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목숨을 잃은 '구의역 김군'의 동료 노동자가 사고 4주기를 한 달 앞두고 갑자기 숨을 거뒀다. 노조는 "숨진 노동자가 구의역 사고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왔다"고 주장했다.
2일 서울교통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PSD 관리소 직원 A(40)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시 서울지하철 3호선 옥수역 인근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약수역에 있는 관리소 사무실로 복귀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70대 노모와 둘이 살았다는 고인은 평소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사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아 돌연사로 판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2020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현장에 산재사망 노동자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노조는 4년 전인 2016년 5월 '김군'이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뒤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열악한 근무환경이 A씨 죽음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은성PSD 지회장은 "평소 PSD 관리소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공사 내에서도 유명했다"며 "2016년 만든 사무실과 침실이 모두 지하에 있어 천장에서는 까만 먼지 가루가 수시로 떨어졌지만 에어컨도 환기도 전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약 2년 전부터 사무실의 지상 이전을 회사 측에 요구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임 지회장은 "옥수역에 사무실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이전을 추진했다"며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외부 상가 임대를 결정했다. 해당 업체가 현재 개장을 준비 중이다"고 했다.
노조는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4주기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일에 대한 경위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A씨 사망과 열악한 근무환경 사이의 상관 관계 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숨진 노동자가 우리 소속 조합원은 아니었지만 대표노조로서 근무 환경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당시 고인에 대한 부검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근무환경 개선과 이번 일과는 별개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