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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굿즈' 때문에 300잔? 이유가 있다"



사회 일반

    "스타벅스 '굿즈' 때문에 300잔? 이유가 있다"

    커피점 사은품, 못받으면 억울한 심리 작용
    스타벅스, 뉴욕 라이프 스타일을 브랜드화
    굿즈 열풍, 과잉 경계해야... 역효과 날 수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그야말로 화제의 뉴스인데 단순히 화제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생각해 볼 지점이 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뽑아봤습니다. 바로 스타벅스 사은품을 둘러싼 해프닝입니다. 지난주말 여의도에 있는 커피점 스타벅스에서 한 손님이 커피 300잔을 주문한 뒤에 매장에 그대로 버려둔 채 사라졌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죠. 알고 보니 커피 17잔을 먹으면 여름맞이 한정판 사은품을 주는데 그걸 여러 개 받기 위해서 300잔을 주문한 거였습니다.

    이 고객은 자신이 먹지도 않을 걸 주문했다가 버리고 갔기 때문에 지금 상당히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마는 단순히 비판만 하고 끝낼 게 아닙니다. 이 현상, 이른바 굿즈마케팅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현재 세계경제를 이해하는 키가 숨겨져 있다고 하네요. 어떤 얘기인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연결을 해 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곽금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은품 받으려고 커피 300잔을 구입한 손님, 이 뉴스, 저는 보고 깜짝 놀랐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 곽금주> 사은품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다 있잖아요. 이왕 커피 마시는 거 (쿠폰을) 모아서 뭔가 물건으로 가지게 되니까요. 그런데 이제 올해는 조금 과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났네요.

    ◇ 김현정> 그러니까 (커피를 주문한 뒤 마시지 않고) 버리고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크게 논란이 됐지만 사실 이런 식의 스타벅스 굿즈 열풍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닌 거죠?

    ◆ 곽금주> 네, 이거 늘 있어 왔죠. 다이어리 주는 것도 해왔고요.

    ◇ 김현정> 겨울마다 다이어리 주는 거, 그때마다 열풍이 불었어요?

    ◆ 곽금주> 그렇죠.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 김현정> 이 굿즈 열풍의 이유가 뭐라고 하세요?

    ◆ 곽금주> 저한테 왜 그거를 받느냐라고 물어보면 약간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소소한 재미? 행복? 이러한 것들이 있는데요. 그 심리를 파고 들어가게 되면, 사은품은 내가 소비한 것에 이거는 공짜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미 내 거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어서 못 받게 되면 억울한 심리가 작용하게 되고요. 그리고 (한정판) 굿즈는 이번 여름에만 한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게 되니까 사람들은 구매해야 되겠다는 심리적인 압박감, 이러한 것들이 커지게 되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다른 커피점도 이런 비슷한 이벤트해요. 왜 ‘유독 이 커피 체인의 사은품 행사만 이렇게 매년 대흥행을 하는가?’ 이건 어떻게 설명하나요?

    ◆ 곽금주>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있는 거죠. 스타벅스가 처음에 우리나라에 상륙했을 때 그 라이프 스타일의 효과는 굉장히 컸어요. 왜냐하면 매장 자체도 달랐고요. 그리고 여기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어디 뉴욕에 앉아 있는 도시적이고 세련되고 이러한 문화를 즐기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고요. 특히 인터넷 (와이파이 연결)이 처음으로 그때 스타벅스에서 됐거든요.

    굉장히 도시화돼서 바쁜데 일은 해야 되겠고 내가 인터넷은 연결해야 되겠고 그러다 보면 이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는 나는 그냥 커피숍에서 여가를 보내고 있는 내가 아니고 일하고 있는. 굉장히 바쁜 이러한 나의 모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다른 커피숍보다는 스타벅스를 가려고 했고. 거기서 받게 되는 어떤 라이프 스타일, 나의 정체감이 그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정체감하고 일치를 시킨다는 점에서 스타벅스가 뜨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어떤 회사의 로고가 찍힌 사은품 받으면 ‘저 로고만 없으면 괜찮겠다’ 우리 이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 이 경우에는 ‘오히려 그 로고가 찍힘으로 인해서 그 라이프스타일을 내가 영유하는 사람이라는 어떤 가치를 심어준다’ 이게 유효하다는 거군요?

    ◆ 곽금주> 네.

    ◇ 김현정> 영화 어벤져스 열풍이 세계에 강타했을 때 그때 한참 얘기나왔던 게 팬덤경제학이었잖아요. 그러면 지금 이 커피점의 굿즈 열풍도 이것과 닿아 있는 측면이 있습니까?

    ◆ 곽금주> 요즘에는 진짜 모든 것들이 다 팬덤인 것 같고요. 내가 거기에 팬이 되고 나면 모든 것들이 그냥 다 좋아 보이는 거죠. 이러한 게 지금 세계적으로 좀 불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특히 사람들의 집단성, 군중성이 크기 때문에 더 크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 김현정> 다른 나라도 이런 흐름들, 이런 트렌드가 있지만 우리는 유독 더하다는 말씀이에요?

    ◆ 곽금주> 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은 더 그렇죠. 팬이 됐다 그러면 무조건적으로 품질이 좋든 나쁘든 그런 거는 이유는 상관하지 않고 소비하고 SNS에 알리고 팬 그룹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거죠. 그러면 그 힘이 굉장히 강력하게 된다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희한할 정도로 과잉이 된 이 스타벅스의 사은품, 굿즈 열풍. 그 이면을 우리가 한번 분석해 봤는데 굉장히 복합적인 이유네요. 굿즈 마케팅의 연장선상이라는 건 알겠습니다마는 그렇다고 해서 300잔의 커피를 구입하고 버리고 가는 이 소비 행위, 이거는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 곽금주> 이제 이렇게 팬덤화가 될 때 가장 경계해야 될 게 너무나 지나치게 열광적으로 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이걸 사야 되고 무조건적으로 이걸 지지해 줘야 되고 이렇게 군중심리가 일어나버리거든요. 이러한 부분들을 경계해야 되고요. 이렇게 300잔 같은 경우는 너무 과잉이잖아요. 그래서 아마 여기서 또 하나의 무슨 마케팅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닌가.

    ◇ 김현정> 이 300잔의 경우가 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이 사은품을 받아서 웃돈을 붙여서 파는 판매 행위로 간다면, 이건 정말 변질된 굿즈 마케팅이잖아요.

    ◆ 곽금주> 그렇죠. 변질되고요. 그런데 왜 그걸 판매하느냐. 또 누군가는 그거를 구입하겠다고 원하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곽금주> 스타벅스 자체에서 이러한 것들을 제한하는 뭔가 아이디어, 이러한 것들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이거는 조금 변질되고 또 여기에 따라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이 팬덤의 문제는 이 많은 팬덤들이 돌아설 때는 또 갑자기 돌아서게 되거든요.

    ◇ 김현정> 그게 특징이군요.

    ◆ 곽금주>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은 경계를 하고 개개인 스스로가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기업 자체에서도 한번 고려해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 김현정> 스타벅스 300잔을 버리고 간 그 해프닝에서 시작된 얘기가 전체적인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졌어요. 생각해 볼 지점입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곽금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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