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위치한 전주시청. (사진=전주시청 제공)
비좁고 낡은 전주시 청사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주지역 4·15총선 후보자들이 '전주북부 이전', '대한방직 부지 활용' 등 가지각색의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시청이 이전하면 구도심 '공동화'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들어 '구도심 밖 이전은 없다'는 입장이다.
전주시청은 지난 1983년 준공됐다. 건물과 부지가 협소해 인근 현대해상 빌딩과 대우증권빌딩 일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극심한 주차난 등 시민의 불편은 물론, 임대료와 관리비 등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시청 소재지(전주 갑)가 아닌 전주 을·병 지역구에 각각 출마하는 무소속 최형재, 민생당 정동영 후보는 시청을 구도심 외 지역으로 이전하는 공약을 들고나왔다.
최형재 후보는 '대한방직 부지로 시청을 이전하고 전주·김제·완주 융합 도시 청사로 만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자신의 지역구로 시청을 옮김과 동시에 세 시·군의 청사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전주 병 정동영 후보는 덕진구 도도동 또는 전주생명과학고에 신청사가 들어가는 공약을 발표했다.
정 후보는 "신천사 이전 부지에 민간 임대아파트 사업을 추진해 임대 수익을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전주생명과학고 운영위원회와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동영 후보의 해당 공약에 대해 즉각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후보 측은 "시청 신축과 이전 모두 찬성하지만 공론화 방식으로 결정하겠다"며 "선거 때 득표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청 소재지(전주 갑)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김윤덕 후보와 무소속 김광수 후보는 시청을 구도심 밖으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김윤덕 후보는 "신청사 건립은 현재 부지를 활용하거나 구도심 내에서 찾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후보는 "현 청사를 헐고 부지를 확보해 한옥형 쌍둥이 빌딩을 짓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 염경석 후보는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고 해당 부지에 시청과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며 앞선 두 후보와는 결이 다른 공약을 발표했다.
총선 후보자들의 시청에 관한 여러 공약이 나오고 있으나 전주시는 '시청을 구도심 외부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청마저 떠나면 구도심 공동화가 극심해진다"며 "현재 구역에서 증축 또는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주시청 신축은 국비 사업이 아닌 시 재원으로 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동의 없이 후보들이 공약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