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평생 일용직 노동자로, 가족밖에 몰랐는데…" 합동분향소 눈물바다



경인

    "평생 일용직 노동자로, 가족밖에 몰랐는데…" 합동분향소 눈물바다

    이천 화재 희생자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
    작업 첫날 사고, 결혼 앞둔 희생자도…합동분향소 찾은 유가족들 '오열'
    시공사 대표 사과…유족들 "대책 내놔라" 거센 항의

    30일 오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이천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평생을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온 A씨. 안타깝게도 화마(火魔)가 그런 그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9일은 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날이었다.

    이날 그는 늦게 만난 아내와 중학생 아들을 생각하며, 대전에서 이천으로 이 위험천만한 노동현장에 첫 출근을 했다가 화를 당했다.

    "사고가 나기 바로 직전 점심시간 때도 가족들과 통화를 했다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아내의 오빠인 A씨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급히 이천을 찾은 B씨는 A씨를 떠올리며 "평소 가정밖에 모르는 분이었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지금도 부르면 올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B씨는 "하필이면 대전에서 이천으로 올라와 첫 출근한 날 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하루만 늦게 올라왔어도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고 한탄했다.

    ◇ 결혼 앞둔 아들 잃은 어머니…유가족 눈물에 젖은 합동분향소

    30일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천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는 유가족들이 속속 방문하면서 눈물바다가 됐다.

    분향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가족과의 생이별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침통한 모습을 보이다 영정 앞에서 끝내 오열했다.

    4월 30일 이천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사진=박창주 기자)

     

    이번 사고로 결혼을 앞둔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영정 앞에 주저앉은 채 통곡했다.

    "한 달 전에 결혼하겠다며 혼인신고까지 했다"며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에 주위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분향소는 유가족과 추모객을 맞을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지만 유가족들은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들이 확인될 때까지 조문과 분향을 미루기로 했다.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희생자 신원 파악이 모두 이뤄진 뒤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희생자 9명 아직도 신원 확인 중…시공사 사과에 유가족 '항의'

    참사로 희생된 38명 가운데 아직 9명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유전자를 채취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이틀 정도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시공사인 주식회사 건우의 이상섭 대표가 유가족들의 임시 거처인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아 무릎 꿇고 사죄했다.

    무릎을 꿇고 사죄한 이 대표는 회사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고 밖으로 나와 실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진정성 있게 들리지 않는다며, 회사 관계자라도 체육관으로 들어와 대책을 발표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