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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수업? 10대는 가능해요"



사회 일반

    이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수업? 10대는 가능해요"

    온라인 수업이란? 화상회의처럼 진행
    초유의 코로나 사태..英 학교 사례 보니
    교사들 우려 이해돼, 처음이라 낯설 뿐
    학사 미루는 9월학기제는 검토해봐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범(교육평론가)

    개학, 원래대로라면 4월 6일에 해야 하는데 어려워 보이죠.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 이르면 오늘 교육부가 최종 발표를 하겠습니다만 지금 가장 유력한 안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법정 수업 일수를 따져보면 4월 20일까지 개학을 연기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하고 중학교 같은 경우는 4월 20일까지 연기를 하자. 그리고 고등학생만 급하니까 온라인 개학하자. 이게 첫 번째 안이고요.

    두 번째 안은 초중고 전체가 다 같이 4월 6일 또는 4월 13일에 온라인으로 개학하자. 어느 쪽으로 정해지든 온라인 수업은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 일선 학교에서 시범 테스트가 있었는데요. 교사들도 학생들도 상당히 당황했다고 해요. 처음 해 보는 거니까 뭐 그럴 수밖에 없죠. 사상 초유의 온라인 수업, 영국에서 이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오신 분. 교육 평론가 이범 씨와 함께 논의해 보겠습니다. 이범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범> 안녕하세요.

    이범 교육평론가

     



    ◇ 김현정> 온라인 수업, 온라인 개학이라는 게 EBS에서 일괄적으로 강의하는 것 말고 진짜로 한 반 아이들이 화상에 모여서 시간표대로 국영수과 다 수업하는 거죠?

    ◆ 이범> 지금 영국도 학교를 닫게 되고. 닫자마자 일부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을 제가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온라인 수업이라고 하면 미리 수업을 녹화해서 녹화된 화면을 학생들이 보는 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본 온라인 수업은 일종의 화상 수업, 실시간 화상 수업이어서 대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즉 소프트웨어가 구글 미트나 또는 줌 같은 것들이었는데, 이게 다 화상 회의를 위해서 제작된 어플들입니다.

    이런 걸 이용해서 예를 들어 1교시 시작하는 시간에 학생이 모두 접속을 하면 교사가 화면에 학생들 얼굴을 다 띄울 수도 있고요. 원하면 출석 체크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화상에서 학생들이 다 있는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을 하는 거죠. 미리 녹화된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화상 수업을 진행하는 이게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도 낯선 것은 아니고요.

    이미 대학들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지금 온라인 수업을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이 화상 수업 또는 화상 회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수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이 초중고에 들어온다고 하니까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만 이미 국내에서도 대학에서는 볼 수 있는 광경이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상상을 좀 해 보자면 수업종이 땡 치면 모니터에 1번 캠, 2번 캠, 3번 캠. 이렇게 쪼르르륵 30번 캠까지 뜨고 거기 선생님이 딱 나타나셔서 출석 부르시고 그러면 아이들이 1번 캠에서 “저요!” 이렇게 답하고 점심시간 되면 “얘들아, 밥 먹고 다시 모이자” 해서 오후에 다시 화상으로 쪼르르 모여서 수업하고. 뭐 이런 식이 되는 거네요?

    ◆ 이범> 주의하실 것이 일단 출석 체크 같은 것을 일괄적으로 자동으로 되게 할 수도 있고요. 즉 학생들이 로그인을 하면 자동으로 출석 체크가 되게 할 수도 있고 실제로 교사가 학생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교사 재량이고요. 또 제가 본 경우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주로 노트북을 이용해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그러니까 교사들이 무슨 교실 같은 곳에서 한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각각 자신의 오피스 또는 책상에 앉아서 주로 노트북을 이용해서 진행을 했고요.

    코로나19로 인해 각급 학교의 개학이 늦춰지는 가운데 30일 서울 성북구 종암중학교 김민경 중국어 교사가 이 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잘 되던가요? 대학이 아니잖아요. 초중고 아이들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선생님께서 화상으로 쭉 모아놓고 집중해서 수업을 쌍방향으로 끌고 가는 게 되던가요?

    ◆ 이범> 제가 학생 이야기도 직접 들어봤고 또 학생이 수업 받는 것을 옆에서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교사의 얘기도 들어봤는데요. 생각보다는 적응하는 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해요. 왜냐하면 화상 회의용 어플리케이션들이 조작 방법이 상당히 간단합니다. 초기에는 접속 오류가 있거나, 어떤 학생들의 경우에는 접속을 못 한다든지 이런 사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나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고요.

    특이한 건 영국의 경우, 교사들이 준비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는 거예요. 영국 학교가 문을 닫기로 한 것이 3월 23일 월요일부터였는데 그 발표를 한 게 불과 그 전주 수요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니까 교사들이 화상 수업을 준비하게 된 것이 불과 4-5일 정도밖에 안 됐다는 것이죠. 교사들이 원래 화상 수업을 진행했던 경험도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업은 그렇게 혼란스럽거나 어렵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선생님들한테 설문 조사한 결과가 어제 나왔는데, 절반 이상의 선생님들이 좀 당황스럽다. 좀 부정적인 답변을 하셨던데 일단 안 해 본 길이라 그렇지 하면 금방들 적응하실 거라고 보세요?

