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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할리스 매장 앞에 줄 서서 "캠핑 의자 남았어요?"



생활경제

    아침 7시 할리스 매장 앞에 줄 서서 "캠핑 의자 남았어요?"

    의자를 사면 커피를 주네? 캠핑 굿즈 판매 '대박' 난 할리스·스타벅스
    코로나19로 베란다캠핑·방구석캠핑족 늘면서 유통가도 홈캠핑용품 매출 상승중

    '의자 하나 받으려고 새벽에 일어나는 정성이면 S대를 갔겠다'라는 엄마의 혀 차는 소리를 뒤로 한 채 모자를 눌러쓰고 현관문을 나섰다.

    자발적 집순이자 비자발적 백수 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째인 정모(31)씨.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더 큰 곳에서 우뚝 서기 위해 3년 다닌 직장에 사표를 던질 만큼 용감하고 진취적인 그녀였다.

    잠깐의 휴식기를 가진 뒤 내 커리어에 발판이 되어 줄 회사를 찾아보자며 쉬던 중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졌다. 코로나19가 터진 것.

    신입은 물론 경력직 채용의 문이 일제히 닫히면서 인맥을 통해 이력서를 넣은 곳에서도 '다음에 보자'며 면접을 취소했다. '습습후후'로 짧게 끝날 줄 알았던 구직 숨고르기가 요가 복식 호흡만큼 길어지자 정모(31)씨의 멘탈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캠핑이라도 가서 힐링에 제격이라는 '불멍'(모닥불 보며 멍때리기)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여행이 두려웠던 그는 집에서 즐기는 '홈캠핑'을 계획했다. SNS를 살피던 중 미니 사이즈의 파라솔과 캠핑 의자를 보고 한눈에 마음을 빼았겼다. 커피전문점 할리스에서 출시한 1인용 파라솔과 앙증맞은 캠핑용 의자였다.

    이미 지역 카페에서는 #대란템 #인기템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새벽 6시부터 줄을 서고 동네 근처 할리스 6곳을 돌아다는 끝에 겨우 샀다는 후기까지 줄을 이었다.

    '구직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아이템은 꼭 사겠다'는 정씨는 퇴사 후 처음으로 강한 승부욕과 함께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정씨가 할리스에서 구매한 릴렉스 체어(사진=CBS 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할리스커피가 배우 이천희씨의 아웃도어 브랜드 '하이브로우'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슬기로운 캠핑생활' 콜라보 굿즈 릴렉스체어와 파라솔 세트는 지난 12일에 출시된 이후 열흘 만에 모두 '완판'됐다.

    내구성이 좋고 수납이 편한 데다 어느 곳에 두어도 캠핑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정씨처럼 '방구석 캠핑'과 '베란다 캠핑'을 하는 홈캠핑족의 취향을 제대로 겨냥한 덕이다.

    오는 26일 2차로 진행되는 빅 쿨러백과 다음달 9일 3차 폴딩 카트 역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가 지난 21일 출시한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 백' 역시 홈캠핑족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증정품인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 백'은 집에서 가족들과 혹은 한적한 곳에서의 나홀로 휴식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여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컨셉이다.

    스타벅스 서머 체어'스카이'(사진 제공=스타벅스)

     

    특히 '서머 체어'는 이동과 보관이 편리한 컴팩트한 사이즈의 휴대용 의자로 각각 다른 디자인의 3종으로 출시되며, 간편한 휴대성을 위해 전용 파우치에 담아 제공한다. '서머 레디 백'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이즈의 다용도 백으로 뒷면에 캐리어에 거치 가능한 밴드가 달려 있는 점이 특징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한 굿즈보다 올해 체어 굿즈가 반응이 더 좋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근교나 집에서 캠핑 느낌을 내는 데 좋다는 후기가 많다"고 전했다.

    ◇ 아웃도어도 집에서…유통가 '홈캠핑' 용품 특수

    코로나19로 인해 분리된 공간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아웃도어 활동인 캠핑이 실내 등의 개인적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인도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가정 내 베란다와 집 앞 마당 등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홈캠핑(Home camping)'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4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지난달부터 지난 14일까지 트레이더스 캠피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텐트/침낭/웨건 등 캠핑용품은 147.6%, 바비큐용품은 90.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홈캠핑 용품의 매출이 두각을 나타냈다.

    숯과 장작 대신 가스 버너로 간편하게 캠핑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버너형 바비큐 그릴 매출은 272% 증가했으며 가제보/퍼고라 등 차양용품 매출이 113% 늘었다. 아늑한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인조 잔디와 가든 라이트(조명)는 각각 36.2%, 12.2% 신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신만의 온전한 독립 공간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정 내 베란다와 집 앞 마당 등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홈캠핑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관련 상품 매출도 꾸준히 상승중"이라고 말했다.

    홈핑족이 늘면서 유통업계도 발빠르게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티몬에서는 베란다에 갈 수 있는 조경용 인조잔디를 1㎡당 1만 4500원에 판매한다.

    또 홈캠핑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바운스호롱은 이소가스를 활용한 랜턴으로 호롱불처럼 흔들리는 불꽃을 볼 수 있다.

    홈플리스도 에어매트와 에어소파를 최대 40% 할인해 1만 4900원~3만 9900원에 판매하며, 파크론 캠핑매트(140㎝x200㎝) 1만 7900원, Clevermade 접이식 핸들/뚜껑 수납함 4종(각 32, 62L)은 각 1만 4900원, 1만 9900원에 선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기간 연장으로 홈핑 먹거리와 인기 상품의 매출이 증가추세"라며 "홈 캠핑이 코로나 이후 시대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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