘러쌌다"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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