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 절차가 강화된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영국 런던에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유럽발(發)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도 전수검사 및 격리조치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미국 등 다른 지역으로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유럽발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첫날인 지난 22일, 약 1300여명이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유럽에서 항공편으로 찾아온 모든 입국자들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유증상자는 검역소 내 격리시설로 즉시 격리하고, 무증상자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생활시설 7곳으로 이동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코로나19 발생 국가의 확진자 수만 해도 각각 수만여 명에 달해서, 유럽 전체 코로나19 환자 규모는 발원지인 중국을 추월한 지 오래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 국내로 코로나19 환자가 유입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환자는 123명인데, 이 가운데 유럽에서 온 환자만 74명(60.2%)이다.
(그래픽=연합뉴스)
특히 이 달 둘째주까지만 해도 유럽 유입 환자는 6명 뿐이었지만, 셋째주엔 14명, 넷째주에는 54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21일에는 국내에서 98명이 코로나19 환자로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15.3%인 15명이 해외에서 유입됐고 이 중 유럽에서 유입된 사례가 8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박능후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일주일간 74명의 해외유입 환자가 확인돼 종전보다 크게 증가하는 양상"이라며 "이 중 54명이 유럽에서 들어온 입국자로 유럽의 빠른 확산속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정부는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입국자까지도 전수 검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물론 미국은 아직 국내 입국자 1만명당 확진자 수가 0.7명으로, 무려 14.6명이나 되는 유럽보다 훨씬 낮다.
하지만 미국 현지의 환자 수는 약 2만 7천명으로 세계 4위, 사망자 수도 348명으로 6위에 달하고 우리나라와 교류도 활발하기 때문에 국내 유입 환자 수도 곧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박 차장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들어온 입국자 중에서도 유증상자 발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 유럽 입국자와 같은 그런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니지만, 면밀하게 현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