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시작된 산불이 태풍급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마을 주민 600여 명과 22사단 장병 180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이날 산불은 봄철 대형산불의 원인 중 하나인 '양간지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지난해 4월 동해안을 휩쓸었던 대형산불 역시 '양간지풍'이 피해를 키웠다.
앞서 기상청은 이날 오후 강원도 전역에 건조주의보를 발효했고, 불이 시작된 고성을 비롯한 속초, 양양, 강원 중부 산지에는 강풍주의보를 내렸다.
불은 이날 오후 8시 21분쯤 발생했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 있는 한 주택에서 시작된 불은 주택 3채를 모두 태운 뒤 산을 넘어 도원리와 학야리 방면으로 번졌다.
이에 도원리·학야리·운봉리 등 330여세대 600여 명이 아야진 초교와 천진초교 등으로 대피했다.
육군 22사단 사령부 1000여 명과 신병교육대 800여 명 등 장병 1800여 명도 고성종합운동장과 속초종합운동장, 아야진초등학교로 대피했다.
불이 난 곳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초속 16ｍ의 강풍이 불고 있다. 산불 초기에는 초속 6ｍ 안팎이었지만 밤이 될수록 바람이 거세지면서 3배 가까이 강해졌다.
불이 나자 고성군은 직원 소집령을 발령하고 산불예방전문진화대 등 진화인력을 투입했다.
소방당국도 화재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타시도 소방인력과 장비의 대거 지원을 요청하는 소방력 동원령을 발령했다.
현재 산불 현장에는 소방 인력 600여 명에 차량은 225대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강원도 고성군 산불과 관련해 긴급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해 달라"며 "산불 진화 방향을 예측해 필요시 예상되는 지역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라"고 지시했다.
또 "야간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민가로의 확산 지연에 노력하되, 진화인력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하라"며 "일출 시 산불을 속히 진화할 수 있도록 헬기 등 진화 자원을 총동원하는 준비에도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10시 20분을 기해 강원도 영동지역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