    ◆ 이범> 그렇죠. 교사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 내가 할 수 없다 또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보고요. 다만 여태까지 초중고의 경우에는 화상 수업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다가 갑자기 제기되니까 좀 당황해서 그런 표현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학습 기기 문제를 많이들 얘기하세요. 아이가 집에 2명 이상 있으면 PC, 노트북 이게 다 있어야 되는데, 그걸 어떻게 충족하느냐 해서 교육부가 지금 내놓은 걸 보니까 PC나 노트북이 없는 집은 핸드폰을 이용해서 하는 걸로 권장을 할 것 같습니다. 당장 기기를 다 제공할 수는 없으니까 핸드폰으로 하는 방법, 스마트폰으로 하는 방법을 권장할 것 같은데 스마트폰 보면서 몇 시간씩 수업이 될까요?

    ◆ 이범>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게 기성 세대 입장에서는 가능할까 싶을 텐데 사실 자라나는 세대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 워낙 친숙한 기기여서 노트북 못지않은 효과가 날 겁니다. 물론 노트북이 더 편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그런데 노트북이 없는 집도 있을 것이고, 그런 경우라고 할지라도 스마트폰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어쩔 수 없이라도 병행해서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 김현정> 사실 어른들은 스마트폰 3시간, 4시간, 5시간 보면 눈 침침해지고 잘 안 보이고 그러는데 10대들은 워낙 익숙해서 수업이 가능하다?

    ◆ 이범> 그리고 계속 텍스트만 보는 것이 아니거든요. 어차피 화면을 보면서 교사 얼굴이나 또는 수업 자료를 보면서 진행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몇 시간 동안 계속 텍스트만 보는 것이라면 눈이 아프고 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30일 서울 성북구 종암중학교 교실에서 과학 선생님이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네이버 밴드 플랫폼을 이용한 실시간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종암중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으로 인한 개학연기로 면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규 수업에 준하는 원격교육으로 전 교사가 참여하는 시범 수업을 30일부터 4월3일까지 5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권의 불평등 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어요. 커다란 PC로 편하게 보는 아이. 옆에서 부모님들이 지원해 주면서 보는 아이. 부모님들 다 출근하고 혼자 차려서 하는 아이. 도시락도 급식이 아니니까 혼자 차려먹으면서 하는 아이와 분명히 차이가 있고.

    또 학교 같은 경우도 특목고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기존에도 진행하던 학교가 있거든요. 기기도 잘 갖춰져 있고 선생님들도 익숙한 이런 학교와 일반 학교 간에 또 격차도 있을 거고. 분명히 불평등은 존재하지만 지금 워낙 재난 상황이니까 감수하고 가야 되는 걸까요?

    ◆ 이범> 그렇죠. 이게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사태 아닙니까? 영국에서도 모든 학교가 일제히 다 화상 수업을 진행했던 것은 아닙니다. 상당수 학교들은 그냥 과제를 내주고 그 과제에 대한 답을 그날 그날 제출받게 해서 계속 피드백을 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학교도 있었고요. 그런 경우도 제가 직접 봤습니다. 그런데 좀 발빠르게 움직인 학교들은 화상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선생님, 아예 이러지 말고 그냥 고3들 빼고는 9월 학기 하면 어떠냐. 아니면 이번 기회에 아예 9월 학기제로 가면 어떠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범> 9월 학기제에 대해서는 기존 연구를 보면 전환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이런 연구가 많은데요. 그런데 그런 연구들은 대개 지금 다니는 학생들보다 6개월 입학을 앞당기는 것을 전제로 한 연구였습니다. 그러니까 입학 시기를 앞당기게 되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전환 비용도 많이 드는데요.

    지금 거론되는 것은 6개월 늦추는 것이어서 전환 비용이 거의 들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를 검토하는 것은 상당히 좋은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어차피 9월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9월 학기제를 검토하고 시뮬레이션은 하되 섣불리 발표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가 복안으로서 계속 관리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9월 학기제도 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얘기하는 것이 좋은 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사실 9월 학기제 얘기는 코로나19 전에도 교육계에서 종종 나왔던 얘기거든요. 이왕 이렇게 됐으니 9월 학기제를 이번 기회에 시행하는 건 어떻겠느냐는 화두를 던져주셨네요.

    ◆ 이범>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예를 들어서 개학을 4월 6일에서 일주일 또는 2주일 연기했을 때 더 확진자 수가 많아지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우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9월 학기를 섣불리 결정을 지금 당장 해버리면.

    ◇ 김현정> 그건 아니고요. 코로나 상황은 물론 봐야 되고.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도움 말씀 듣도록 하죠. 이범 선생님, 고맙습니다.

    ◆ 이범> 네.

    ◇ 김현정> 교육 평론가 이범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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