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국악단은 뮤직비디오 ‘점아 점아 콩점아’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18일 공개한다.(사진=전남도립국악단제공)
“지금까지는 5·18 관련 작품들이 ‘패배자’의 관점에서 많이 만들어졌다. 그 당시 죽이고 살육한 사람들이 지배해온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현실은 억울함과 비통함으로 살아야만 했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승리자’의 관점에서 작업하고 싶었다. 정의가 승리해 온 역사의 발판 위에 서서 이 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전남도립국악단 류형선 예술감독의 말이다.
전남도립국악단은 뮤직비디오 ‘점아 점아 콩점아’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18일 공개한다.
‘점아 점아 콩점아’는 콩으로 점(占)을 치는, 아이들의 놀이에 붙여진 전래동요 가락에 암울했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담은 곡으로, 5·18기념재단이 제작한 기념 음반 ‘오월’ 수록곡을 리메이크했다. 노래 중간에 삽입된 연주곡 ‘발자국’은 죽은 딸의 발소리와 그 딸을 빼앗아 간 군화 발자국을 대비시켜 표현했다.
점아 점아 콩점아 떡 사줄게 나온나 떡사줄게 나온나
갑오전쟁 때 칼 맞아 가신 갑오전쟁 때 칼 맞아 가신 우리 할배야 우리 할배야
음-음- 나온나
점아 점아 콩점아 밥사줄게 나온나 밥사줄게 나온나
3·1운동 때 총 맞아 가신 3·1운동 때 총 맞아 가신 우리 아비야 우리 아비야
음-음- 나온나
점아 점아 콩점아 술 사줄게 나온나 술 사줄게 나온나
4·19때 총 맞아 가신 4·19때 총 맞아 가신 우리 오빠야 우리 오빠야
음-음-나온나
금남로에서 매 맞아 가신 금남로에서 총 맞아 가신 우리 누이야 우리 오빠야
음-음-나온나뮤직비디오는 지금도 끝나지 않은 아픔을 어린 딸의 시선으로 담백하게 풀어냈다. 전남도립국악단원 80명이 모두 출연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전통예술로 형상화했다.
류형선 예술감독은 “이번 뮤직비디오는 5·18 민주화운동에 빚진 마음으로 불러낸 노래이자, 마흔 해 누적된 빚을 손톤만큼이나마 아주 갚아내는 설렘으로 만든 행복한 결실”이라며 “오늘의 시작인 5·18 정신을 전통예술로 함께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당시 항쟁이 촉발되기 직전의 시간을 의미하는 오전 9시 59분에 공개되며 전남도립국악단 홈페이지나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